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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슨-발로텔리, '역대급 재능'이 '역대급 멘탈'을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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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슨-발로텔리, '역대급 재능'이 '역대급 멘탈'을 만났을 때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7.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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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재능만 가지고는 최고가 될 수 없다. '꾸준한 노력이 곧 재능'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재능만큼은 '톱'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노력의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무수한 스타플레이어를 발굴했던 알렉스 퍼거슨 경. 그가 2015년 자신의 자서전 '리딩'을 통해 꼽은 '최고의 재능'은 이름도 생소한 라벨 모리슨이다. 모리슨은 일찍이 동 나이대를 뛰어넘는 활약으로 주목받았다.

모리슨과 함께 꿈을 키웠던 제시 린가드는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를 통해 “그(모리슨)는 모든 걸 할 수 있던 선수였다. 골을 넣고 싶으면 골을 넣었다”며 천재성에 혀를 내둘렀다. 맨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모리슨만큼 그라운드에서 편하게 공을 받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평했다.

그러나 멘탈이 모리슨의 발목을 잡았다. 유난히 게을러 훈련시간을 어기기 일쑤였다. 라커룸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고 SNS에 노골적인 혐오 표현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13년 리투아니아 청소년대표와 친선경기에 출전했을 땐 팀 동료 윌프리드 자하와 주먹질을 주고받기까지 했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것을 가장 못 견디는 지도자였던 퍼거슨 경조차 수많은 기행과 악행을 저지른 그를 끝까지 붙잡길 원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후 모리슨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버밍엄 시티, 라치오 등을 거쳐 현재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마리오 발로텔리도 빼놓을 수 없다. 189㎝ 88㎏의 당당한 체구로 스트라이커의 조건을 갖춘 발로텔리는 최고의 재능을 가진 선수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발로텔리는 실력보단 기행으로 이름을 날렸다. 21세 이하(U-21) 대표 시절 식사 시간에 팀 동료에게 느닷없이 접시를 던졌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뛸 때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의 멱살을 잡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죽하면 리버풀 소속 당시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규칙을 지킬 시 100만 파운드를 추가 지급한다’는 계약 조항까지 삽입했을 정도. 물론 발로텔리는 그 계약 내용을 지키지 못했다. 이후 프랑스 니스로 이적해 환골탈태한 면모를 보여주는 듯 했지만 거친 플레이와 나태한 태도로 또 다시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만약 성실했다면'이라는 가정이 아니라 경기장에서 쏟아내야 할 열정이 아니었을까. 아쉬움만큼이나 교훈을 던져주는 모리슨과 발로텔리의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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