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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자체발광 오피스', 상사 권해효와 직원 고아성의 노래방 회식으로 보는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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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자체발광 오피스', 상사 권해효와 직원 고아성의 노래방 회식으로 보는 직장 내 성희롱의 실태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7.03.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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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자체발광 오피스’ 2회에서는 3개월 계약직으로 입사한 고아성이 정규직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고객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은 물론 음주를 강요하는 회식자리를 견디는 고아성의 모습에선, 실제 직장인들의 고충과 애환이 담겨있어 공감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16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연출 정지인 박상훈·극본 정회현) 2회에서는 고아성(은호원 역)이 회사사람들과 노래방에서 회식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장신영, 이호원, 고아성, 권해효 [사진 =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 화면 캡처]

이 장면에서는 고아성이 상사들의 눈에 들기 위해 억지로 술을 마시고 분위기를 맞췄다. 영업팀 팀장인 권해효(박상만 역)는 고아성에게 블루스를 요구하며 앉아있는 그의 손을 억지로 끌어냈고, 자신을 말리는 과장 장신영(조석경 역)에게는 “유부녀는 좀 빠지셔”라고 말했다. 

장신영의 만류로 고아성은 블루스를 추지 않게 됐지만, 이는 엄연히 직장 내 성희롱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누구하나 큰소리를 내는 사람은 없었고, 회식 또한 무리 없이 진행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전국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더한 약 7000곳을 대상으로 ‘2015 성희롱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4%가 현재의 직장에 다니는 동안 한 차례라도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10명 중 1명에 가까운 9.6%가, 남성은 1.8%가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오피스라이프를 다룬 드라마에서 또한 대부분 성희롱을 당하는 상대로 남성보다는 여성을 더 많이 그린다. 이는 통계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 실제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훨씬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아성이 성희롱을 당한 장소는 회식이 진행된 노래방이었다. 앞서 언급한 통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성희롱 발생 장소로 가장 많이 꼽은 곳은 ‘회식장소(44.2%)’였다. 또한 고아성은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사원이었다. 성희롱 피해 대상 또한 정규직(6.2%)에 비해 비정규직(8.4%) 종사자들이 더 많다는 결과가 있었다.

이외에도 성희롱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78.4%는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많은 드라마에서도 직장 여성들이 성희롱을 당하는 장면은 쉽게 볼 수 있지만, 이를 문제 삼아 법적으로나 직장 내에서 처벌로 이어지는 전개를 보기는 드물다.

‘자체발광 오피스’ 속 “젊은 사람들이 끈기가 없어”, “사회에서의 경력이란 주량하고 비례하는 거야” 등의 대사처럼,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직장 내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일들을 당연한 듯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드라마가 현실은 아닐지라도 현실 속 얘기를 담아 만든다는 점에서, ‘자체발광 로맨스’는 취업준비생 혹은 직장인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단순 공감을 넘어선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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