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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 2골 1도움, 토트넘 '판타스틱4'로 빛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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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 2골 1도움, 토트넘 '판타스틱4'로 빛나는 이유는?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4.0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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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그야말로 판타스틱4다. 손흥민 가세 효과로 토트넘 핫스퍼 공격진이 막강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첼시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주체제를 유일하게 견제할 수 있는 대항마로 집요한 추격을 펼치고 있는 것도 4인방의 막강 공격파워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4-2-3-1 전형에서 공격 꼭짓점인 해리 케인과 공격 2선의 손흥민-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 트리오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 케인이 올 시즌 두 차례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손흥민이 최전방까지 오르내리며 공격 첨병을 맡았다.

열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는 골 뒤풀이를 펼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핫스퍼 SNS 캡처]

그 손흥민이 케인이 없는 동안 3경기 연속골을 휘몰아치며 화이트 하트레인에 '소니(Sonny) 열풍'을 다시 몰고 왔다. 8일 밤 EPL 토트넘 왓포드 런던경기에서 손흥민은 2골 1도움으로 절정의 공격력을 폭발했다. 케인이 부상에서 돌아와 벤치에서 대기하는 동안에 알리의 선취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전반 44분, 후반 9분 에릭센, 트리피어의 도움을 얻어 왼발, 오른발로 멀티골을 폭발, 케인의 교체투입 시간을 늦추게 했다.

누가 잔인한 4월이라고 했던가. 월드컵 예선에 다녀온 뒤 4월 들어서만 모두 골맛을 본 손흥민이다. 1일 번리전에서 추가골을 터뜨리더니 나흘 뒤 스완지전에서 또 추가골을 뽑아냈다. 다시 사흘 만에 멀티 공격포인트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며 4-0 대승을 이끌었다. 아시아선수 최초의 'EPL 이달의 선수'로 뽑혔던 지난해 9월의 4골 2도움에 버금가는 활약이다.

종료 10분 전 케인이 내준 패스를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노리고 찬 슛이 아깝게 빗나가더니 3분 뒤 트리피어의 전진 크로스를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 해트트릭을 노렸으나 그만 크로스바에 굉음을 울린 채 튀겨 나와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올 시즌 FA컵에서는 해트트릭을 세웠지만 아직 EPL에서는 해트트릭을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심이 너무도 컸다. 열 손가락을 펼치며 골 뒤풀이할 때와 전혀 다르게 풀 죽은 표정.

멀티골을 넣은 골잡이답지 않게 시무룩해진 그 기분을 잘 알기에 후반 43분 벤치로 불러들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의 손을 잡은 채 어깨를 빌려주며 따뜻하게 격려해주었다. 시즌 중반 전술 변화로 선발 멤버에서 밀려날 때 마음 고생이 컸을 손흥민을 감싸주는 포체티노의 따뜻한 표정에서 진한 믿음이 묻어났다.

손흥민은 경기 뒤 토트넘TV와 인터뷰에서 "두 차례 해트트릭 기회를 놓쳐 아쉽다. 교체돼 나올 때 포체티노가 '다음 경기를 위해 골을 아껴두라'고 했다"고 전하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올 시즌 EPL 11골. 시즌 전체로는 18호골로 토트넘 입단 직전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자신의 시즌 최다 17골을 넘어섰다. 개인적으로 시즌 최다골 수확 의미도 크지만 첼시에 뒤집기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공격 기여도가 높아진 것이 더욱 고무적이다.

두 자릿 수 골을 넘어섬으로써 어엿하게 판타스틱4를 형성하게 됐으니 손흥민을 향한 북런던 팬들의 기립박수는 뜨겁기만 했다. 지난해 9월 10일 스토크시티전에서 2골 1도움으로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면서 '9월의 사나이' 돌풍에 불을 붙였던, 기분좋은 기억을 반 년 만에 되살려냈기 때문이다. 당시 손흥민이 멀티골, 알리와 케인이 한골씩 보태고 에릭센이 2도움을 기록, 완전체를 이뤘기에 토트넘 팬들은 이날 후반에 교체투입된 케인과 함께 판타스틱4의 화려한 호흡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공격포인트로 볼 때 4인방의 공격 조화는 EPL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케인이 19골로 득점 2위, 알리가 16골로 득점 공동 5위를 기록하고 있고, 손흥민은 2골을 추가하면서 골랭킹 공동 15위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에릭센은 7골이다. 이들이 합작한 골은 53골. EPL 팀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토트넘이 기록한 64골의 82%가 이들 4인방의 발과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어시스트도 그에 못지 않다. 에릭센은 11도움으로 EPL 어시스트 랭킹에서 1위다. 알리가 5개, 손흥민과 케인이 4개씩으로 모두 합치면 24개다. 팀이 기록한 어시스트 42개의 57%를 차지하고 있다. 눈빛만으로도 팔색조 공격을 펼치는 이들이 있기에 첼시를 거침없이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이 넉 달 만에 어시스트를 추가한 것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4인방의 공격 콤비네이션이 그만큼 업그레이드된 것을 보여준다. 4명이 펼치는 협업은 다른 어느 팀보다 탁월하다. 도움을 주고받는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면, 손흥민은 이들의 지원으로 7골을 기록했다. 에릭손으로부터 무려 4골이나 지원받았고 알리와 케인에게서는 각각 2개, 개의 어시스트를 받았다. 반면 손흥민은 케인과 알리의 골을 두 번씩 도왔다.

알리는 에릭센으로부터 3도움을 받고 손흥민과 케인에게서 2개씩 도움을 얻었다. 케인은 에릭센에게서 4어시스트를 받고 손흥민과 알리로부터도 2도움씩 지원받았다. 에릭센은 알리에게서만 2도움을 받았지만 플레이메이커 역할과 전담 키커 임무로 볼 때 골 해결사보다는 아낌없이 도음을 주는 조력자로서 비중이 높다.

델레와 다정하게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손흥민. [사진=토트넘 핫스퍼 SNS 캡처]

손흥민이 골수확을 늘려가면서 어시아선수 최다골, EPL 첫 10골 고지 돌파 등 다양한 기록과 함께 커리어 하이를 경신한 것만큼 팀내에서 공격 입지가 탄탄해지고 동료들과 감독으로부터 굳은 신뢰를 얻고 있는 것이 더욱 값지다. 그래서 왓포드전 멀티골만큼이나 도움의 가치가 빛난다. 손흥민이 알리와 왈츠를 추듯 정겹게 펼쳐보인 골 세리머니가 그것을 잘 말해준다.

해트트릭은 놓쳤지만 어엿하게 '브로맨스4'로 빛난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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