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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극장가 '할리우드 중년 男배우들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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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극장가 '할리우드 중년 男배우들의 역습'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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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 벤 애플렉, 매튜 매커너히, 맷 데이먼, 크리스찬 베일 등 원숙한 연기력 과시

[스포츠Q 용원중기자] 연말로 치닫는 극장가에 40~50대 할리우드 톱클래스 남자배우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중후한 매력과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스크린에 숙성된 와인향을 솔솔 풍기는 브래드 피트, 벤 애플렉, 매튜 매커너히, 맷 데이먼, 크리스천 베일이 그 주인공이다.

감독으로도 역량을 인정받은 벤 애플렉(42)이 스타트를 끊었다. 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에서 남자주인공 닉을 연기하며 영화의 흥행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23일 개봉돼 150만 관객을 끌어 모았다. 영화는 행복하게만 보였던 5년차 부부가 숨긴 섬뜩한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낸 치정 스릴러다.

▲ '나를 찾아줘'의 벤 애플렉

부유한 유명 인사 아내 에이미(로자먼드 파이크)를 한 눈에 매료시켜 결혼에 골인한 닉은 작가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오로지 아내에 의지해 살아간다. 에이미의 재산으로 바를 오픈한 뒤에도 가게는 동생에 맡긴 채 빈둥거리고 불륜까지 저지른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의 갑작스러운 실종 사건 이후 아내 살해 용의자로 전 국민의 주목을 받게 된다.

로자먼드 파이크의 양면적 연기가 워낙 압도적이라 다소 빛을 바랜 느낌이지만 벤 애플렉은 매력적이면서도 무기력한 한량 캐릭터를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로 펼쳐내며 파이크를 든든히 뒷받침해준다.

금발의 미남 스타로 존재해 왔던 매튜 매커너히(45)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 영화 '인터스텔라'(11월6일 개봉)의 우주비행사 쿠퍼를 연기한다. 올해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서 HIV 감염자를 열연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그는 수상의 영광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 '인터스텔라'의 크리스천 베일

'인터스텔라' 속 지구는 극심한 환경 파괴로 식량 부족의 위기를 겪는다. 전직 우주비행사인 농부 쿠퍼는 아내가 죽은 뒤 장인과 함께 두 남매를 키우던 중 지구를 대체할 수 있는 행상을 탐사하는 NASA의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매튜 매커너히는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 우주 탐험에 나서는 캐릭터를 맡아 더욱 단단해진 연기를 선보인다. 카우보이의 자신만만함과 용기, 광활한 우주에 놓인 인간의 두려움과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는가 하면 가슴 절절한 부성애를 부족함 없이 표출해 객석에 먹먹한 감동을 남긴다.

'인터스텔라'에서 닥터 만으로 카메오 출연한 맷 데이먼(44)은 짧은 분량이지만 반전을 주도하는 이중적인 과학자 면모를 강렬하게 소화한다.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에 홀로 있으며 탐사대에 신호를 보낸 닥터 만은 우여곡절 끝에 행성에 도착한 매튜 일행을 위험에 빠트린다. 차가우면서 광기에 휩싸인 듯한 면모는 과거 그가 출연한 영화 '디파티드'의 범죄조직에서 심어 놓은 엘리트 경찰 콜린 설리번을 연상시킨다.

하버드대 출신의 지성파 배우 맷 데이먼은 배우뿐만 아니라 각본가, 환경보호 운동가, 영화 제작자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2016년 개봉할 블록버스터 첩보 스릴러 '더 본(The Bourne)' 시리즈 4편에 복귀하기로 확정해 '본 폐인'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브래드 피트(51)는 전쟁 액션 대작 '퓨리'(11월20일 개봉)의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부대를 이끄는 상사 워 대디가 4명의 병사와 함께 탱크 ‘퓨리’를 이끌고 독일의 적진 한가운데로 진격하며 펼치는 전투를 그린다.

워 대디는 뛰어난 리더십과 압도적 카리스마로 부대원을 책임진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전략가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 부대원에게는 자상하지만 적 앞에서는 냉철한 면모의 캐릭터를 브래드 피트는 거뭇거뭇한 얼굴과 짧은 헤어스타일, 남성미 넘치는 연기로 소화한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의 유대인 출신 엘도 레인 중위에서 한 걸음 더 진화한 캐릭터를 맡아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쏟아낸 덕분에 ‘퓨리’는 묵직하면서도 사실적인 작품으로 탄생하게 됐다.

▲ '퓨리'의 브래드 피트

메소드 연기의 대가로 불리는 크리스찬 베일(40)은 모세로 돌아온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블록버스터 사극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12월3일 전세계 최초로 개봉)은 형제로 자랐지만 적이 되어 버린 모세스와 람세스의 대결을 그린다.

모세스는 스스로 신이라 믿는 람세스에 맞서 40만 노예들을 이끌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크리스찬 베일은 모세스의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혁명가의 모습, 람세스와 거대한 제국에 맞서며 고뇌하는 인간적인 모습까지 선보인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베일은 영웅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모세스 캐릭터에 필요한 외모와 감성을 전부 지녔다”고 전한 바 있다. 람세스 역의 조엘 에저튼 또한 “최고 중의 최고다. 그는 모세스의 여정을 훌륭하게 풀어냈다. 크리스찬 베일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이렇게까지 잘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극찬했다.

▲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의 크리스천 베일

과거 누군가는 근육질의 핀업 보이였고, 또 누군가는 학구파 풋내기였다. 젊었을 때보다 오히려 나이 들수록 더욱 멋있어지는, 연기력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꽃중년 배우들의 색다른 변신이 겨울철 극장가에 뜨거운 열기를 가득 채우는 중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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