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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중동검증 점화, '월드컵 프리미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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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중동검증 점화, '월드컵 프리미엄' 없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2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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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룡·윤석영·김창수·홍정호·박주영·이근호 등 발탁…제로베이스 경쟁 시작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난 여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픔을 안고 돌아왔던 대표팀 선수들이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경쟁을 시작한다. 월드컵 프리미엄 같은 것은 없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요르단 암만에 도착,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밤 암만의 킹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A매치 평가전을 갖는다.

'슈틸리케 2기'의 화두는 단연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의 복귀다. 기성용(25·스완지 시티) 등 일찌감치 슈틸리케 감독의 낙점을 받은 선수들이 아니라 월드컵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한동안 눈길을 받지 못한 이들이다.

물론 구자철(25·마인츠)처럼 부상에 발목을 잡혔거나 이근호(29·엘자이시)의 경우처럼 새로운 소속팀에 적응하느라 '슈틸리키 1기'에 발탁되지 못한 선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도 예외가 없다. 처음부터 경쟁을 해야 한다.

◆ 정성룡·박주영, 월드컵 부진 떨치고 합격 받을까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가장 큰 실망을 안겼던 박주영(29·알 샤밥), 정성룡(29·수원 삼성)은 명예 회복을 꿈꾼다.

박주영은 홍명보(45) 전 감독으로부터 붙박이 공격수로 인정받았지만 정작 월드컵에서는 제대로 슛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끝났다. 팬들의 비난은 쏟아졌고 박주영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만 했다. 소속팀 아스널로부터 일찌감치 방출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소속팀을 찾느라 여름과 가을을 허비했다.

이미 슈틸리케 감독은 박주영을 논외로 하고 있었다. 소속팀이 없이 떠도는 선수를 자신의 대표팀 안으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박주영에게 기회가 온 것은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었다. 이동국(35·전북 현대)은 소속팀의 K리그 클래식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마감했고 김신욱(26·울산 현대) 역시 인천 아시안게임 기간 부상으로 역시 올해 남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됐다. 박주영으로서는 '어부지리'로 대표팀에 포함됐다.

정성룡 역시 최근 K리그 클래식 활약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김승규(24·울산 현대),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정성룡은 브라질 월드컵 때만 하더라도 '넘버원 골키퍼'였지만 지금은 등번호 1번도 김진현에게 내준 상태다. 정성룡은 자신에게 다소 낯선 21번을 달고 대표팀에 들어왔다.

박주영이나 정성룡 모두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부진이 한때였음을 입증해내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뛰었던 대부분 선수들이 부진했지만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과 기성용 등은 이미 한때였음을 증명해냈고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꾸준히 받고 있다.

그런만큼 요르단과 이란으로 이어지는 중동 2연전은 이들에게 기회다. 이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이후 경쟁 구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 윤석영·김창수, 올림픽 대표팀 실력을 입증하라

윤석영(24·퀸즈 파크 레인저스) 역시 월드컵 대표팀 부동의 왼쪽 풀백이었지만 월드컵에서는 실망만 안겼다.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렸고 이는 월드컵에서 그대로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윤석영의 상황은 월드컵 때와 180도 달라졌다.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꾸준히 왼쪽 풀백으로 나서고 있고 좋은 평가도 받고 있다. 이제 상승세를 대표팀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

현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왼쪽 풀백은 윤석영과 박주호(27·마인츠) 뿐이다. 그나마 박주호는 병역 문제 때문에 요르단과 평가전만 치르고 독일로 돌아가게 된다. 이란전에는 확실히 윤석영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윤석영은 그 이상을 노린다. 박주호가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면 요르단전까지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창수(29·가시와 레이솔) 역시 오른쪽 풀백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김창수는 런던 올림픽 당시 오른쪽 풀백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당시 입었던 부상 이후 기량 성장이 멈췄다. 다소 하락세다.

김창수는 일단 차두리(34·FC 서울)와 주전 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차두리는 수원과 슈퍼매치를 통해 여전한 기량을 증명해보였다. 특히 차두리는 이동국이 없는 대표팀에서 최고참으로서 선수들을 다독이는 역할까지 맡아 김창수와 주전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 김창수는 차두리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서야 한다.

◆ 이근호·홍정호·구자철, 새로운 활력소임을 보여줘야

이근호와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 역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홍정호의 경우 소속팀인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홍정호로서는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와 다시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 홍정호는 런던 올림픽은 부상 때문에 건너 뛰었지만 청소년 대표팀부터 지난 월드컵 때까지 김영권과 호흡을 맞춰왔다. 김영권-홍정호 조합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이다.

부상 때문에 슈틸리케 1기에 포함되지 못했던 구자철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처음부터 슈틸리케 감독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중앙 공격 미드필더에는 남태희(23·레퀴야)가 일찌감치 들어와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만족을 이끌어냈다.

이근호는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실망 대신 기쁨을 안겼던 몇 안되는 선수다. 이근호는 측면 공격은 물론이고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모두 맡을 수 있는 멀티 공격자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공격 옵션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근호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근호는 물론이고 홍정호, 구자철 모두 대표팀에서 새로운 활력이 되어야만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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