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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악수 세긴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웃음에 묻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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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첫 악수 세긴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웃음에 묻혔으니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6.30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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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로 축하 인사를 건넨지 50일 만에 한미 두 정상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맞잡았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만나 상견례와 환영만찬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취임 이후 처음 만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문 대통령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악수외교’의 희비가 뚜렷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어떻게 대하는 지가 악수에 달려 있다는 관측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첫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 악수는 우려에 비해 자연스러웠다. 트럼프의 돌출행동도 없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영접하기 위해 백악관 앞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기다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차에서 내리자 미소 띤 표정으로 악수를 나눴다. 악수 도중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친근함을 표시했고, 문 대통령도 웃는 얼굴로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통령의 왼팔을 잡았다.

두 정상은 모두 파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으며 격의 없이 상대방을 환대하는 분위기였다. 김정숙 여사는 결혼할 때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든 쪽빛 한복을 입어 한국적인 이미지로 첫 정상외교 내조 패션을 선보였다.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는 화이트 원피스 차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에서 외국 정상 내외에게 공식 환영만찬을 베푼 것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처음이다.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방문이었지만 의전은 국빈급 환영이었다.

트럼프-문재인 대통령의 첫 악수는 영접 과정이어서 4초가량으로 짧게 끝났다. 특이하지 않게 자연스러운 악수였다.

‘탐색전’을 거친 악수 라운드는 백악관 리셉션과 만찬장에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셉션장에서도, 환영만찬 테이블에 앉아서도 문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두 차례 모두 문 대통령의 손을 꽉 잡았다. 문 대통령의 표정과 반응을 기다리는 듯한 표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손을 세게 잡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매번 웃음으로 반응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손을 놓고 정면을 응시했다.

환영 리셉션에서 두 번째 악수를 나누는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한복 차림의 김정숙 여사와 트럼프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미소를 지은 채 악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악수 매치업’은 첫날 환영 무대여서 표정이 일그러지나 파안대소하는 명암이 크게 갈리지 않았다. 더욱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김정수 여사까지 함께 건배를 한 부부동반 만찬 자리였으니.

하지만 30일 백악관에서 단독, 확대 한미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어떤 악수를 나눌지가 관심을 끈다. 사드문제, 한미 FTA 재협상 등 현안이 있어 합의사항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이견이 있거나 아니면 트럼프가 크게 흡족할만한 합의가 있으면 악수 행태는 달라질 수 있다.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취재진에 정상회담의 결과와 의미를 직접 발표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악수 행태를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만족스런 회담이 된다면 트럼프의 격한 악수도 나올 수 있다.

방미길에 동행한 한국 취재진이 문 대통령에 대한 공식질문으로 채택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 준비는 했습니까?’였을 정도다. 문 대통령은 "어떻게 악수하느냐는 것을 세계와 우리 국민들이 아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다. 지구촌과 우리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악수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깨끗한 손 집착자(clean hands freak)’로 불릴 정도로 악수와 스킨십을 싫어했다. 허핑텅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결벽증 수준으로 모든 사람이 만진다는 이유로 엘리베이터 버튼도 누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트럼프가 악수를 하는 것은 다 의도가 있어서다. 물론 악수를 피하는 것도 노골적으로 심중을 드러내는 행태다. 지난해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의례적인 악수도 거부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그 악수가 외교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는 19초 동안이나 악수한 손을 놓지 않았다. 놓을만 하면 손을 더 꼭 쥐며 흔들기까지 한 트럼프의 악력에서 겨우 풀려난 아베 총리의 ‘휴~’하는 표정은 동영상으로 지구촌에 화제를 불렀다.

반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불공정한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는 악수는커녕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도 않았다. 어색해진 메르켈 총리가 기자들에게 악수로 포즈를 취하자고 제안했지만 모른 체하다 끝내 거부한 것도 유명한 일화다.

트럼프는 그 악수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혼쭐이 났다. 브뤼셀 미국 대사관에서 처음 만난 악수를 나눴는데 6초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가 손을 놓으려하자 불혹의 젊은 대통령 마크롱은 오히려 더욱 세게 쥐는 바람에 트럼프의 손이 하얗게 변한 영상도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의 악수 외교에 지지 않으려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에 어깨를 맞잡고 버티기까지 했다.

백악관 환영 만찬장에서 세 번째로 악수를 나누는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

악수는 사회성의 상징이라고 한다. 사회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신체적 접촉이 악수이기 때문이다. 악수의 스킨십 효과는 3가지 요소에 달라진다. 악수를 할 때의 손의 힘인데 마크롱의 어마무시한 악력은 트럼프를 압도했다. 악수를 할 때 손을 잡고 있는 시간으로 트럼프는 아베의 손등까지 두드리며 19초 동안이나 우애를 과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악수를 할 때 두 사람의 거리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와 악수를 할 때 더욱 가까이 다가가서 친근함을 표시하는 선제 공격(?)이 가장 좋은 방어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악수에서만큼은 문재인 대통령이 결코 트럼프에 뒤지지 않을 듯하다. 악력에서도 특전사 출신이라 뒤지겠느냐는 농담도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재수 끝에 대권을 잡은 문 대통령인지라 두 번의 대선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과 악수를 나눈 경험에서는 정략적으로 남의 손을 골라잡는 기업가 출신의 트럼프보다는 훨씬 많고 자연스럽다. 그만큼 트럼프의 ‘악수 도발(?)’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을 듯하다.

이제 한미 정상회담을 끝내고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악수를 나눌지, 문 대통령이 어떻게 호응할지가 ‘워싱턴 악수 2탄’으로 눈여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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