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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마' LG트윈스 이병규 은퇴, 잠실구장에 9번을 아로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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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마' LG트윈스 이병규 은퇴, 잠실구장에 9번을 아로새기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0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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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잠실=주현희 기자] 선수 생활 막판 기회를 잡지 못해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적토마’ 이병규(43)의 마지막 길은 감동적이었다. 비 예보가 있었지만 하늘도 눈물을 멈치고 이병규의 떠나는 길을 축복했다.

LG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경기를 앞두고 이병규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팬들은 이병규의 응원가를 부르며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많은 팬들이 이병규의 유니폼을 흔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구단 차원에서 기념품을 전달했다. 적장 이상군 감독대행과 LG 양상문 감독, 팀 주장 류제국이 선수로서 그의 마지막 길에 함께 박수를 보냈다.

▲ LG 트윈스 이병규(가운데)가 9일 은퇴식에서 정성훈(왼쪽)과 박용택(오른쪽)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LG 팬들은 이병규의 커리어가 적힌 기념 배트를 전달했고 “적토마 이병규”, “트윈스에 남아줘서 고마워요”, “보고싶다 잠실에서” 등 하고 싶은 말을 적은 플래카드를 흔들었다.

이밖에도 이병규의 어머니와 가족들, 모교 후배가 나와 그의 공헌에 경의를 표했다. LG 동료들 모두와 한 명씩 포옹을 했고 동료들 또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진 시구에서는 마운드에 올라서자마자 공을 가볍게 던져 순식간에 식을 마쳐버렸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의 무심한 듯한 태도는 여전했다. 그런 변치 않는 모습에 팬들은 오히려 서글펐다.

이병규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다. LG에서 야수로 영구결번이 된 첫 영예의 주인공이다. 이병규는 잠실구장에 투수 김용수(41번) 옆에 9번 유니폼을 걸게 됐다. KBO 역사상 13번째.

충분히 그럴만한 커리어를 쌓았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1997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2016년까지 통산 17시즌을 KBO리그에서 뛰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LG의 유니폼만을 입었다. 1741경기 타율 0.311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의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 이병규가 잠실구장을 가득메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1997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통산 7번의 골든글러브 수상(외야수 6회 최다 수상), 타격왕 2회, 최다안타 수상 2회를 차지했다. 1999년 잠실 구단 최초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 2013년 최고령 타격왕,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와 10연타석 안타, 2014년 통산 2000안타까지 숱한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병규는 역대 최소 경기인 1653경기 만에 2000안타를 터뜨렸다.

‘배드볼 히터’라고 불릴 만큼 좋지 않은 공에도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그만큼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는 커리어가 증명해주고 있다.

국가대표로서 활약도 빛났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1999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방콕,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1회 WBC 4강 등 굵직한 성과의 중심에 있었다.

이병규는 현재 스카이스포츠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지도자의 꿈도 숨기지 않고 있다. 팬들은 이병규가 훗날 LG의 지휘봉을 잡을 날을 벌써부터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영구결번식은 경기를 마친 뒤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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