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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500m 예선 탈락해도 괜찮아, '상전벽해' 1년 전과 비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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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1500m 예선 탈락해도 괜찮아, '상전벽해' 1년 전과 비교하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2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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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린 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이 6년 만에 참가한 세계선수권을 마쳤다.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과를 찾은 대회였다.

박태환은 29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14분59초44로 터치패드를 찍어 전체 9위로 결승 진출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8위 세르기 프로로프(우크라이타, 14분59초32)에는 0.12초, 7위 맥 호튼(호주, 14분59초24)와는 0.20초 차에 불과했다.

아쉬운 결과이기 했지만 전성기 때 나섰던 2차례 세계선수권 1500m에서도 박태환은 한 번도 결승에 나서지 못했다.

박태환의 1500m 최고 기록은 2012년 NSW 스테이트오픈 때 세운 14분47초38이었지만 이후 좀처럼 14분 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지난 5월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 1500m 우승을 차지했을 때 기록도 15분06초38이었다. 그런 면에서 15분 대를 넘어 14분 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은 유의미한 결과였다.

박태환은 결국 ‘노메달’로 대회를 마쳤지만 성과는 분명했다. 1년 만에 놀랍도록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는 것.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00m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은 2007년에 이어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도 자유형 400m 세계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2014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FINA로부터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 대한체육회와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리우 올림픽에도 못할 위기에 몰렸다.

이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고 법정 공방을 펼친 끝에 대회에 나섰지만 부족한 연습기간은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수확했던 박태환은 400m와 200m에서 예선탈락이라는 좌절을 맛봤다.

그러나 박태환은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윈저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3관왕(200m·400m·1500m)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지난 5월에는 2017 아레나 프로 스윔시리즈에서 자유형 3관왕(200m·400m·1500m), 지난달 세테콜리 국제수영대회에서도 2관왕(200m·400m)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 최고 선수들이 총출동한 세계선수권은 또 달랐다. 한 때 박태환을 롤 모델로 삼았던 쑨양(중국)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스타가 돼 있었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었다. 400m에서 박태환은 3분44초38로 4위를 차지했다. 2위는 리우 올림픽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 호튼(3분43초85)이었고 3위는 리우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 3분43초93)이었다. 메달은 수확하지 못했어도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실력을 끌어올렸음을 직접 확인한 것이다.

박태환의 눈앞에 놓인 목표는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다. 그는 지난 1월 공개훈련에서 “내년 아시안게임 이전에는 선수생활을 마감하지 않을 것”이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흐지부지하게 끝내는 건 안 된다”고 밝혔다.

세계선수권에서 재기의 가능성을 발견한 만큼 1년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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