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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군함도' 송중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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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군함도' 송중기, "믿고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 이희영 기자
  • 승인 2017.08.02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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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지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한 송중기는 현재 한류를 이끄는 큰 배우가 됐다. 그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태양의 후예’ 그리고 영화 ‘늑대소년’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고, 현재 ‘군함도’를 통해 또 다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스포츠Q(큐) 이희영 기자] ‘군함도’는 일제강점기,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당한 곳이다. ‘지옥섬’, ‘감옥섬’이라 불린 이곳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채굴 작업에 동원돼 사망한 사람만 해도 여럿이다. 영화 ‘군함도’는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군함도’에서 송중기는 임무를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박무영을 연기한다. 송중기는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라는 임무를 받고 다른 조선인 징용자와 다름없이 탄광 작업에 투입된다. 그는 일본의 또 다른 속셈을 알게 된 후 군함도에 남겨진 조선인 모두와 함께 탈출하기로 결심한다.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 출연하는 송중기의 소감도 남달랐다. 과연 송중기는 ‘군함도’ 촬영을 하면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까?

▲ ‘군함도’ 찍으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배우 송중기가 '군함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힘들었던 장면을 꼽으라면 탄광씬일 것이다. 막장을 표현하려다 보니 세트가 굉장히 좁았다. 그 좁은 공간에서 폭발과 액션 등 기술적인 것을 표현하려다 보니 힘들었다. 탈출 장면의 경우, 많은 분들이 출연하고 과격한 장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탄광씬이 가장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 ‘군함도’ 박무영을 보면 ‘슈퍼히어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히어로’ 같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찍을 때 왜 그런 생각이 안 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박무영이 조선인을 이끌고 간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조금 더 앞서 나간다는 생각만 했다.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어린 소녀들과 여자들에 의해서였다. 그런 생각을 갖고 촬영을 하다 보니 박무영이 ‘슈퍼히어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 ‘측은지심’의 마음을 갖고 촬영에 임했다고?

“감독님하고 현장에서 박무영이 조선인들과 함께 탈출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결국엔 소희였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나라’였다. 박무영은 군인이지만 그곳에 있던 조선인들은 약자였다. 하지만 군인을 떠나서 본능적으로 처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봤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 “나는 한국 배우다”라는 말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한국 배우’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 생각이 강하다고 말하는 것보다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볼지 신경을 안 쓰는 것은 아니다. 신경은 쓰지만 이게 정의에 맞는 것이라 판단했고, 영화적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찍었다. 영향력이 커질수록 소신껏 활동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군함도’를 꼭 봐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송중기는 '군함도'에서 박무영 역을 맡았다. [사진 =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우선 소재가 주는 진중함이 굉장히 묵직하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신중을 기울였고, 단순히 상업영화라고 생각해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다. 나도 영화에 참여한 배우 중 한 명이지만 재밌게 봤다. 그래서 관객들은 어떻게 보실지 나도 궁금하다.”

▲ 처음 데뷔했을 때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은 만큼 많은 성장을 보여줬다.

“보통 신인들에게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를 많이 붙여주신다. 그렇다고 내가 그 수식어를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 ‘군함도’를 선배님들과 찍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영화 경력이 많은 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가 내게서 동떨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많은 경력을 쌓고 싶다.”

▲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시나리오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을 때, 이 시나리오가 재미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는 것 같다. 재미있다는 말은 곧 누군가가 볼 가치가 있다는 의미와도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이 작품이 소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볼 가치가 있느냐를 본다. 그리고 캐릭터를 생각한다. 캐릭터를 신경 쓸 때도 작품 안에서 이 캐릭터가 가치가 있느냐를 무조건 생각한다.”

▲ 원래 배우가 꿈이었는지?

“대학교에 들어가서부터 배우라는 꿈을 꿨다. 어머니께서는 예전부터라고 말씀하신다. 어릴 적 아역 연기학원을 보내달라고 떼썼고, 초등학교 장래희망에 탤런트라고 적어놨더라.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간절하게 꿈꿨던 것은 대학교 때부터였다. 지금 이 모습이 될 거라고는 상상해보지 않았지만, 오디션을 한창 보러 다닐 때에는 수상소감을 연습하기도 했다. 큰 상을 받고 수상소감을 할 때는 그 생각이 나서 울컥하기도 했다.”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송중기는 송혜교와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사진 = 블러썸 엔터테인먼트 제공]

“당장은 ‘신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큰 작품이든 작은 작품이든 혹은 큰 역할이든 작은 역할이든 ‘믿고 볼 수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그것만큼 큰 극찬은 없는 것 같다.

영화라는 한 장르만 봐도 많은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관객분들이 보셨을 때, 모든 것을 배제해도 ‘송중기라는 배우가 나온다’라며 관심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송중기가 나오면 괜찮겠는데?’라는 이 한 문장도 신뢰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로 인해 궁금증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

▲ 박무영에게 ‘탈출’은 어떤 의미인지?

“소희와 박무영은 ‘군함도’ 주연 배우들 중에서 유일한 생존자다. ‘탈출’은 감독님 말씀대로 ‘승리’고, 지섭이 형 말씀처럼 ‘쪽팔리기 싫어서인 것’도 맞다. 하지만 나는 유일한 생존자고 군인이기 때문에 다 살리지 못했다는 미안함이 가장 큰 것 같다. 박무영에게 ‘탈출’은 ‘미안함’이다.”

[취재후기] 어느덧 데뷔 10년 차가 된 송중기는 여전히 겸손했다. 송중기는 차근차근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군함도’ 개봉부터 오는 10월 배우 송혜교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는 송중기다. 큰 행사를 앞두고 있는 탓에 아직 정해진 차기작은 없지만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에 더욱 기대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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