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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대모' 양희은 '8년만의 음악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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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대모' 양희은 '8년만의 음악 외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1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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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노민규기자] 국내 포크음악의 대모 양희은(62)이 데뷔 44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을 담은 ‘2014 양희은’를 발매했다.

1971년 열 아홉의 나이에 ‘아침이슬’로 데뷔,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변되는 청년문화를 선도했던 그가 중년을 거쳐 노년으로 접어들었다. 카랑카랑할 정도로 낭랑한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울림은 더욱 깊어졌다. 신보는 2006년 ‘35주년 기념음반’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이다.

▲ 국내 여성 포크 싱어 양희은이 8년 만의 신보 발표 쇼케이스에서 활짝 미소짓고 있다

17일 오후 여의도 IFC몰 M펍에서 열린 음반 발매 쇼케이스에서 그는 “노래를 통해서 가수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데 이제는 기지개를 켜고 싶었다. 한편으론 마감을 잘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젊은 시청자들이 날 ‘노래 잘하는 웃기는 아줌마’로 안다고 해서 의지를 곧추 세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쇼케이스는 5명의 세션맨과 함께 소극장 콘서트 식으로 꾸며졌다. 친분 두터운 방송인 박미선이 사회를 맡았고, 양희은은 ‘나영이네 냉장고’ ‘당신 생각’ ‘넌 아직 예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을 들려줬다. 작곡가 강승원과 배우 양희경이 무대에 올라 듀엣송 호흡을 맞췄다. 가수 김장훈은 깜짝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무명 시절 자신을 물심양면 도와줬던 양희은과의 인연을 들려준 뒤 꽃다발을 건넸다.

총 12곡이 담긴 신보는 프로듀서 김영국을 비롯해 강승원, 함춘호, 신석철, 지근식, 한동준, 이한철, 육중완(장미여관)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젊은 뮤지션들과의 협업은 그에게 있어 새로운 시도다.

▲ 여전히 낭랑한 목소리로 거침 없이 노래하는 양희은

더불어 그간의 디스코그라피에서 보기 힘들었던 듀엣송 및 생애 첫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끈다. ‘당신 생각’은 ‘서른 즈음에’의 서강대 후배인 강승원,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테마송인 ‘넌 아직 예뻐’는 동생 양희경과 함께 불렀다. 방송인 김나영과 뮤지션 바버렛츠(나영이네 냉장고), 가수 이한철(막걸리)은 피처링에 참여했다.

녹음 기간에만 1년이 걸렸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현재의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기반으로 자기만의 목소리, 악기배치, 편곡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앨범 수록곡들은 실감 나며 공감을 부른다.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에게는 툭 터놓고 주고받는 대화의 앨범이자 후배들에게는 삶의 의미를 일러주는 세대교감의 음반이다.

‘2014 양희은’은 여유롭고 관조적인 스탠더드 팝과 재즈풍 선율로 가득하다. 그의 목소리는 씩씩하고 차지다. 긍정의 에너지로 삶의 어두운 부분마저 담담하게 끌어안는 창법이 트랙을 질주한다.

‘참 좋다’는 찬란한 여유를, ‘하루만은’은 삶의 애착을, ‘나는 사랑을 할 거야’는 나이 듦을 박차는 포효를 담았다. ‘봄 그리고 가을’ ‘넌 아직 예뻐’는 삶과 사랑에 대한 회한과 인정이다. ‘아버지’는 애증의 시기를 건너 이제는 용서하게 된 아버지에 대한 고백이다. 특히 육중완이 작곡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은 아름답고 우수에 가득 찬 히트 예감 발라드다.

▲ 양희은이 동생 양희경과 '넌 너무 예뻐'를 열창하고 있다

리메이크 넘버 ‘김치 깍두기’는 1962년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2위(찰리 브라운)까지 오른 김시스터즈의 원곡을 재해석했다. 어린 시절부터 흥미롭게 들었으며 언젠가는 리메이크 해보고 싶었던 노래다.

음반 커버 디자인은 어머니와 양희은의 자수로 꾸몄다. 올해 어머니는 자수, 패브릭 콜라주로 샘터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양희은은 “쉽게 모사할 수 없는, 오랜 시간과 공을 들인 작업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음반에는 ‘김치 깍두기’ ‘막걸리’ 등 음식에 관한 노래가 많다. 방송사 요리프로 진행자 겸 리포터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 그의 철학이 투영됐다. 양희은은 “우리나라 음식은 밥과 김치인데 사먹고 얻어먹고, 너무 기본이 무너졌다. 집밥을 해먹어야 식탁이 건강하고 튼튼하다”며 “우리 음식에 대한 내 나름의 사랑을 표현했다”고 고백했다.

‘나영이네 냉장고’의 경우 친분 두터운 후배 연예인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결과물이다. 김나영이 출간한 책을 읽던 도중 ‘나의 냉정고는 가난하다. 아침에 이걸 먹고 싶은데’라는 구절을 보자마자 심야에 전화를 가사로 만들기로 허락을 얻어냈다. 뮤직비디오는 개그우먼 송은이가 연출했다. 자신의 환갑여행 당시 모습을 편집해서 비디오 선물을 해준 기억이 나서였다. 개그우먼 김숙은 뮤직비디오 촬영 당시 소품을 담당했다. 가슴 짠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간 뮤직비디오는 11월19일 음반 발매와 동시에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새로운 싱글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도 시작했다. 지난 10월21일 윤종신과 ‘배낭여행’, 최근 이적과 ‘꽃병’을 발표했다. 향후 지속적으로 싱글을 발표해 이를 모아 정규 음반으로 발표하겠다는 복안이다. 양희은은 “젊은 후배 가수들의 아이디어와 에너지 얻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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