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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 알바레즈 중계] 승자가릴 수 없던 대결, 2차전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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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로프킨 알바레즈 중계] 승자가릴 수 없던 대결, 2차전을 기약한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17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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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누구도 패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 경기였다. 겐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즈(27·멕시코)의 세기의 대결이 승자를 가려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골로프킨과 알바레즈는 17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미들급 슈퍼 파이트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골로프킨은 타이틀을 지켜냈다.

인파이터로 알려진 둘의 대결은 2년 전 벌어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9)의 맥 빠진 대결과는 분명 달랐다.

골로프킨은 세계복싱협회(WBA), 세계복싱평의회(WBC), 국제복싱연맹(IBF) 국제복싱기구(IBO) 미들급 통합 챔프로 37전 전승(33KO)을 기록하고 있던 현재 가장 무서운 파이터다. KO 확률이 90(89.2%)에 달한다. 알바레즈도 51전 49승(34KO) 1무 1패로 패배가 익숙치 않은 복서. 2013년 메이웨더에게 당한 패배가 유일했다.

어느 때보다 화끈한 난타전이 벌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승부였기는 했지만 기운 빠지는 승부는 아니었다. 다만 예상한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골로프킨은 잽 공격을 중심으로 전진했지만 알바레즈는 평소와 달리 수비적 전략을 내세웠다.

경기 초반엔 알바레즈의 유효타가 다소 많이 꽂혔다. 두 선수는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링 중앙을 비우지 않았다. 서로 물러섬이 없었다. 알바레즈는 안정적인 가드로 골로프킨의 잽 공격을 잘 막아냈다.

3라운드 들어 골로프킨이 공세를 잡아갔다. 왼손 잽을 앞세워 알바레즈를 링 코너로 몰아붙였고 묵직한 라이트 공격도 적중시켰다.

5라운드가 가장 불타올랐다. 둘은 서로 라이트 공격을 주고받는 등 T모바일 아레나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특히 골로프킨은 경기 들어 가장 묵직한 오른손 펀치를 적중시켰다. 알바레즈는 별것 아니라는 듯 고개를 흔들었지만 타격은 적지 않아 보였다. 난타전에 불이 붙는 모양새였다.

늘 공격적으로 상대를 대했던 알바레즈는 골로프킨의 압박에 당황해 백스텝을 하며 수비적으로 경기를 이끌어 갔다. 방어적으로 기회를 노리며 뻗는 알바레즈의 펀치는 골로프킨에게 큰 충격을 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8라운드 이후 다시 알바레즈 공격 비율을 높였다. 연타를 날리며 골로프킨을 위협한 알바레즈는 장기인 어퍼컷까지 적중시켰다. 9라운드엔 묵직한 라이트를 주고 받았다.

10라운드 골로프킨은 위기를 맞았다. 급격히 공세로 전환한 알바레즈가 연이어 펀치를 날렸고 이에 골로프킨이 휘청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초반 이후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던 알바레즈는 10라운드에 이어 11라운드에서도 점수를 쌓았다. 골로프킨의 잽 공격을 잘 막아내면서도 이따금씩 유효타를 날렸다.

마지막 라운드 둘은 최후의 일격을 노렸다. 서로 이대로 경기를 마쳐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초반 알바레즈가 화끈한 펀치를 수차례 날렸고 골로프킨도 다시 전진하며 오른손 주먹을 적중시켰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지자 두 선수는 경기가 서로 양 팔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신했다. 쉽게 예상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골로프킨도 공격적으로 맞서기는 했지만 크게 기억에 남는 펀치는 없었다. 알바레즈도 마찬가지. 양 선수의 얼굴에서 피 한 방울 보이지 않은 것이 이를 방증했다. 결코 맥빠진 탐색전 양상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확실한 한 방이 보이지도 않았다.

결국 결과에도 이것이 그대로 반영됐다. 무승부. 승부를 가리기엔 대등히 맞섰고 확실함이 부족했다.

경기 후 골로프킨과 알바레즈는 서로 자신이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고 아쉬움을 표하며 재대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머지않아 재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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