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버진 스노우' 풋풋한 쉐일린 우들리 vs 관록의 에바 그린
상태바
'버진 스노우' 풋풋한 쉐일린 우들리 vs 관록의 에바 그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26 0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풋풋한 20대 여배우 쉐일린 우들리와 농염한 30대 여배우 에바 그린이 모녀로 격돌한다.

열 일곱살 소녀 캣이 어느 날 엄마 이브의 실종에 맞닥뜨리게 되는 '버진 스노우'(감독 그렉 아라키)는 사건의 진실을 한올 한올 찾아가는 심리 스릴러 터치의 미스터리 드라마다. 연기력 짱짱한 두 여배우는 파격 변신으로 작품의 매력을 배가한다.

▲ 엄마와의 반목 끝에 아프게 성장하는 딸 역 쉐일린 우들리

캣 역을 맡은 쉐일린 우들리는 SF 액션영화 '다이버전트'의 강인한 여전사, '안녕, 헤이즐'에서는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통찰력 있는 10대 소녀를 연기해 아메리칸 틴에이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TV시리즈 ‘미국 10대들의 비밀생활’로 이름을 알린 그는 이웃집 소녀 같은 친숙함과 눈부신 태양의 캘리포니아 미인 특유의 건강미를 갖춰 사랑받고 있다.

'버진 스노우'에서는 1980년대 후반의 고등학생부터 90년대 초반의 여대생을 연기하며 당시의 시대상이 투영된 과장되고 화려한 여성상을 자연스레 그려낸다. 소녀에서 여자로 피어나기 시작하는 매혹적인 모습은 남성팬의 환호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프랑스 태생의 에바 그린은 데뷔작 '몽상가들'부터 '007 카지노 로얄' '300: 제국의 부활'에 이르기까지 도발적인 팜므파탈의 대명사로 군림했다. '버진 스노우'에서는 중산층 가정의 해체 상황에서 존재감을 상실해 가는 주부의 모습을 흠 잡을 데 없이 연기했다. 외부에선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는 완벽한 스타일을 보이나 집안에 홀로 남겨졌을 땐 상처와 고독으로 힘겨워하는 이중적 캐릭터를 그간의 연기 내공으로 밀도 높게 묘사한다.

▲ 종이의 집 속에서 살아가는 중산층 주부를 연기한 에바 그린

특히 우아한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젊은 시절, 어린 캣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다정했던 젊은 엄마 이브 시절 그리고 신경쇠약 직전의 중년 주부로 변해가는 궤적을 차분하게 보여줘 결코 가볍지 않은 감흥을 안겨준다.

끝없이 반목하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모녀 이야기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가슴을 파고든다. 엄마의 실종 이후 아픔 속에 성장하며 점차 엄마를 이해해가는 딸의 모습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 가족과 인생에 대한 성찰로 관객을 안내한다. 12월10일 개봉.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