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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키타'...'인사이드 르윈'부터 제이슨 므라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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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키타'...'인사이드 르윈'부터 제이슨 므라즈까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27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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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지난 25~25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미국 팝가수 제이슨 므라즈 내한공연 타이틀은 ‘어쿠스틱 이브닝’이었다. 이틀 연속 3000석이 매진되는 열기를 보였다. 3층까지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인간의 화합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의 통기타 연주와 감미로운 보컬에 매료됐다.

팝스타 제이슨 므라즈 내한공연 어쿠스틱 사운드 향연에 관객 열광

이날 제이슨 므라즈는 자신의 신보인 5집 ‘Yes!’에 참여한 4인조 여성 포크록 밴드 레이닝 제인과 함께 풍성한 어쿠스틱 사운드로 2시간30분에 걸쳐 팬들과 깊이 교감했다. 메가 히트곡 ‘Lucky’ ‘93 Million Miles’ ‘I’m Yours’ ‘Make It Mine’을 비롯해 ‘Sweet Dreams’(유리스믹스) ‘It’s So Hard to Say Goodbye to Yesterday’(보이즈투멘)의 리메이크 버전, 달달한 발라드 ‘Love Someone’ ‘Mr. Curiosity’, 지구환경과 우주로 관심을 확장한 ‘Bottom of The Sea’ ‘Shine’ 등을 부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 내한공연 무대에 선 제이슨 므라즈
▲ 제이슨 므라즈가 여성밴드 레이닝 제인과 함께 어쿠스틱 공연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조명과 귓전을 자극하는 전자음향이 없음에도 그의 무대는 충분히 ‘자극적’이었다. 감성적인 노랫말과 감미로운 보컬에 동반하는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첼로, 우쿠렐라, 타악기 연주와 다섯 남녀의 아카펠라 화성은 관객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Sweet Dreams’의 그 유명한 신디사이저 연주 파트를 첼로로 대체해버리는 센스, 폭넓은 음역대의 보컬을 들려준 가운데 ‘Mr. Curiosity’에선 카스트라토(거세된 남자 소프라노) 창법까지 터뜨리는 도발은 압권이었다.

◆ 다영성 영화 '인사이드 르윈' '비긴 어게인' 포크음악 붐 기폭제 역할

올해 1월29일 개봉돼 다양성 영화(소규모 개봉의 저예산 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0만 관객을 모은 ‘인사이드 르윈’(감독 코언형제)로 점화된 통기타 열풍의 정점을 제이슨 므라즈 내한공연이 찍었다. 올해 대중문화를 지배한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통기타 사운드는 ‘인사이드 르윈’ ‘비긴 어게인’ ‘슈스케의 곽진언’ ‘제이슨 므라즈’로 변곡점을 형성하며 열기를 이어갔다.

‘인사이드 르윈’은 1960년대 후반 뉴욕을 배경으로 통기타 하나 달랑 맨 채 매일 밤 허름한 클럽 라이브 무대에 서며 살아가는 언더그라운드 포크싱어 르윈 데이비스의 특별한 여정을 담았다. 이 음악영화는 6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Hang me, Oh hang me’ ‘Five Hundred Miles’ 'Fare thee well' 등의 포크송을 히트시키며 관객의 서정을 한껏 자극했다.

▲ '인사이드 르윈'

‘인사이드 르윈’이 한겨울의 추위를 녹였다면 ‘비긴 어게인’(8월13일 개봉)은 한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다양성 영화로는 경이로운 수치인 누적 관객수 324만명을 기록했다. 실연당한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하루아침에 추락한 스타 음반프로듀서 댄(마크 러팔로)이 우연히 만난 뒤 뉴욕의 거리를 스튜디오 삼아 진짜로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만들어 가는 내용이다.

‘비긴 어게인’은 이상 기후로 여겨질 만큼 유독 한국에서 강력한 흥행 파워를 발휘했다. 압도하는 영상의 블록버스터, 화제를 모을 만한 소재의 영화도 아니었으나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인간적인 내용과 어우러지는 ‘인간적인’ 노래들이 관객을 소구했기 때문이다. 삽입곡 ‘Lost Stars’를 비롯해 ‘No on Else Like You’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A Step You Can’t Take ack) 등은 실시간 음원차트를 장악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극중 통기타 줄을 뜯으며 ‘Lost Stars’를 읊조리듯 노래하는 모습으로 인해 여배우 키이라 나이틀리에 대한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 '비긴 어게인'에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통기타에 맞춰 노래하는 장면

◆ '슈스케6' 우승자 곽진언, 진정성 넘치는 음악으로 파란 일으켜 

뒤이어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최고의 파란을 일으킨 신예 뮤지션이 등장했다. ‘슈퍼스타K6’의 곽진언은 홍대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출신으로 ‘슈스케’ 예선에 등장하자마자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탁월한 통기타 연주 실력과 저음을 장착한 이 20대 싱어송라이터는 소박하지만 진정성 넘치는 노래로 소란스러운 오디션 무대를 정화시켰다. ‘당신만이’ ‘걱정 말아요 그대’ ‘내가 만일’ ‘옛사랑’ ‘단발머리’ ‘후회’ ‘소격동’ 등 그가 부르는 노래는 연일 화제몰이를 하며 음원차트를 강타했다.

“고음이 지배하던 가요계에 낮은 목소리로 파열음을 냈다”는 찬사가 속출했다. 자책과 소망을 담담한 목소리로 실어나른 자작곡 ‘자랑’은 결승전에서 우승의 영예를 차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성격에 부합하는 강력한 우승 후보자인 파워풀한 고음의 김필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여느 출전자들과 달리 작곡·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데다 올해 트렌드와 가장 잘 부합해서였다.

▲ 낮은 목소리 돌풍을 일으킨 '슈스케6' 우승자 곽진언

◆ 70년대 청춘문화 상징 '통기타'…힐링과 자연주의 아이콘으로 각광 

60~70년대 피 끓는 청춘문화의 상징이었던 통기타는 2014년 중장년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낭만의 아이콘이자 전자음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아이템이다. 대중의 심장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힐링’과 ‘소통’, 귀농·슬로 푸드·유기농 식탁으로 대변되는 ‘자연주의’를 품은 상징이기도 하다.

청자에게 조용히 말 걸으며 영혼을 위로해주는 통기타 열풍은 잦아들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1960년대 포크음악의 산실이었던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의 주역들인 통기타 가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의 ‘세시봉 콘서트’가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전국투어를 성황리에 마치며 브랜드 공연으로 안착했다. 세시봉의 막내이자 국내 포크음악의 대모 양희은은 데뷔 44년을 맞아 새로운 도전을 담은 ‘2014 양희은’를 발매하며 의욕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 '넌 아직 예뻐' '나영이네 냉장고' 등이 담긴 신보는 2006년 ‘35주년 기념음반’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이다.

세시봉을 배경으로 시대를 풍미한 통기타 음악과 사랑을 그린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은 내년 상반기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김윤석, 정우, 한효주, 김희애, 강하늘이 출연한다.

▲ 양희은이 신보 발표 기자회견에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말'을 열창주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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