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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냉장고를 부탁해' 고든 램지 승리 불구 이연복 더 빛났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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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냉장고를 부탁해' 고든 램지 승리 불구 이연복 더 빛났던 이유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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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용호상박(龍虎相搏), 늙은 조조와 젊은 마초가 맞상대했던 일화를 넉 자로 함축한 사자성어다. 이날의 '늙은 조조' 이연복은 상대적으로 '젊은 마초' 고든 램지를 맞아 요리 대결을 펼쳐 예견된 패배를 기록했다.

11일 방송된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요리사 고든 램지가 출연했다. 지난 방송분에 고작 5분 동안 등장했던 고든 램지는 이날  우리나라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와 대결을 펼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고든 램지와 이연복 [사진 =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화면 캡처]

 

1959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 59세의 이연복 셰프는 자신보다 7살 어린 고든 램지와 대결에 기대감에 찬 표정을 보였다. "(고든 램지와 대결하는) 이런 기회를 절대로 놓지고 싶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그는 "너무 늙어서 은퇴할 나이가 된 게 아니냐"며 신경전을 펼치는 고든 램지의 농담 섞인 독설에도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일 뿐이었다.

오승환의 냉장고를 맡아 육류로 요리 대결을 펼친 두 사람은 막상막하의 실력을 드러냈다. 고작 15분의 시간 동안 완벽에 가까운 요리를 완성해 낸 고든 램지와 이연복의 실력에 스튜디오의 모든 사람들은 경탄했다.

처음으로 촉박한 시간제한을 두고 요리 대결을 펼친 고든 램지는 주어진 시간의 절반이 지나자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뭐가 어디 있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며 15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말한 고든 램지의 말에는 진실성이 묻어났다. 

'차돌박이 볶음 말이'를 요리하며 손을 떨고 시간에 쫓기는 모습을 보인 고든 램지였지만 맛에 있어서만큼은 완성도를 높였다. 결코 느끼하지 않은 차돌박이 요리를 완성한 그에게 모든 출연진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대결에 나선 이연복 셰프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무려 두 가지 음식을 완성하며 승리를 향한 열정을 불태웠다. 이연복은 소고기 회과육과 차돌박이 양배추찜을 준비해 정해진 시간 내에 완성하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했다. 

두 가지 요리를 모두 맛본 고든 램지는 소고기 회과육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차돌박이 양배추찜은 다소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승환과 함께 출연한 홍성흔은 오히려 차돌박이 양배추찜의 손을 들어주면서 단순히 취향 차이일 뿐이란 사실을 시청자들이 인지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의 요리를 맛본 오승환은 긴 고심 끝에 고든 램지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했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다"며 고든 램지가 자신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밝혔다.

사실 시청자들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고든 램지의 예견된 승리였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대다수다.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인 셰프에게 어떤 프로그램이 패배를 선사하겠는가. 

40년 경력에도 여전히 하루 종일 자신이 직접 주방을 지키며 운이 좋아야 200통의 전화 예약 끝에 맛을 볼 수 있다는 요리를 만드는 이연복 대가. 패배를 알고도 최선을 다해 멋진 대결을 펼친 이연복 셰프의 프로정신은 오히려 더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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