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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인권유린 용납못해...이미 사의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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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인권유린 용납못해...이미 사의표명"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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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침묵을 유지하던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이사로부터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의 집단 움직임 배후이자 서울시향을 사조직화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맞은 정 예술감독은 10일 "처음에는 (박 대표가) 내게 잘하고, 일을 잘 하는 것 같고, 영리해서 참아보려 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정 예술감독은 이날 세종문화회관 예술단체동 서울시향 리허설 룸에서 단원들에게 "그러나 1주일 전 서울시에 '이런 것에 못 견디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만 두겠다'고 했다. 조용하게 해결하려고 했는데 나에 대한 이상한 말이 나돈다. 분명 잘못한 것이 있으면 알려지는 거다"라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앞서 폭언, 인사전횡, 성희롱 추문에 휩싸인 박 대표는 정 예술감독이 서울시가 재계약을 간절히 원하는 점을 이용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울시향 직원들의 호소문 배포 배경에 정 감독이 있는 것 같다고 칼끝을 겨눴다.

이에 대해 정 예술감독은 "문제가 생긴 건 내 책임이다. 난 원래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고 그러는 지 모르는 사람이다. 누가 내게 누구냐고 물으면 첫째로 인간, 둘째로 음악가라고 한다"고 우회적으로 박 대표의 주장을 부정했다.

이어 박현정 대표의 막말에 대해선 "알게 된지 꽤 오래 됐다"며 "인권 침해 문제다. 사람이 아닌 것처럼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 직원들은 참아본다고 했는데 나는 그런 건 못 참는 사람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해결될 때까지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러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정 예술감독은 12일 오후 8시 에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하나 클래식2- 정명훈과 지안 왕' 무대를 이끈 뒤 13일 통영음악회에 참여한다.

한편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오후로 예정된 서울시향 업무보고에 정 감독이 불출석을 통보하고 서면질의를 요구해왔다면서 보고를 무기한 연기했다. 서울시의회는 이사들과 박 대표 해임안 상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서울시향 단원들은 박 대표의 사임을 종용하는 성명서를 준비 중이다.

서울시향 집안싸움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두 수장 뿐만 아니라 애초 예술 분야와는 무관한 경력의 박 대표를 임명하고 현재의 내분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및 서울시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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