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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황금빛 내 인생' 이태성·박주희 임신중절 관련 갈등, 꼭 이래야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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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Q] '황금빛 내 인생' 이태성·박주희 임신중절 관련 갈등, 꼭 이래야 했나요?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8.01.21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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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황금빛 내 인생’의 시청률이 40%를 넘기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황금빛 내 인생’이 존재하지 않는 병인 ‘상상암’에 이어 임신중절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은 최근 전개를 통해 서태수(천호진 분)이 상상암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천호진이 앓는 상상암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의학 용어였기 때문에 더욱 황당함을 더했다.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사진=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화면 캡처]

 

‘상상암 사건’ 이후 시청자들은 ‘황금빛 내 인생’이 보여주고 있는 억지 전개와 도를 넘는 캐릭터들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20일 방송분에서는 서지태(이태성 분)와 아내 이수아(박주희 분)의 이야기를 통해 임신중절 문제를 다시 한 번 전면에 내세우며 논란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날 이태성은 박주희를 찾아가 이혼을 선언했다. 박주희는 “내가 아닌 아이를 택한 거냐”고 되물었고, 이태성은 “낳기만 해라, 내가 기르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병원에 들어가려는 박주희를 향해 이태성은 “신고한다, 그거 불법인 거 알지?”라며 협박에 가까운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장면이 방송된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는 논란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황금빛 내 인생’ 시청자 게시판 역시 내용에 대해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 장면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임신 중절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캐릭터들이 이 장면을 풀어가는 모습이 다분히 폭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극중 이태성은 박주희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결혼 전 비출산에 합의한 두 사람이지만 막상 아이가 생기자 이태성은 태도를 바꿨다. 그는 아이가 결혼 전 생겼고, 심장 소리를 들었다는 이유로 임신 중절을 반대하고 있다. 이태성의 반대 이유가 감정적인데 반해 박주희는 현실적인 입장에서 비출산을 주장하고 있다. 박주희는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육아 과정에서 늘어나게 될 지출 등을 두려워하고 있는 상태다.

의견 차이가 극심한 와중 이태성은 다소 폭력적인 언행과 행동으로 박주희의 마음을 돌리려 했다. 게다가 이태성은 “2개월만 출산휴가 내면 되지 않냐”며 임신과 출산 이후 박주희가 겪을 변화를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임신중절죄(낙태죄) 폐지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실제로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생길 정도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임신중절죄 폐지에 대한 국민 청원이 달성되자 청와대에서도 조국 민정수석을 통해 답변을 내 놓기도 했다. 당시 조국 수석은 태아의 생명권도 중요하지만 임신중절죄로 인해 따라오는 부작용에 대해 언급·인정하며 “임신중절 실태조사에 나서 현황과 사유 등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 하겠다”는 입장을 내 놓기도 했다.

 

[사진=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화면 캡처]

 

청와대 뿐 아니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말했고, 김이수 재판관 역시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경우와 같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우선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물론 종교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임신중절죄 폐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임신중절에 대한 이슈를 드라마에 녹여낸 ‘황금빛 내 인생’은 도를 넘은 캐릭터들의 행동과 발언으로 직접적인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이태성과 박주희의 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는 두 사람이 각자의 의견만 내세울 줄 알고 대화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태성과 박주희 두 사람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쉽게 굽히지 않았고, 시청자들의 공감과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역할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 이태성이 극단적인 행동을 보여주며 많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황금빛 내 인생’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완전히 배제한 캐릭터의 대사와 행동을 담아냈다. 주말 드라마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추후 두 사람이 극적인 화해를 하고 아이를 출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황금빛 내 인생’은 임신중절 내용을 두고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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