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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김낙현, 고려대 가드 잔혹사 끊는 '미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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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김낙현, 고려대 가드 잔혹사 끊는 '미친 존재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8.02.02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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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김낙현(23·인천 전자랜드)이 생애 최고의 날을 보냈다. 고려대 출신 가드도 이렇게 잘할 수 있다.

김낙현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홈경기에서 20점 3어시스트로 전자랜드의 83-63 완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점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임은 물론 이날 코트를 밟은 양 팀 전 선수 중 가장 많은 득점이다. 김낙현은 “슛 감이 좋아 찬스 때마다 바로바로 던졌는데 잘 됐다”고 미소를 띠었다.
 

▲ 김낙현이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고려대 가드 출신은 실패한다는 시각을 잠재울 기세다. [사진=KBL 제공]

김낙현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알토란 5점을 넣었다. 전자랜드는 1쿼터를 20-9로 마쳤으나 2쿼터를 15-24로 뒤졌다. 흐름이 완전히 삼성으로 넘어간 터였기에 김낙현의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김낙현의 공격본능이 살아나 박찬희보다 중용했다”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낙현은 이날 데뷔 후 가장 많은 26분 57초를 소화했다.

10분 이상을 뛴 경기에선 확실히 제몫을 하는 김낙현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부산 kt전(10분 34초) 3점 1어시스트를 시작으로 지난달 21일 서울 SK전(21분 44초) 9점 4어시스트, 23일 안양 KGC전(18분 37초) 16점 2어시스트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6위 전자랜드와 7위 삼성의 승차는 4경기였다. 6강 진출에 사활을 건 삼성에 찬물을 끼얹은 김낙현은 “이겨서 기쁘다. 앞선 수비 준비했는데 초반부터 잘 돼서 승리로 이어졌다”고 웃었다.
 

▲ 삼성 김태술(오른쪽)을 악착같이 마크하는 김낙현. [사진=KBL 제공]

박재현, 김지후, 문성곤, 이동엽, 최성모까지 대학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고려대 출신들이 프로에 와 빛을 보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10월 전자랜드가 김낙현을 6순위로 지명하자 또 말이 나왔다.

김낙현의 최근 활약은 결코 허훈, 양홍석(이상 부산 kt), 안영준(서울 SK)에 뒤지지 않는다. 훌륭한 멘토인 국가대표 가드 박찬희가 곁에 있고 유도훈 감독이 마음껏 뛰도록 기를 살리니 신바람이 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다. 

“시즌 초에는 프로에서 뛰기엔 몸도 멘탈도 아니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는 김낙현은 “혹평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 프로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이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성격이 긍정적이라 열심히 했다. 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찬희, 정영삼, 정병국까지 국내 가드진이 탄탄한 전자랜드다. 젊은 피 김낙현까지 터지면 당분간 백코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개인 목표는 없다”는 김낙현은 “일단 6강 간 다음 제가 잘해서 4강에 갔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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