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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도 성장하는 이동국, 염기훈처럼 신태용호 합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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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에도 성장하는 이동국, 염기훈처럼 신태용호 합류 가능성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3.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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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나이가 마흔이 되니까 축구가 는다. 올해도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 이동국(전북 현대)의 말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적은 출전 시간에도 제 몫을 다 해내며 베테랑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월드컵과 기억이 좋지 않았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을까하는 조심스런 관측까지 해보게 된다.

이동국은 1일 울산 현대와 격돌한 2018 KEB하나은행 K리그1 개막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전북의 2-0 승리를 견인했다. 개막전부터 축포를 터뜨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시즌 K리그 200골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쓴 이동국은 터뜨리는 매 골이 역사다. 이제 30경기에만 더 나선다면 통산 최초 500경기 출전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9골을 보태면 10년 연속 두 자릿수 골도 달성하게 된다.

그가 더 대단한 이유는 풀타임 리거가 아니라는데 있다. 이동국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교체 출전이 많아졌다. 30경기 중 선발 출전은 단 10차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당히 10골(5도움)을 넣으며 9년 연속 두 자릿수 골을 이어갔다.

K리그보다 한 발 앞서 시작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부터 좋은 징조를 보였던 이동국이다. 가시와 레이솔전 0-2로 뒤진 상황 추격을 알리는 헤더를 시작으로 경기 막판 클래스를 입증하는 감아차기 슛으로 골망을 갈라 가시와 홈구장을 침묵에 빠뜨렸다.

이어진 킷치와 원정경기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리며 6-0 대승을 이끌었다.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 20살 이상 차이가 나는 신인 골키퍼 송범근과 함께 참가한 이동국은 “ACL과 K리그1, FA컵까지 다 우승을 하고 싶다”는 야심찬 각오를 나타냈다.

이젠 다른 계획보다도 몸 관리가 최우선이라는 이동국이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지난 9년 간 큰 부상 한 번 없었던 이동국이다. 매년 평균 30경기 이상을 뛰어왔다.

경험적인 측면에서나 후반 교체로 들어갔을 때 이만한 존재감을 내뿜는 선수를 찾아보는 게 쉬운 은 아니다.

 

▲ 팀을 대표해 이동국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동국은 팀의 트레블에 욕심을 보이며 10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 시즌 개인 목표로 꼽았다. [사진=스포츠Q DB]

 

2015년 이후로 대표팀 호출이 끊겼던 염기훈이 리그에서 2년 연속 도움왕을 차지하는 등 비상하며 지난해 9월 대표팀에 재승선했던 것을 떠올리게 된다. 답답하기만 했던 대표팀 경기력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해줬던 염기훈이다. 특히 후반 교체로 나서 원활한 볼 배급과 날카로운 킥으로 경기 흐름을 바꿨던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이동국이라고 이 역할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물론 선발 자원으로 뛰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도 이동국의 해낼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는 확실한 생각이 있다.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지 못했던 위기의 순간 이동국을 불러 올렸던 이유다.

A매치 105경기에 출전해 33골을 넣었다. 대표팀 그 누구보다도 많은 경기에 나섰고 다득점을 기록했다. 신 감독도 지난해 8월 그를 발탁할 때 “순간적으로 슛 타이밍을 결정하고 공을 받으러 나오고 동료가 침투할 때 찔러주는 패스가 최고 수준”이라며 “노장이라고 뽑은 건 아니다. 누구보다 많이 뛰고 열심히 한다는 걸 경기장에서 느낀다”고 밝혔다.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뒤 소집한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 배제된 이유로는 “이제 놓아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결코 실력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동국의 러시아 월드컵행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감독으로선 누구라도 선발 기용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뽑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동국만큼의 경험을 갖췄거나 슈퍼서브로서 확실한 역할을 해줄 선수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다시 한 번 고려해 볼만한 부분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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