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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프랜차이즈 스타' 한유미 은퇴, 인생 2막은 어떻게 펼쳐질까?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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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프랜차이즈 스타' 한유미 은퇴, 인생 2막은 어떻게 펼쳐질까? [SQ포커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3.27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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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또 한 명의 미녀 배구선수가 코트를 떠났다. 수원 현대건설의 윙 스파이커(레프트) 한유미(36)가 코트와 작별을 고하고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인생 2막은 어떻게 펼쳐질까.

한유미는 팀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진출 실패가 확정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은퇴를 밝혔다. 현대건설 구단 역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유미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 팬 사인회 현장에서 화관을 쓴 한유미. [사진=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제공]

 

“그동안 너무 감사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그는 “이 팀에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리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 행복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부족한 점도 많지만 더욱더 성숙해 지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선수가 아니라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늘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 보여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코트를 떠날 뜻을 밝혔다.

이어 “그리고 내팬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요. 힘들 때 당신들 덕분에 견딜 수 있었고 진짜 매번 사고치고 스펙터클한 내 인생에 든든한 지원군이 돼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나 땜에 내 팬들도 맘고생이 심했을 텐데. 이제 그만 내려놓고 맘 편히 지내길. 우리 이제 행복하자! 많이 아쉽지만 미련은 없는 걸로. 나 볼만큼 봤잖아. 너무 고마웠고 진짜 잊지 못할 거예요. 사랑합니다”라고 자신을 특별히 지지해준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미녀 배구스타로도 불린 한유미는 실업 시절부터 현대건설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오산 성호초등학교에서 배구를 시작한 그는 수원 수일여중과 수원전산여고(구 한일전산여고)를 졸업한 후 1999년 실업리그 소속이던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으며 성인 무대에 발을 디뎠다.

 

▲ 2005년 4월 22일 인천 흥국생명전 도중 카메라에 담긴 한유미. 헤어스타일이 독특하다. [사진=KOVO 제공]

 

20대 초반 때부터 머리카락 색깔을 자주 바꾸는 등 코트에서 스타일리시한 면모를 보여 많은 팬들을 보유했는데, 실력 면에서도 꽤나 임팩트가 있었다. 슈퍼리그 V투어 시절 팀의 선배인 구민정, 강혜미, 장소연과 함께 현대건설의 5연패(1999~2000시즌~2004시즌)를 이끌었다. 루키 시절 구민정의 그림자에 가려 주로 교체 요원으로 출장했지만, 점차 성장해 주축이 됐다.

시련도 있었다. 2003년 여름 그랑프리 대회에서 왼쪽 무릎 인대 파열로 1년 가까이 쉴 수밖에 없었다. 이 부상 이후 제 기량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베테랑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팀이 어려움을 겪는 광경도 지켜봐야 했다. 2006~2007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한유미는 당시 최고 금액인 1억2000만원을 받고 원 소속구단인 현대건설에 남았다. 이때 이숙자와 정대영이 FA로 풀려 서울 GS칼텍스로 이적했고, 결국 한유미가 고군부투 해야만 했다. 2007~2008시즌 현대건설이 11연패 수모를 겪으며 최하위로 떨어졌을 때, 한유미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무적 신분으로 1년을 날리기도 했다. FA 자격을 재취득한 2010년, 구단 프런트와 갈등이 발생했고, 결국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리그의 한 팀과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국내에 남기로 결정한 한유미는 결국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하고 무적 신분이 되고 말았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의해 1년을 무적 선수 신분으로 보낸 그는 이듬해 ‘사인 앤 트레이드’ 방식으로 대전 KGC인삼공사로 이적했고, 최고의 외인 몬타뇨와 함께 팀의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 현대건설로 복귀한 후의 모습. [사진=수원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제공]

 

이후 은퇴를 선언하고 비치발리볼 선수로 뛰는 등 잠시 코트를 떠났던 한유미는 2014년 5월 27일 친정팀인 현대건설로 복귀하고 2015~2016시즌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때 은퇴를 고려했으나, 코칭스태프의 설득으로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올 시즌 팀에 영입된 황민경의 활약으로 정규시즌 6경기 출장에 그쳤던 한유미는 조용히 코트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유미가 할 일이 남아있었다. 바로 지난 19일 화성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0점을 뽑으며 팀 승리를 이끈 것. 외국인 선수가 뛰지 않은 상황에서 황연주, 양효진 등 베테랑들과 호흡을 맞추며 시리즈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이것이 한유미의 ‘마지막 불꽃’이었다.

V리그 통산 272경기 2587득점(11위) 서브에이스 120개, 블로킹 252개. 한유미가 10년 이상 V리그를 뛰며 남긴 기록이다.

현대건설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활약한 한유미의 은퇴식을 적절한 시기에 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밝고 유쾌한 에너지로 지난 20여년 간 코트에 산뜻한 바람을 불어넣었던 한유미. 이제 정말 유니폼을 벗는 그의 인생 2막은 어떻게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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