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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이 출산한 영화 '님아' '더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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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이 출산한 영화 '님아' '더 테너'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2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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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실화가 주는 생생한 감동이 극장가를 점령하고 있다.

상상력에 기반한 시나리오와 달리 실존 인물을 건져올린 이야기는 현실의 힘과 맞물리며 위력을 만들어낸다. 독립영화 다큐멘터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감독 진모영)와 오는 12월31일 개봉하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감독 김상만)가 그런 작품이다. 특히 두 영화 모두 KSB '인간극장'에 소개된 인물을 영화로 확장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는 방송과 달리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는 매체다. 통상 20일 정도 촬영하는 호흡 짧은 방송 다큐멘터리 '인간극장'과 달리 두 영화는 오랜 시간 공들여 그 인물의 모든 것을 담아냄으로써 방송과 또 다른 감동을 지핀다.

▲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지난 11월27일 개봉돼 22일 현재 250만 관객을 모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강원도 횡성 산골마을에 사는 98세 로맨티스트 고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의 소녀감성 강계열 할머니의 1년을 담았다. 76년 동안 이어온 노부부의 순도 높은 사랑으로 전 세대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이 영화의 원전은 2011년 가을 방영된 '인간극장- 백발의 연인'이다.

진모영 감독은 2012년 9월부터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난해 11월까지 1년3개월 동안 촬영을 진행했다. 프로젝트 시작부터 상영까지 무려 2년5개월이 소요됐다. 방송에서 시간상의 제약으로 시도하지 못한 사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계절의 변화를 닮은 부부의 인생과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목소리를 잃은 오페라 가수가 다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더 테너'는 2010년부터 본격적인 영화화 작업에 들어가 촬영에만 2년6개월이 걸렸다. 전체 프로젝트 기간은 5년 가까이 된다. 2008년 '인간극장'의 '잃어버린 목소리- 세계적인 테너 배재철' 편으로 전파를 탄 게 계기가 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이탈리아와 독일을 근거지로 유럽무대를 평정한 테너 배재철이 갑상선암 수술로 목소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뒤 신앙의 힘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시청자의 관심을 자극했다.

▲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더 테너' 역시 방송에선 미처 다 소개하지 못한 음악적 부분을 최대치로 스크린에 구현해 눈길을 끈다. 국내 영화 사상 최초로 웅장한 오페라 무대 장면을 재현하는가 하면 영화에 사용된 오페라 아리아와 다양한 음악은 주인공의 감정선에 따라 섬세하게 흐르며 영화의 내용을 보여주는 축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영화 도입부, 유지태가 압도적 카리스마의 칼라프로 분해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들고’를 부르는 장면은 배재철의 가장 빛났던 전성기를 상징하는 무대로 의미를 더한다. 배재철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로 들을 수 있는 이 장면은 150여 명의 오페라 인력을 동원, 무대 세트 미술에만 3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다시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진 배재철이 거리를 방황하며 부르는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중 ‘보라, 저 무서운 불길’이 흘러나오는 장면은 음악영화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격정적인 감정의 변화를 겪는 배재철의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 올리며 그의 절망을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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