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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로마 챔스] 살라 태도는 '겸손'-실력은 '월등', 클롭-친정팀 적장 모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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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로마 챔스] 살라 태도는 '겸손'-실력은 '월등', 클롭-친정팀 적장 모두 놀랐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4.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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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나는 AS 로마와 그 도시를 사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리버풀로 이적하기 전까지 2시즌 동안 몸담았던 팀 AS 로마와 일전을 앞둔 모하메드 살라(26)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자신이 사랑했던 친정팀의 골문을 겨냥해야 하는 그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했다.

그의 말은 진정성이 있었다. 친정팀과 그 팬들을 향해 최대한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하는 팀에 최악의 결과를 안겨다 준 것도 그였다.

 

 

살라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AS 로마와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2골 2도움을 폭발하며 팀의 5-2 대승을 이끌었다.

리버풀은 2차전 로마 원정에서 3골 차 이상으로 패하지 않는다면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 중심에 단연 살라가 있었다. 리버풀 이적 전 로마에서 2시즌 동안 29골을 터뜨린 살라는 어느덧 월드클래스급으로 성장해 있었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 시즌을 다 치르지 않은 상황 벌써 31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 팀은 전반 한 차례씩 골대를 맞히며 치열하게 맞섰다. 전반 18분엔 알렉스 옥슬레이드-챔벌레인이 부상으로 빠져나가며 리버풀에 악재가 닥치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35분 드디어 0의 균형이 깨졌다. 살라의 왼발이 만든 작품이었다. 페널티 박스 오른편에서 공을 건네받은 살라는 반대편 골문 구석을 향해 상대 골키퍼가 손도 쓸 수 없는 완벽한 궤적의 슛을 날렸다.

 

 

추가골도 살라의 발에서 나왔다. 전반 45분 역습에서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패스를 받은 살라는 감각적인 칩슛으로 슬라이딩하는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살라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팀 동료들을 진정시켰다. 친정팀을 상대로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배려 깊은 태도를 보였다.

도우미 역할에도 충실했다. 후반 11분 전방으로 한 방에 넘어온 공을 잡은 살라는 빠르게 치고 들어가 문전으로 쇄도하는 사디오 마네의 골을 도왔다. 후반 16분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완벽히 제쳐낸 살라는 이번엔 피르미누의 골을 도왔다. 2골 모두 발만 갖다 대면 될 정도의 완벽한 도움이었다.

피르미누의 쐐기골까지 나오며 팀이 5-0으로 앞서나가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후반 30분 살라는 벤치로 불러들였다. 안필드를 가득 메운 홈 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쳤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나란히 2골 2도움을 올린 살라와 피르미누에게 평점 10, 만점을 부여했다. 살라는 4개의 슛을 모두 유효슛으로 만들었고 그 중 2개를 골로 완성시켰다. 드리블도 3차례 모두 성공시켰다.

 

 

UEFA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 후 클롭 감독은 “이러한 폼의 살라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며 “첫 번째 골은 천재적인 슛이었고 추가골 또한 훌륭한 플레이였다”고 감탄했다.

이어 “살라는 평범치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그가 이렇한 경기력을 계속 뽐낼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며 “지난 여름 그를 영입해 매우 행복하다”고 전했다.

친정팀의 수장 디 프란체스코도 놀라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살라는 후안 제주스와 1대1 상황을 자주 가졌는데, 리버풀의 스리톱을 상대로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며 “우리는 공중볼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첫 실점이후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다만 살라가 물러난 뒤 아쉬움이 남았다. 후반 36분 리버풀 수비수 데얀 로브렌이 전방으로 한 번에 넘어온 롱 패스를 잘라내지 못했고 이를 트래핑 한 에딘 제코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이어 후반 40분 제임스 밀너의 핸드볼 반칙이 나오며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디에고 페로티가 만회골을 넣으며 리버풀로서는 뒷맛이 좋지 않은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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