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우리은행 17연승 저지, 신한은행 '열정의 3전4기'
상태바
우리은행 17연승 저지, 신한은행 '열정의 3전4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26 2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막후 최다 16연승 우리은행 의식 않으면서도 성탄절 반납…김단비는 마지막 레이업슛으로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춘천 우리은행의 연승을 저지한 팀은 역시 라이벌 인천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이 3전4기로 질풍노도의 라이벌 우리은행을 잡았다. 신한은행은 올시즌 처음으로 우리은행전에서 웃었고 개막 후 최다 16연승 신기록을 세웠던 우리은행의 연승행진은 멈춰섰다.

신한은행은 2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카리마 크리스마스(17득점, 9리바운드, 5어시스트, 3스틸)와 김단비(16득점, 3점슛 2개, 9리바운드)의 득점 지원과 함께 효과적인 수비로 우리은행을 61-55로 꺾었다.

우리은행과 올시즌 세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졌던 신한은행은 4라운드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이기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16연승을 달리면서도 자주 접전을 벌이며 힘겨운 연승 행진을 이어왔던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용인 삼성전 이후 이틀만에 가진 경기가 다소 부담이 됐는지 4쿼터 막판 체력과 집중력 저하로 끝내 무릎을 꿇었다.

▲ 인천 신한은행 선수들이 2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춘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승리, 우리은행의 개막 후 16연승 행진을 저지한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크리스마스 반납하고 훈련, 그래도 우리은행전은 한 경기일 뿐

신한은행은 우리은행과 경기를 앞두고 크리스마스까지 반납했다. 우리은행을 반드시 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지난 22일 청주 KB스타즈와 경기에서 70-74로 진 것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시 잡기 위함이었다.

현재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 제시카 브릴랜드가 부상을 당해 정상 전력이 아니다. 지난 20일 삼성과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4주 결장이 확정됐다. 이에 부상 대체선수로 티아나 호킨스의 영입을 확정했지만 다음달 2일에서야 데뷔할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크리스마스로 버텨야만 했다.

브릴랜드가 있었을 때도 우리은행에 졌던지라 정인교 감독은 22일 KB전 패배 이후 선수들과 훈련을 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브릴랜드가 빠지면서 전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집중력이 떨어져 역전당하는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바로잡고자 했다. KB전 패배 역시 막판에 역전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한 것이 굳이 우리은행전 때문만은 아니었다. 우리은행전이 아니어도 신한은행으로서는 다시 한번 마음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정인교 감독은 "우리은행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어느 팀과 맞붙어도 우리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만 하자는 마음을 갖고 들어가자고 얘기했다"며 "또 우승에 대한 집착보다는 한경기, 한경기에 집중하자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우리은행전 수훈선수로 뽑힌 뒤 방송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훈련 때 따로 다짐한 것은 없었다"며 "오히려 놓치는 경기로 편하게 생각하자고 했다. 그냥 한경기일 뿐이었고 하고 싶은 것만 다하자고 선수들과 얘기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막판까지 경기를 잘 푸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인천 신한은행 김단비(오른쪽)가 2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춘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초반에 안된 수비, 후반 집중력으로 살아나다

정인교 감독은 "경기 전에 선수들과 우리은행을 60점대 이하로 막아보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수비는 경기 초반 생각만큼 잘 되진 않았다. 게다가 2쿼터에는 신한은행의 공격이 단 8점에 묶이면서 1, 2쿼터 전반을 22-30으로 뒤졌다.

신한은행의 수비가 살아난 것은 3쿼터 중반부터였다. 크리스마스와 윤미지(3득점, 4리바운드)의 적극적인 수비 리바운드 속에 우리은행의 공격을 묶는 사이 최윤아(9득점, 6리바운드)와 크리스마스의 연속 득점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적극적인 수비 벽에 막혀 5분 가까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고 그 사이 점수차는 1점으로 줄었다.

결국 3쿼터는 신한은행이 1, 2쿼터의 8점차를 모두 지워버리는 시간이 됐다. 41-41 동점에서 4쿼터를 맞이했다.

경기는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으로 흘러갔다. 우리은행이 사샤 굿렛(12득점, 6리바운드)의 골밑 득점으로 종료 2분 46초를 남기고 53-52로 한발 앞서갔다. 그러나 신한은행도 곧바로 반격했다. 크리스마스가 골밑 득점을 성공시키면서 굿렛의 파울까지 유도하며 3점 플레이를 만들어내 55-53으로 오히려 달아났다.

임영희(6득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2점슛 시도를 막아낸 것은 김연주(3득점, 5리바운드)였다. 김연주는 임영희가 2점슛을 던지려할 때 미리 점프, 블록을 성공시켰고 곧바로 공격권을 가져왔다. 김연주가 기록한 신한은행의 유일한 블록으로 경기 분위기는 단숨에 신한은행으로 넘어왔다. 이어 임영희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룰 크리스마스가 모두 넣으며 57-5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 인천 신한은행 김연주(왼쪽)가 26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춘천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승리, 임영희의 2점슛 시도를 블록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에이스 김단비의 마지막 레이업 득점, 우리은행을 격침시키다

우리은행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귀중한 공격권에서 임영희가 굿렛의 발에 걸리면서 넘어져 신한은행으로 공격권이 넘어가기도 했다. 샤데 휴스턴(8득점, 3리바운드)의 자유투 2개 성공으로 종료 55초를 남기고 55-57로 다시 쫓아갔지만 신한은행은 곽주영(8득점, 4리바운드)의 골밑 득점으로 종료 31초전 59-55를 만들었다.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올수록 우리은행은 더욱 당황했다. 양지희(12득점, 9리바운드)는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고 이후 4점차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하게 3점슛을 던지다가 크리스마스의 수비 리바운드에 걸렸다. 이후 크리스마스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단비가 종료 1초전 골밑 레이업슛을 넣으면서 승패가 결정됐다.

이날 신한은행은 3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34개의 우리은행에 앞섰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16-5로 크게 앞서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냈다. 2점슛은 67개를 던져 21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해 성공률이 30%대에 머물렀지만 이길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내면서 공격권을 많이 가져왔기 때문이었다.

또 외국인 선수 크리스마스는 사실상 풀타임이나 다를바 없는 36분55초를 뛰면서 9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5개의 어시스트와 3개의 스틸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인 수비를 펼친 것이 우리은행의 연승 행진을 끊은 원동력이었다. 우리은행을 의식하지 않으면서 마음을 비우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은 것이 신한은행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