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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고난과 시련 블로킹해낸 '연습생 신화' 김철홍의 재이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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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고난과 시련 블로킹해낸 '연습생 신화' 김철홍의 재이륙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2.27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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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방출 시련 딛고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 부름받고 다시 날아오르다

[수원=스포츠Q 박현우 기자] "안 데리고 왔으면 큰 일 났을 뻔했다. 복덩이다."

김종민(40) 인천 대한항공 감독이 수원 한국전력전을 어렵게 이긴 후 김철홍(33)에 대해 던진 칭찬이다.

김철홍은 2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 원정경기에서 블로킹 6개 포함, 12점을 올리며 팀의 3-2(25-22 22-25 23-25 25-20 15-9)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철홍(오른쪽)이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전에서 서재덕의 원핸드 블로킹을 피해 연타를 시도하고 있다.

한때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던 그이기에 이날 MVP로 뽑힌 것이 의미 있었다.

무릎 연골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던 김철홍은 시즌 후 전 소속팀 구미 LIG손해보험에서 방출됐다. 선수 생활에 큰 위기가 온 것.

하지만 그는 김종민 감독의 부름을 받아 코트에서 계속 뛸 수 있었다. 대한항공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최근 5경기에서 21개의 블로킹을 기록, 34개 남은 통산 9번째 400블로킹에도 한 걸음 더 다가갔다.

◆ 수련선수 신화 쓴 뒤 찾아온 시련

김철홍의 프로생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신장이 센터 치고는 작은 195cm에 불과했기 때문에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다. 그는 연습생인 수련선수 신분으로 프로 원년인 2005시즌을 맞이했다.

배구를 언제 그만둬야 할지 모르는 신분이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그 결과 네 번째 시즌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김철홍은 2007~2008시즌 34경기에 출전하며 LIG손해보험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2012년 11월 20일 한국전력전에서는 V리그 통산 11번째로 300블로킹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300블로킹을 달성하는 데 7년이 걸린 것과는 달리, 다음 50개를 채우는 데는 2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김철홍은 지난해 1월 22일 한국전력전 이후 무릎 연골 부상으로 올 6월까지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그는 9년간 몸담았던 친정팀에서 방출당해 하루 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됐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철홍(왼쪽)이 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전에서 블로킹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이날 블로킹 6개를 잡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 김종민 감독 부름으로 대한항공행, "아직 부족하다"

은퇴 위기에 몰린 김철홍을 구원해준 이는 김종민 감독이었다.

김철홍은 "지난 6월 10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방출 공시가 뜨고 전화벨이 울렸다.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만약 그날 김철홍이 무릎에 부담을 느껴 선수 생활을 포기했다면 이날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아내와 의논한 끝에 선수 생활에 미련이 남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역 연장을 굳힌 김철홍은 지난 10월 23일, 1년 9개월 만에 코트에 섰다.

하지만 김철홍은 김 감독의 마음을 100% 만족시키지는 못했다. 그는 "처음 팀에 들어왔을 때 몸이 만들어져 있지 않아 몇 달 동안 고생했다"며 "우연히 기회가 와서 뛰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주문하시는 것도 많고 경기 중간에도 블로킹 때문에 혼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김 감독은 "나에게 가장 욕을 많이 먹고 있다. 운동을 설렁설렁 하는 편이라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말을 잘 듣고 열심히 따라와줘 고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철홍(오른쪽)이2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전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김철홍은 지난 우리카드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부상으로 빠져있는 기존 주전 센터 김형우(32)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고 있다. 그러나 그의 활약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모른다.

무릎 연골이 좋지 않은 김철홍은 "다행히도 무릎 상태가 나빠지고 있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이상 신호가 오면 배구를 그만 둬야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태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부상과 방출의 시련을 이겨낸 김철홍이 앞으로 더 멀리 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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