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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호, 중동 3연전 '중동 전문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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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호, 중동 3연전 '중동 전문가'에 달렸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03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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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이근호·조영철 등 공격자원 활약 기대…한국영도 허리서 중책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가운데 3위"라는 말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란, 일본 등과 함께 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목표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변화하라(Time for Change)'라는 슬로건을 가슴에 품은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적지 않은 중동파가 있다. 골키퍼 포지션을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20명 가운데 6명이 중동리그에서 뛰고 있다. 전체 30%라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더구나 이들이 대표팀의 주전을 차지하는 등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면 중동파의 활약이 아시안컵 정상 도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게다가 역대 한국 축구가 중동의 벽에 종종 가로막혀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것만 생각한다면 중동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간다.

오는 9일부터 호주에서 벌어지는 AFC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와 함께 A조에 편성되어 있다. 개최국 호주가 최소 조 2위를 차지한다고 봤을 때 한국은 오만, 쿠웨이트 등 중동의 모래바람을 헤쳐나가야 한다. 오만이나 쿠웨이트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69위)보다 낮은 93위와 124위라고 하더라도 결코 무시할만한 상대는 아니다.

◆ 조영철-이근호-남태희 트리오, 공격 물꼬 특명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白戰不殆)란 말이 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얘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나서는 중동파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중동 축구의 내성을 키우고 적응한 이들의 활약은 오는 4일 오후 6시 시드니 퍼텍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중요한 요소다. 나아가서 오만, 쿠웨이트 등 조별리그에서 만날 두 중동팀과 경기에서도 유용하다.

중동파 6명 가운데 절반이 최전방 공격자원이다. 나란히 등번호 9번부터 11번까지 받은 조영철(26·카타르SC), 남태희(24·레퀴야), 이근호(30·엘 자이시)다.

박주영(30·알 샤밥)의 대표팀 낙마와 이동국(36·전북 현대), 김신욱(27·울산 현대)의 부상으로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한 가운데 현재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을 수 있는 공격 자원은 이들이다. 물론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과 이청용(27·볼턴 원더러스)이 있긴 하지만 원톱까지는 아니다.

이에 비해 조영철과 이근호는 원톱으로 설 수 있는 자원이다. 물론 전통적인 원톱은 아니다. 조영철은 '가짜 9번'으로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득점을 지원하고 이근호 역시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아니다. 남태희는 '카타르 리그의 메시'라고 불릴 정도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역시 스트라이커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손흥민과 함께 가장 득점력이 있는 선수들이기에 사우디아라비아의 골문을 열려면 이들의 활약은 절대적이다. 조영철은 아직 A매치 데뷔골이 없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인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남태희 역시 골 결정력을 갖고 있다.

더 기대를 모으는 선수는 이근호다. A매치 70경기에서 19골로 3.6경기당 한 골의 득점력에 그치고 있지만 중동팀에 유독 강했다. 19골 가운데 11골이 모두 중동전에서 나왔다.

아직 젼력과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기분좋게 이기려면 조영철, 이근호, 남태희가 살아나야만 한다. 이들의 공격력 부활은 오만, 쿠웨이트로 이어지는 A조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도 필요하다.

◆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중앙 수비수 곽태휘, 안정된 수비망 구축

또 다른 중동파는 이명주(25·알 아인)과 한국영(25·카타르SC), 곽태휘(34·알 힐랄) 등이다. 조영철, 남태희, 이근호와 달리 수비쪽에 있는 선수다.

이 가운데 이명주는 공격과 수비를 넘나든다. 선발로 나선다면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지만 공격 쪽으로 올라가 앞선을 지원할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국영과 곽태휘는 확실하게 수비 쪽을 맡아줄 선수다. 안정된 수비망을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책임이다.

한국영은 이미 기성용과 함께 수차례 호흡을 맞췄다. 기성용과 한국영의 조합은 이미 브라질 월드컵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전체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기대만큼 활약해주지 못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고 쓰는 카드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는 기성용의 투입이 불투명하다. 퀸즈파크 레인저스와 경기를 치른 뒤에 호주로 날아오느라 합류가 제일 늦었다. 11시간의 시차와 비행시간, 20경기 가운데 19경기나 선발로 나선 기성용에 대한 체력 안배까지 고려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나선다고 해도 경기력 점검과 몸풀기 차원에서 후반 중반 이후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영은 새로운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가장 유력한 선수는 박주호(28·마인츠)다. 기성용의 부상과 체력 저하라는 암초에 부딪혔을 경우 둘의 조합이 얼마나 맞느냐가 대표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곽태휘는 수비의 맏형으로서 든든히 지켜줘야 하는 특명을 맡았다. 포백에서는 차두리(35·FC 서울)가 맏형이지만 가벼운 부상이 있어 사우디아라비아전 출전이 불투명하다. 또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인 반면 곽태휘는 골문 앞에서 상대 선수들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중앙 수비수다.

현재 중앙 수비진에는 곽태휘를 제외하면 모두 20대 선수다.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은 A매치 29경기에 브라질 월드컵까지 출전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안정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경우 김주영(26·FC 서울)이나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곽태휘와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A매치 출전 경험이 4경기와 7경기로 적다. 국제경기 경험이 적다는 얘기다. 장현수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긴 했지만 아시안컵은 한 단계 높은 경기다.

결국 후배들과 함께 대표팀의 중앙 수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려면 곽태휘의 풍부한 경험이 중요하다. 차두리 없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면 곽태휘는 팀내 최고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역할까지 담당해야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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