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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련사 만나 '진짜 프로'로 진화하는 정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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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련사 만나 '진짜 프로'로 진화하는 정효근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5.01.07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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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 외곽슛 능력까지 갖춰…동부전 '알토란' 3점슛 4개로 승리 일등공신

[스포츠Q 박현우 기자] 한양대 3학년 재학 중에 프로에 도전장을 내민 정효근(22·인천 전자랜드)이 '명조련사'의 지도를 받으며 '진짜 프로'로 성장하고 있다.

정효근은 6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홈경기에서 3점슛 4개로 14득점을 올리고 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소속팀 전자랜드의 80-75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31분52초를 뛰며 개인 최장시간 출전기록을 세운 정효근은 프로 데뷔 개인 최다득점과 최다리바운드 타이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점슛 4개 역시 자신의 개인 최다 3점슛 기록이다.

특히 3쿼터 46-46 동점 상황에서 터뜨린 3점슛 연속 2개와 경기 종료 29초를 남기고 성공시킨 3점슛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외곽포를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 정효근이 6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홈경기서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양희종, 차바위 키워낸 명조련사 유도훈 감독의 지도

이승현(22·고양 오리온스)이 전체 1순위로 뽑힌 2014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의 선택을 받은 정효근은 점점 팀내 공격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도 정효근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도훈 감독은 동부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중요할 때마다 알토란같은 3점슛을 넣어줬다. 앞으로 자신감을 가지면 좋겠다"고 신인 선수의 활약을 칭찬했다.

유 감독은 2006~2007시즌 도중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 감독으로 부임해 2007년 입단한 양희종(31·KGC인삼공사)을 신인왕으로 키워냈다. 2012년에는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차바위(26)에게 납조끼까지 입혀가며 다이어트를 시켜 프로무대에 맞는 몸을 만들어냈다.

이런 유 감독의 눈에 큰 신장과 외곽슛 능력을 갖춘 정효근이 들어왔다. 정효근은 201cm의 장신이지만 대경정산고 시절에는 가드를 맡았을 만큼 돌파와 패스, 득점력에서 모두 뛰어나다. 대학 3학년이던 지난해 프로 조기 진출에 도전하면서도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정효근은 프로 적응에 애를 먹었고 전자랜드도 한때 9연패 수렁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서둘지 않고 정효근을 키우는데 주력했다. 정효근을 국가대표로 만들어보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애정을 쏟고 있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는 몇 년간 국가대표를 내지 못했다. 이제는 배출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바로 정효근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 정효근(오른쪽)이 6일 인천 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동부의 경기에서 김주성을 수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를 위해 정효근은 매일 아침 40분씩 줄넘기를 하고 있다. 유 감독은 "허재(50·전주 KCC 감독) 형도 따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한 것이 아니라 줄넘기로 체력과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 감독의 정효근에 대한 기대는 동부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도 나타났다. 유 감독은 "원래 첫 시즌에는 프로무대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많이 시키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지만 주태수(33)가 부상 중인 것도 있고 정효근은 잘하는 선수라서 경기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감독님 주문 잘 빨아들여 국가대표까지 가겠다"

이날은 김주성(36·동부)이 KBL 통산 리바운드 단독 2위에 오른 날이기도 했다. 김주성은 1쿼터에 기록한 경기 첫 번째 리바운드로 통산 3830개째를 잡아내며 영광의 순간을 맞이했다.

정효근은 대기록을 쓴 김주성 앞에서도 결코 주눅들지 않았다. 원래 대학 무대에서 파워포워드였고 201cm의 큰 신장을 가진 정효근에게 김주성은 말 그대로 교과서같은 선수였다.

김주성과의 맞대결에 대해 정효근은 "선배님을 보면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연습경기 때 인천 아시안게임 차출로 보지못했는데 오늘같이 패스하면서 쉽게 농구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게 느껴진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아울러 "프로에서 전문적인 파워포워드가 아닌만큼 패스를 많이 보고 배우게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 좋은 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효근은 4쿼터 3점슛을 성공시킨 후 바로 턴오버와 파울을 범하며 동부에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그의 실수 때문에 전자랜드는 동부에 76-75까지 쫓겼다. 다행히 주장 리카르도 포웰의 마지막 4득점 활약으로 승리했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수비 미스가 많았다. 요령있는 수비를 많이 배워야 한다"며 "지금은 시즌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인지하고 자기 발전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효근(오른쪽)이 유도훈 감독의 지도 아래 프로선수로서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2014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에 지명된 후 유도훈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효근. [사진=스포츠Q DB]

정효근은 "감독님이 주문하는 것을 빨아들이고 잘 배워가면 1~2년 안에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정효근은 "시즌이 끝난 뒤 모래주머니 차고 훈련할 것 같다고 선배들에게 들었다. (차)바위형 납조끼 이야기도 들었다"며 "좋으면서도 은근히 무섭다"고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나타냈다.

3학년을 마치고 프로에 들어온 정효근은 "프로에 빨리와서 문제점을 일찍 알게 됐다. 이 부분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며 "프로는 신장도 크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모두 적극적으로 붙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감독이 자신에 대해 잘해서 투입한다고 한 부분에는 "처음에는 화려한 자기 농구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시즌 초 9연패할 때 팀에 도움이 되지못해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변화의 계기를 밝혔다.

이어 "리바운드 최하위인 팀을 위해 리바운드, 노마크일 때는 3점슛을 기록하며 하나씩 팀에 필요한 것을 찾아하고 있다"고 최근 맹활약의 비결을 설명했다.

유 감독의 기대대로 국가대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정효근은 "명단에 이름만 올리는 것은 싫다. 주전이 돼서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야망을 나타냈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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