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1 06:31 (수)
[SQ스페셜] ① '연아키즈 2세대' 김예림·유영이 꿈꾸는 '키스 & 크라이'
상태바
[SQ스페셜] ① '연아키즈 2세대' 김예림·유영이 꿈꾸는 '키스 & 크라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2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생 유망주 김예림·유영, 입문 4년만에 내셔널 타이틀 시니어 상위권 점령, 한국 피겨 내일을 밝히다

[300자 Tip!] 고인 물은 썩고 흐르는 물은 언제나 신선하다. 이를 스포츠 현장에 대입해본다면 역시 세대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종목이 발전한다. 특정 선수가 오랫동안 스타로 군림하고 그의 뒤를 이을 후배들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침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김연아(25) 은퇴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지금 상황을 보면 충분히 긍정적이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후배들이 계속 발굴되고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예림(왼쪽)과 유영은 오는 3월이면 각각 6학년과 5학년으로 올라가는 초등학생. 그러나 피겨종합선수권대회에서 시니어부문 4위와 6위에 각각 르며 중고등학생 언니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새로운 과도기를 맞았다. 이제 세계 피겨스케이팅을 주름잡던 김연아는 더이상 빙판에서 연기를 펼치지 않는다.

김연아가 없는 것이 아쉽지만 그의 뒤를 이을 후배들이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박소연(18·신목고)과 김해진(18·과천고)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렇다면 평창 이후에는?

김연아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을 당시 박소연과 김해진이 초등학생 유망주로 기대를 얻었던 것처럼 현재 초등학생 선수들이 평창 이후 에이스가 될 것이다. 이들은 2022년 중국 베이징 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바라볼 것이다.

벌써 초등학생 선수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던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서는 두 초등학생 선수들이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냈다.

김예림(12·군포양정초 5년)과 유영(11·과천문원초 4년)은 비록 입상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무대에서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들이 펼칠 수 있는 연기를 펼쳤다. 처음 시니어 부문에 출전했음에도 각각 4위와 6위의 결과를 얻어내 미래 한국 피겨의 주역으로 떠오를 것임을 예고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예림이 지난 8일 종합선수권 시니어부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김예림은 쇼트프로그램뿐 아니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박소연과 비슷한 기술점수를 받아 뛰어난 기술력을 평가받았다.

◆ 처음으로 치른 시니어 부문 실전에서 당당한 상위권

김예림과 유영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선수들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전국피겨꿈나무대회부터 '될성 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다. 김예림은 당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유영 역시 쇼트, 프리 3위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치른 주니어대회인 랭킹전에서는 이들은 2위와 5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결국 시니어 데뷔전인 종합선수권에 출전한 김예림과 유영은 전체 순위에서 각각 4위와 6위에 오르며 중고등학생 언니들 못지 않은 연기를 펼쳤다.

김예림과 유영의 경기를 유심히 지켜본 구동회(51) 올댓스포츠 대표는 그들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구 대표는 "두 선수 모두 점프를 무리없이 뛴다"며 "아직 초등학생이어서 경험이 적기 때문에 프로그램 구성 점수만 낮게 나왔을 뿐 장래가 밝다"고 평가했다.

그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김예림과 유영의 기술은 종합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소연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박소연의 기술 기본점수는 30.23점이었다. 여기에 가산점(GOE)를 더해 34.81점을 받았다. 그런데 김예림은 기술 기본점수가 박소연보다 높은 33.33점이었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연속 점프 과정에서 실수가 나온 때문이었다. 그래도 GOE까지 34.38점으로 박소연과 큰 차를 보이지 않았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유영이 지난 8일 피겨종합선수권 시니어부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연기를 하고 있다. 유영은 아직 실전에서 트리플 연속 점프를 뛰지 않지만 스핀에서 레벨 4를 받았다.

유영도 마찬가지. 아직 실전에서 트리플 연속 점프를 뛰지 않는다. 하지만 스케이팅 기술이 좋아 레이백 스핀이나 플라잉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기술점수가 32.45점으로 박소연보다 2점 정도밖에 낮지 않았다.

역시 결정적으로 박소연과 김예림, 유영의 순위를 가른 것은 바로 프로그램 구성 점수다. 박소연은 프로그램 구성에서 25.59점을 받았지만 이들은 18~19점대에 그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김예림의 기술점수가 오히려 더 좋았다. 박소연이 실수한 탓도 있지만 김예림은 기술에서 63.62점을 받아 박소연(61.54점)을 앞섰다. 유영은 점프에서 두 차례 실수 때문에 기술점수가 57.41점으로 낮긴 했지만 결코 크게 뒤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김예림은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던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출전했다. 처음에는 4위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기술점수는 평소에 하던 것을 그대로 했는데 잘 나왔다. 앞으로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유영은 "클린 연기를 펼치고 기술 점수를 높이는 것이 첫 목표였다"며 "10위권에 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6위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예림이 지난 9일 피겨종합선수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아직 프로그램 구성에서는 중고생 언니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종합 4위에 오른 것은 큰 성과다.

이들은 또 욕심쟁이들이다.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피겨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을만한데 자신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고 당차게 말한다.

김예림은 "현재 트리플 연속 점프를 뛰고 트리플 점프도 몇 개하고 있는데 빨리 완벽하게 마스터하고 싶다"며 "특히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연속 점프 과정에서 착지가 불안정했다. 조금 더 보완해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영은 "올해 첫 승급심사에서 8급에 오르려면 트리플 연속 점프를 뛰어야 한다"며 "훈련에서는 잘 되고 있지만 아직 실전에서 쓸 정도까지는 아니다. 완벽하게 보완해서 8급 합격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연아 밴쿠버 연기보고 피겨 시작, 진정한 '연아 키즈'

김예림과 유영이 4위와 6위에 오른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말할 수도 있다. 김연아는 초등하교 졸업을 한 달 앞두고 2003년에 종합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해진 역시 2010년에 종합선수권에서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타이틀을 따냈다. 두 선수는 한국 피겨에서 종합선수권에서 우승한 초등학생 선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도 12세 때는 시니어가 아닌 주니어 등급이었다. 한국 피겨는 나이가 아닌 등급에 따라 노비스, 주니어, 시니어를 나누는데 시니어 부문에 출전하려면 7급 이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김예림과 유영은 벌써 시니어 등급인 7급을 따냈다. 그야말로 초고속 승급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유영이 지난 9일 피겨종합선수권 시니어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유영은 시니어 데뷔전에서 10위권에 들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6위까지 올랐다.

[SQ스페셜] ② 포스트 평창은 '클린', 소연을 닮고픈 연아 워너비로 이어집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