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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포스트 평창은 '클린', 소연을 닮고픈 연아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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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포스트 평창은 '클린', 소연을 닮고픈 연아 워너비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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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유영, 초등학생 피겨 유망주 선두주자…서로 다른 스타일로 발전 가능성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박소연이나 김해진 등을 비롯해 현재 중고등학생들이 '연아 키즈 1세대'라면 김예림과 유영은 2세대다.

어떻게 보면 이들이 진정한 의미의 '연아 키즈'다. 김연아가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보고 피겨에 입문했다. 박세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우승을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선수들이 '세리 키즈'이듯 이들도 김연아의 연기에 빠져 피겨를 시작했다.

2010년 8월부터 본격적인 개인 레슨을 받은 김예림은 두달만에 초급, 이듬해 3월 1급이었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급을 올리기 시작했다. 2013년까지만 해도 4급이었다가 지난해 세차례 승급 심사를 통해 5급에서 7급까지 연속해서 따냈다.

유영 역시 마찬가지. 싱가포르에서 살 때 김연아 연기를 지켜보고 스케이팅을 시작한 그는 피겨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한국에 들어와 2010년 5월부터 피겨를 배우기 시작했다. 2013년 7월 3급에서 4급으로 올랐던 유영은 지난해 5월과 7월, 12월에 실시된 세차례 승급심사를 차례로 통과, 7급까지 올랐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예림은 벌써 트리플 연속 점프를 뛸 정도로 점프에 일가견이 있다. 트리플 연속 점프는 8급의 필수요소여서 오는 5월 승급 심사에서 최고 등급인 8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예림과 유영은 오는 5월 1차 승급 심사에서 8급을 노린다. 김예림을 지도하는 최형경(35), 차예뜰(25) 코치와 유영을 가르치고 있는 한성미(35) 코치 모두 8급 승급을 낙관한다. 워낙 기술 습득 속도가 빠르고 피겨에 열정적으로 임하기 때문에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고 평가한다. 이미 두 선수 악셀을 제외한 트리플 5종 점프를 마스터했다.

특히 김예림은 이미 실전에서 활용할 정도로 트리플 연속 점프를 완성했다. 8급에 오르기 위한 필수 요소가 바로 트리플 연속 점프다.

◆ 김예림 점프-유영 스케이팅, 장점과 개성 제각각

김예림과 유영의 장점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두 선수 개성도 뚜렷하다. 그런만큼 서로 다른 스타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김예림은 점프 기술이 뛰어나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실수가 있었지만 트리플 플립-트리플 루프 연속 점프는 그의 주특기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연속 점프도 뛰었다. 7급 이상이면 모두 뛸 수 있는 점프이긴 하지만 12살의 나이에 실전에서 쓸 수 있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김예림이 1년만에 4급에서 7급까지 오르며 어려운 점프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노력파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러 기술을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빠른 속도로 습득했다.

차예뜰 코치는 "한번 가르쳐주면 그 기술을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한마디로 가장 모범적인 학생의 표본"이라며 "처음 예림이를 봤을 때는 상당히 조용하고 내성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피겨를 할 때면 눈빛이 달라지고 다부지고 똑부러진다"고 칭찬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유영은 싱가포르 교포였으나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연기를 지켜본 뒤 한국으로 건너와 본격적으로 피겨를 시작했다. 불과 4년여만에 초급에서 7급까지 초고속 승급하며 시니어까지 올랐다.

또 최형경 코치는 "주 3회 훈련을 하는데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 또 코치가 요구하는 것은 그대로 따르고 훈련 시작 시간에 먼저 나와 연습하니까 그렇게 예뻐보일 수가 없다"며 "여기에 김연아처럼 정신력이 뛰어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실수하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체력을 보완하고 경험만 쌓는다면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반면 유영은 아직 점프 연기는 완벽하지 않지만 스케이팅 기술이 탁월하다.

어머니 이숙희(45) 씨는 "영이가 빙상장에서 즐겁게 놀면서 스케이트를 시작한 것이 스케이팅 기술을 키웠던 것 같다"며 "지금도 스케이트 타는 것을 보면 발놀림이 탁월하다. 아직 트리플 연속 점프를 실전에서 뛸 정도로 완벽하게 습득한 것은 아니지만 노는 것처럼 즐겁게 훈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성미 코치는 "어떤 순간에 어떻게 점프를 뛰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다"며 "아직 점프에 있어서는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스케이팅 기술이 뛰어나고 점프 연결 동작이 부드럽게 들어가기 때문에 장래가 촉망된다"고 밝혔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예림은 타고난 노력파인데다 정신력까지 뛰어나다. 4년여동안 주 3회 훈련을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은데다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실수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 김연아는 당연히 워너비, 소연 언니 닮고 싶어요

김예림과 유영 모두 현재 과천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연아와 김해진이 처음 피겨에 입문해 꿈을 키웠던 바로 그곳이다. 김연아가 첫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보고 피겨를 시작한 이들에게 어쩌면 가장 딱 맞는 훈련장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만큼 이들의 워너비는 단연 김연아다. 피겨 선수로서 김연아를 닮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은 김연아 외에 누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소연을 꼽았다.

김예림은 "소연 언니는 점프를 뛰면 굉장히 멋있게 뛴다. 높이도 좋고 스피드도 빠르다"며 "멋있는 점프가 되려면 스피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체력을 키우고 스피드도 늘려 점프를 멋지게 뛰고 싶다"고 말했다.

유영도 "소연 언니가 역시 멋있는 점프를 뛴다"며 "소연 언니처럼 뛰려면 체력이나 근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나이는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된다. 세계 무대 시니어에 출전하려면 2019년 또는 2020년이 되어야 한다. 아직 4~5년 정도가 남았다. 그러나 이 기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부상으로 정체기를 겪을 수도 있고 갑자기 키가 커지면서 성장통 때문에 무릎이 좋지 않아 한동안 고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능성만큼은 지도자는 물론이고 피겨계도 인정한다. 정상적으로 성장해주고 발전한다면 2022년 동계올림픽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유영은 아직 점프 기술에서는 김예림보다 약간 부족하지만 스케이팅이 탁월하다. 스케이트장에서 즐겁게 놀면서 스케이팅 기술을 익혔고 감각까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재후기] 한성미 코치는 "김예림과 유영이 뛰어난 성적을 올렸고 8급 승급이 유력하긴 하지만 이들이 한국 피겨를 이끌어간다고 확고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토록 제자들을 칭찬해놓고서 무슨 얘기일까? 기량이 뛰어난 유망주가 쑥쑥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선수권에서 시니어 부문에 출전한 여자 선수가 36명 가운데 초등학생 선수만 8명이다. 이 가운데 7명이 쇼트프로그램 24위 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을 치렀다. 또 10위권에 든 선수는 김예림, 유영과 9위에 오른 임은수(12·응봉초)까지 3명이나 된다. 이에 대해 차예뜰 코치는 "예전 같으면 최종 합계 140~150점대면 메달권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10위권까지 밀려날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그만큼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됐다는 얘기다. 김예림과 유영 등 현재 초등학생 선수들이 한국 피겨의 희망인 이유다.

[SQ스페셜] ① '연아키즈 2세대' 김예림·유영이 꿈꾸는 '키스 & 크라이'로 돌아가시려면.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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