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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신뢰 가득' 서정원, FA컵 4강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도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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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신뢰 가득' 서정원, FA컵 4강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도 이끌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0.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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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팀이 어수선한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돌아와 큰 힘이 됐다.”

수원 삼성 골키퍼 신화용이 승부차기에서 3연속 선방을 해내며 팀을 FA컵 4강에 올려놓은 뒤 서정원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경기는 지난 8월 성적 부진으로 팀에서 떠난 서정원 감독이 복귀한 뒤 치르는 첫 경기였다. 유럽에 머물던 서정원 감독은 채 시차적응도 마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렀지만 선수들이 똘똘 뭉쳐 승리를 일궈냈다.

 

▲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전에 복귀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1-0으로 앞서가던 수원은 후반 막판 한 골을 내주며 연장에 돌입했고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다.

ABBA 방식으로 진행된 승부차기에선 신화용이 1,2,3번 키커의 슛을 모두 막아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신화용은 “1,2,3번 키커의 슛을 모두 막은 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처음인 것 같다”"며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막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신화용은 “후배들에게 서정원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자고 했다”라며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둔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크다”던 서정원 감독이지만 쉽게 감독 자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자신의 부진으로 인해 자녀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기 때문. 그럼에도 서 감독은 “돌이켜보면 잘못된 선택”이었다며 “팀이 힘든 상황에서 사퇴했다는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당초 서 감독이 사의를 표명하자 구단에선 이를 즉각 수리하지 않고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상주 상무에서 복귀를 앞뒀던 홍철과 팀 외국인 선수 데얀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염기훈과 신화용 등 베테랑들은 서 감독의 집까지 찾아가 사퇴를 만류했다.

결국 서 감독의 복귀를 이끈 것도 구단과 선수단의 적극적인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유럽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는데 구단주께서 계속 복귀를 요청하시고 선수들도 연락을 취해와 용기를 냈다”며 “내가 떠난 뒤 수원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 복귀 결심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 수원이 승부차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FA컵 4강에 진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서 감독은 “선수들이 나 때문에 모든 힘을 쏟아내더라. 선수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나이 많은 베테랑 선수들이 끝까지 무너지지 않고 팀을 이끌었다”며 “가슴이 아팠다. 고맙지만 미안한 감정이 더 많이 든다”고 안쓰러운 마음을 표했다.

서정원 감독의 복귀에 찬반여론이 갈렸지만 이날 현장의 팬들은 서 감독의 이름을 외치며 힘을 전했다. 이 장면이 뭉클했다던 서 감독은 “사퇴 선언을 했던 모습을 보인 것 자체가 부끄럽고 미안하다.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올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올 시즌까지만 수원의 지휘봉을 잡겠다. 좋은 마무리를 하겠다는 게 유일한 목표”라며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아름답게 이별하겠다. 올 시즌이 끝나면 수원이 새 감독을 선임해서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은 현재 시즌 5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FA컵 4강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올라 있다. 1차전에서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2차전 홈경기가 남아 있어 얼마든지 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02년 이후 16년 만에 두 대회 동시 제패를 노리고 있는 수원이다.

서 감독은 “오늘 승리가 올 시즌 남은 경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남은 K리그 경기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잘 치르겠다”고 말했다.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에 나서던 수원은 서 감독 복귀 이후 곧바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안정을 찾았다. 선수들의 신뢰가 가득한 상황에서 서정원호 수원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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