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6:48 (월)
별들의 경쟁력을 보는 레전드 박정은의 시선
상태바
별들의 경쟁력을 보는 레전드 박정은의 시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19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참가, 후배 격려…"지금은 강해지는 과정, 선배 장점 흡수해 기량 향상될 것"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 선배들의 장점을 잘 흡수해 기량 향상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여자농구가 강해지는 과정이다.”

여자프로농구(WKBL)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 슈터가 던진 이야기라 더욱 의미심장했다. 통산 3점슛 1000개에 빛나는 박정은(38) 용인 삼성 코치가 올스타전을 통해 코트를 누비는 후배들을 격려하며 용기를 불어넣었다. 아울러 앞으로 여자농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갖춰야 할 것들도 조언했다.

18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WKBL 올스타전에 참가한 박 코치는 남부선발팀 코칭스태프의 일원으로 벤치를 지켰다.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였기 때문에 특별히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골이 터졌을 때 웃으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별들의 축제를 마음껏 즐겼다.

특히 3점슛 콘테스트를 유심히 지켜본 그는 “정인교 감독님께 ‘우리도 같이 나가서 해요’라고 말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웃어보였다.

▲ 박정은 삼성 코치가 18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경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외국인 선수와 대등한 경기, "세계무대서 경쟁력 있다"

여자농구는 지난해 한 가지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드 금메달을 획득한 것.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변연하(청주 KB스타즈)와 이미선(용인 삼성), 신정자(구리 KDB생명)가 마지막 불꽃을 태운 무대였기에 더욱 뜻 깊었다.

아시아 최강 보위를 되찾은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위와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에 버금가는 도약을 꿈꾼다. 박정은 코치는 현재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선수들이 세계대회에서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날 올스타전은 1쿼터 5분이 지난 시점에서 남부선발이 베스트 5를 외국인 선수들로만 꾸렸고 중부선발은 2쿼터 시작과 함께 외국인 선수만 투입했다. 경기에 흥미를 주기 위해 WKBL이 이색적인 라인업을 꾸렸다. 강이슬(부천 하나외환)과 이승아(춘천 우리은행), 김단비(인천 신한은행) 등 국내선수들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관중들의 환호에 응답했다.

이에 박 코치는 “국내 선수 5명이 외국인 선수 베스트 5와 대등한 경기를 치르는 것을 보니 외국인 선수 제도에 적응한 것 같다”며 “세계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체적인 조건은 열세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인 스피드와 패기를 앞세운다면 서양 선수들과 비교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박정은 삼성 코치(왼쪽)가 18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변연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슛 적중률 떨어지지만 다른 부분에서 만회 가능

세계무대에 대한 희망을 발견했지만 분명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슛 적중률이 떨어졌다. 이날 신지현(하나외환)이 “우리팀 슈터들은 하루에 3점슛 500개 이상은 던지는 것 같다”며 훈련량이 많다고 강조했지만 올 시즌 리그 슈터들의 적중률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 44%로 1위를 차지한 정미란(KB스타즈)은 이번 시즌 36.5%로 떨어졌고 구리 KDB생명의 주득점원 한채진도 39%에서 30.8%로 크게 하락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박혜진(우리은행) 역시 종전 34.9%에서 29%까지 떨어졌다.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와 경기에서 슛 적중률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3점슛 콘테스트에 참가한 선수들은 초반 오른쪽 사이드 슛과 45도 각도에서 던지는 슛, 중앙에서 던지는 슛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뒤늦게 발동이 걸리기는 했지만 최대 30점을 올릴 수 있는 상황에서 10~15점에 그쳤다.

박정은 코치는 “예전에 뛰었던 언니들보다 슛이 잘 들어가지 않는 건 맞다”며 “그래도 신체적인 조건이 좋으니 몸싸움이나 제공권 다툼 등 다른 부분에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강이슬 등 신예 슈터가 등장하고 있으니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울러 현재 각 팀에 몸담고 있는 코치들이 2000년대 초반 세계대회에서 영광을 누렸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때 쌓은 노하우가 잘 전달될 것이라고 봤다.

박 코치는 “선수들이 선배들의 장점을 흡수해 기량 향상을 이룰 것이다”라며 “지금은 실력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무서운 팀이라는 인식을 줄 때가 또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