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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본색] '사전제작'이냐 '생방송 촬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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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본색] '사전제작'이냐 '생방송 촬영'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이승훈 기자
  • 승인 2018.11.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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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승훈 기자] ‘사전제작 드라마=실패’는 어느덧 옛말이 됐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용할 수 없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전제작 후 방송을 시작하는 드라마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세운 ‘미스터 션샤인’부터 tvN 전체 드라마 역대 시청률 4위에 이름을 올린 ‘백일의 낭군님’, JTBC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미스 함무라비’까지. 사전에 제작된 만큼 완성도 높은 영상미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이 더해져 안방극장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백일의 낭군님’, ‘계룡선녀전’ 포스터 [사진=tvN 제공]

 

사실 ‘사전제작 드라마’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방송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제작 방식이었다. 단지 대중들의 눈에 띌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해 ‘사전제작’이라는 장점을 내세우지 못했다.

때문에 사전제작 드라마는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도박’이라 불리며 쉽게 도전할 수 없는 분야로 치부됐다. 편성 문제와 광고 계약, 시청자들의 의견을 중간 중간 작품에 반영시킬 수 없다는 점도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 2016년, ‘사전제작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속설에 반기를 든 작품이 등장했다. 바로 KBS 2TV ‘태양의 후예’다. 다양하면서도 신선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던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던 해에 지상파에서 무려 38.8%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태양의 후예’는 방송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약 30개국과 수출 계약을 이뤄내 명실상부한 ‘사전제작 드라마’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태양의 후예’의 인기가 오직 사전제작이라는 이유로 직결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간의 양상을 살펴봤을 때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인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 방식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 포스터 [사진=tvN 제공]

 

이후 KBS 2TV ‘너도 인간이니?’, OCN ‘보이스2’, tvN ‘계룡선녀전’ 등이 100% 사전 제작과 반 사전제작 형태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방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빠듯한 스케줄로 촬영을 진행하던 ‘생방송 촬영’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에 시청자들은 높은 퀄리티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는 즐거움, 제작진들은 한결 여유로워진 촬영 일정으로 작품에 집중할 수 있어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체제가 완성되고 있다.

앞으로 방송 예정인 드라마 중에서도 사전제작의 형태를 취한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현빈과 박신혜가 출연하는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오는 12월, 이승기와 수지의 ‘배가본드’는 내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최태준과 수영, 찬성 등이 출연하는 ‘그래서 나는 안티팬과 결혼했다’도 반 사전제작 드라마로 현재 촬영을 진행 중이다.

한때는 흥행 불모지로 여겨졌던 사전제작이 이제는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 방식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수많은 성과를 이뤄내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전제작 드라마들이 또 어떤 결실을 얻으며 롱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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