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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 폐지에 뒷짐지는 블리자드… e스포츠 정식 종목화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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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 폐지에 뒷짐지는 블리자드… e스포츠 정식 종목화에 찬물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8.12.24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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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e스포츠가 최종적으로 가야 할 길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e스포츠 최고의 강점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다. 지난해 전 세계 게임 산업이 창출한 수익은 1379억 달러(한화 148조 5천억 원)이고 한국 게임산업도 4조 규모의 수익을 창출했다.

하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경제적 효과에도 일각에서는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는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한다. 이들은 e스포츠에 속한 종목이 공공재가 아닌 게임업체의 콘텐츠며, 기업의 결정으로 인해 종목이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e스포츠 대회를 폐지한다고 밝힌 공지[사진= 블리자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실제로 지난 14일(현지시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히오스) 개발팀을 축소하고 e스포츠 대회 개최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히오스의 프로 e스포츠 대회 '히어로즈 글로벌 챔피언십(HGC)'과 학교 대항전 '학교의 영웅'도 모두 중단된 상태다.

게임은 게임사가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블리자드가 강조했던 것처럼 게임은 지적 재산권이 존재하는 사유물이다. 블리자드가 히오스 개발진을 축소하고 HGC를 폐지한 것 역시 잘못된 행위라고 볼 수 없다.

문제는 블리자드가 HGC에 참여하는 선수, 스태프, 구단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블리자드의 이번 결정으로 많은 구단은 폐지를 결정했고,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졸지에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이들은 프로게이머를 그만두거나 다른 종목변경을 해야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블리자드의 결정은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는 것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종목이 없어진다면, e스포츠를 정식종목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게임을 사랑하고, 이 중에서 특출난 실력의 유저들이 모여 팀을 만든다. 조직이 체계화되면서 기업이 나서서 구단을 창단하고 계약을 통해 선수들에게 연봉을 제공한다. 이러한 팀이 많아지면 대회가 열리고 구단들은 경쟁을 시작한다. 하지만 한순간 자신이 참여한 리그가 사라졌다. 이들의 노력과 열정은 누구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사진= 젠지 e스포츠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수입성이 떨어지고, 인기도 없는 자신의 콘텐츠를 없애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블리자드를 사랑하는 게이머, 리그에 참가하는 모든 관계자, 팬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스스로 무너뜨린 셈이다.
 
HGC가 해체되는 상황에서 수준 높은 품격을 보여준 곳도 있다. 종합 e스포츠 게임단 Gen.G eSPORTS(젠지)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커뮤니티, 젠지 HotS팀에 대하여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며, 리그의 폐지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젠지는 HotS팀을 해체하지만 선수들을 위해 코칭 스태프로 성장할 수 있는 훈련 및 인턴십 기회, 젠지 스트리머로서의 활동기회, e스포츠 사업 전문가로서의 성장 등 커리어 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젠지의 선택은 충분히 박수를 받아야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야기한 블리자드의 결정에는 씁쓸함이 남는다.

e스포츠의 선두주자였던 블리자드는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의 라이엇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정상을 수성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은 필요하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선택한 '아름답지 못한 이별'은 스스로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했을 뿐 아니라 e스포츠의 정식 스포츠화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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