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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파죽지세 슈틸리케호, '기록도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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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파죽지세 슈틸리케호, '기록도 배고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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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풀어본 슈틸리케호의 도전...취임 4개월만에 성과 숫자에 담겨 있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그야말로 '슈틸리케 신드롬'이다. 일부에서는 호들갑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위기에 빠졌던 한국 축구를 불과 반년 사이에 확 바꿔놨다. '변화하라(Time for Change)'는 아시안컵 슬로건대로 한국 축구대표팀은 확실히 변화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6일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벌어진 이라크와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이정협(24·상주 상무)이 선제골 포함 1골 1도움을 올리고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추가골을 넣어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 축구대표팀은 가장 먼저 결승에 올라 31일 시드니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호주-UAE전 승자와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아시안컵을 통해 슈틸리케호가 많은 것을 이뤄냈다. 그러나 아직 도전할 것도 많다. 슈틸리케호가 아시안컵에서 썼던 위업의 기록과 앞으로 또 결승에서까지 써나갈 도전의 기록을 숫자로 풀어본다.

0 한국 축구, 역대 아시안컵 0점대 실점율

한국 축구에서 아시안컵은 영욕이 함께 했다. 1956년 홍콩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른 뒤 1960년 효창운동장에서 벌어졌던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런 역사는 과거에 묻혀진채 치욕의 패배 역사만 생각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96년 대회 이란과 8강전에서 2-6으로 참패한 것이다. 이란과는 악연이 깊어 2004년 대회에서도 8강에서 3-4로 무릎을 꿇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 두 경기에서만 10골을 잃었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 무실점으로 0점대 실점율을 달성했다. 2011년 대회까지 56경기에서 60실점을 기록했던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 5경기 무실점으로 61경기 60실점이 되면서 한 경기 평균 실점이 0점대가 됐다.

1 아시안컵 결승에 올라간 유일한 외국인 감독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 결승에 올라간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 됐다. 호주와 UAE의 감독 모두 자국 출신 지도자여서 이미 4강에 진출했을 때부터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이었다.

현재 아시안컵에서는 1988년부터 7회 연속 외국인 감독이 이끈 팀이 정상에 올랐다. 1988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정상으로 이끈 카를로스 알베르투 페레이라(브라질) 감독을 시작으로 한스 오프트(네덜란드, 일본 대표팀), 넬루 빙가다(포르투갈,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필립 트루시에(프랑스, 일본 대표팀), 지쿠(브라질, 일본 대표팀), 조르반 비에이라(브라질, 이라크 대표팀), 알베르토 자케로니(이탈리아, 일본 대표팀)가 그들이다.

한국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면 8회 연속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이 정상에 오르게 되고 슈틸리케 감독은 역대 8번째 아시안컵 우승을 이끈 외국인 지도자가 된다.

2 아시안컵이 끝난 뒤 한국의 AFC 내 위치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을 제치고 AFC 회원국 '넘버 투'가 된다. 한국은 이라크전 승리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의 산출 근거가 되는 점수에서 622점을 확보했다. 4강에 오르지 못한 이란이 이미 694점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이 이를 넘어서기는 어렵지만 대회 일정이 끝난 일본이 605점에 그쳤기 때문에 이를 제칠 수 있다.

현재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이 진행 중이어서 아프리카 팀들의 FIFA 랭킹의 상승도 예상돼 한국 축구의 2월 FIFA 랭킹이 얼마나 오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60위 이내로 재진입할 것이 유력하다. 다만 이란, 일본 등 한국보다 FIFA 랭킹에서 높은 팀과 대결하지 못하면서 점수를 더 챙기지 못한 것이 아쉽다.

4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 역대 결승진출

한국 축구는 이라크를 꺾음으로써 역대 네번째 아시안컵 결승에 올랐다. 우승을 차지했던 1956년 대회와 1960년 대회는 조별리그 뒤 토너먼트가 아니라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치러졌다. 역대 16차례 아시안컵 가운데 1회부터 4회까지는 라운드 로빈으로 치러졌고 다섯번째 대회부터 녹다운 토너먼트제도 도입됐다.

녹다운 토너먼트로 진행된 역대 12차례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10차례 출전했고 이 가운데 세차례 결승에 올랐기 때문에 결승 진출 확률은 30%에 그친다. 그런데 이 가운데 단 한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환하게 웃은 적이 없다.

1972년 대회에서 이란과 만나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1-2로 졌고 1980년에는 쿠웨이트에 0-3으로 완패했다. 1988년 대회에서는 사우디와 연장까지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 들어갔지만 3-4로 져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가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3전4기로 결승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다.

5 연속 무실점, 역대 아시안컵 무패 대회, 골을 넣은 한국 선수 숫자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에서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이 부분 신기록을 썼다. 역대 최장 기록은 이란이 1976년에 세웠던 4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이란은 당시 13골과 무실점으로 역대 유일한 무실점 전승 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도 무실점으로 연장 전후반 120분 안에 이길 경우 역대 두번째로 아시안컵 전승 무실점 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한국 축구가 최근에 국제 대회에서 전승 무실점 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다.

또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를 무패로 마칠 경우 역대 다섯번째가 된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1988년, 2011년 대회에서 무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우승 2회(1956, 1969), 준우승 1회(1988), 3위 1회(2011)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나온 7골을 5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면서 넣었다. 오만전에서 골을 기록한 조영철(26·카타르SC), 쿠웨이트전 남태희(24·레퀴야)와 함께 호주전 이정협이 있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이 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 유일하게 멀티골을 기록한 한국 선수다. 이라크전에서는 이정협과 김영권이 넣었다.

22 아시안컵에 출전한 한국 선수 숫자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을 기용했다. 전체 23명 엔트리 가운데 22명을 뛰게 했다. 아직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는 골키퍼 정성룡(30·수원 삼성)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부분 선수들을 내보낸 것은 몸상태를 일일이 점검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인 선수들만 골라 출전시켰기 때문이다. 손흥민 등이 감기 몸살에 시달리자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과감하게 손흥민을 빼기도 했다. 그 결과 다양한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곽태휘(34·알 힐랄)와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이 다소 컨디션이 좋지 못했을 때는 김주영(27·상하이 동야)과 장현수(24·광저우 푸리)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조영철, 이근호(30·엘자이시), 이정협은 번갈아가면서 원톱 또는 가짜 원톱을 서기도 했다. 그러나 기성용(26·스완지 시티)-박주호(28·마인츠05)의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은 단 한번도 바뀌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99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넣은 득점수, 100호골을 바라본다

한국 축구는 2011년 아시안컵까지 92골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984년 대회는 1골에 그치기도 했지만 2011년 대회는 6경기에서 13골을 넣으며 강한 공격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은 7골을 더해 아시안컵 역대 득점을 99골로 늘렸다. 김영권이 99번째 골의 주인공이 됐다.  이제 100호골은 결승전에서 나오게 됐다. 100호골의 주인공은 이정협, 손흥민 등 공격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수비수가 골을 넣은 것은 김영권이 유일했고 나머지는 원톱, 가짜 원톱이나 측면 공격수,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득점이 나왔다.

한국이 100골을 달성하게 되면 역대 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이란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이번 대회에서 7골을 더한 이란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123골을 넣었다. 한국의 뒤를 이어 중국(81골), 일본(80골) 등이 아시안컵 100호골에 도전 중이다.

390 & 480 김진현과 한국 축구의 아시안컵 클린시트 시간

한국 축구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우즈베키스탄전 120분 혈투를 포함해 480분 무실점 기록을 쓰고 있다. 2011년 대회까지 포함하면 517분 무실점 기록이다. 만약 결승전에서도 무실점을 기록다면 570분 또는 60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

480분 가운데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가 390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진현은 감기 몸살 증세로 결장한 쿠웨이트전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김진현은 지난해 11월 이란전과 전반 45분을 뛴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까지 포함해 443분째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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