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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져도 주목받는 오리온 이승현, 감출 수 없는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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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져도 주목받는 오리온 이승현, 감출 수 없는 존재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2.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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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경기 전에도, 패배로 마무리 된 후에도 고양 오리온 이승현(27)의 이름은 계속 나왔다. 봄 농구를 노리는 오리온에 없어서는 안 될 이름이다.

고려대를 거쳐 2014년 오리온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승현은 탄탄한 체격과 뛰어난 힘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과 고감도 슛감으로 맹위를 떨쳤다. 신인왕을 차지한 그는 2015~2016시즌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이승현은 상무에서 2년간 군 복무를 거쳐 1일 드디어 고양체육관에 돌아왔다. 경기 전부터 추일승 감독과 적장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이승현에 대한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 고양 오리온 이승현이 상무 전역 후 복귀해 여전한 존재감을 내보이고 있다. [사진=KBL 제공]

 

시즌 전부터 이승현이 돌아오기 전까지만 잘 버티면 충분히 봄 농구를 할 수 있다고 했던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 효과’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첫 경기부터 잘했다. 사실 상무에서 복귀하면 한 두 경기는 헤맨다. 턴오버를 열 몇 개씩은 한다”면서도 “승현이는 그런 게 없어서 좋았다. 라건아 앞에서도 뛰어들어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하더라”고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현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와 외국인 선수를 전문으로 맡을 정도로 피지컬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추 감독은 “외인 앞에서도 버텨주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하면 동료들은 신뢰감이 커진다. 특히 대릴 먼로는 골밑에서 밀리는 게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더욱 승현이를 신뢰하게 된다”며 “승현이 만능주의는 아니지만 팀에 신뢰감을 심어주는 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유도훈 감독도 이승현의 복귀 효과에 대해 “아마 내가 제일 처음으로 말했을 것”이라며 “승현이가 돌아오며 (최)진수나 (허)일영이 등 수비 부담을 덜고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공격옵션도 가드가 약하다고는 하지만 먼로나 승현이가 포인트 포워드처럼 운영이 가능해 진다”고 높이 평가했다.

 

▲ 이승현(가운데)이 1일 전자랜드전에서 정효근(왼쪽)을 제치고 골밑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추일승 감독은 “그동안 빅스크리너가 없었다. 승현이가 그 역할을 하면서 상대 수비에 균열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가 포워드는 있지만 피지컬 좋은 선수가 없어 거기서 균열을 만들면 여기저기서 살아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예상 그대로였다. 이승현은 1쿼터 초반부터 최진수가 골밑을 자유롭게 파고들 수 있도록 스크린을 걸었고 이를 역이용해 다시 골밑에서 패스를 받아 손쉽게 득점했다.

허슬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2쿼터엔 몸을 날려가며 나가는 공을 잡아냈고 리바운드 도중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진 후에도 다시 일어서 뛰었다.

이날 잡아낸 5개의 리바운드 가운데 4개가 공격 리바운드였는데 이는 그의 적극성을 나타내주는 지표다. 그 덕에 오리온은 보다 수월하게 점수를 쌓을 수 있었다.

정효근, 강상재와 매치업 상황에서는 힘의 우위를 앞세워 과감히 포스트업을 했고 침착히 득점까지 연결했다.

13득점 5리바운드. 아직 슛감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아 3점슛은 없었고 자유투도 3개나 놓쳤지만 대인 마크와 공격 기여도 면에선 나무랄 데가 없었다.

 

▲ 이승현은 뛰어난 힘을 앞세워 과감한 공격으로 오리온 골밑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사진=KBL 제공]

 

추일승 감독은 경기 후 “수비에서 조금 균열이 보이는 것들이 수비 안해서가 아니라 승현이가 아직은 수비적인 약속에 대해 완벽히 녹아들지 못한 게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얻은 게 많은 경기였다”고 밝혔다.

수훈선수로 뽑힌 전자랜드 강상재는 “승현이 형이 전역 후 오리온에 가세했다. 4번 포지션에서 밀리는 경기는 거의 패했던 경기가 많아 (정)효근이 형과 어제 훈련과 오늘 경기 때도 많이 이야기하고 밀리지 않으려고 한 게 좋은 경기를 한 비결이었다”고 이승현을 의식하는 발언을 남겼다.

이어 “승현이 형이 군대 가기 전에 많이 당했다. 신경을 안 쓸 수 없었다”며 “시즌을 거듭하며 성장해 팀의 주축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상대했다”고 전했다.

패배 후에도 이승현의 이름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현재 오리온에 가장 중요한 선수라는 게 이견이 없다. 단신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렀지만 이승현의 가세로 선두 팀을 잡아냈고 2위 전자랜드와도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추 감독의 말대로 수비 이해도만 조금 더 높아진다면 더욱 무서워 질 이승현과 오리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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