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김재성의 챌린지 "공허함 채워준 레니 감독에게 끌렸다"
상태바
김재성의 챌린지 "공허함 채워준 레니 감독에게 끌렸다"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5.01.29 2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생팀·K리그 챌린지에 대한 고민 있었지만 감독에 큰 신뢰…2020년까지 뛰겠다"

[스포츠Q 임영빈 기자] “2020년까지 축구를 하고 싶어졌다.”

K리그 챌린지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김재성(32·서울 이랜드 FC)은 여전히 배움에 목말랐다. 좀 더 축구를 즐기며 더 나은 선수가 되고 싶은 욕구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김재성은 29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 기자회견에 마틴 레니 감독, 김영광과 함께 했다. 승격에 대한 다짐, FC서울과 더비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를 향한 관심은 공식 기자회견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시즌까지 몸담았던 K리그 클래식 포항을 떠나 신생팀, 그것도 승격이라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K리그 챌린지로 들어온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에도 발탁됐던 그는 신생팀에 합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된 이유와 이적을 결심하기까지 과정을 숨김없이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재성이 인터뷰를 통해 “챌린지 이적을 두고 많이 고민했으나 레니 감독과 면담을 통해 내가 원하는 바를 느낄 수 있어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 2부리그에서 새 출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김재성은 “솔직히 걱정이 많았다”며 “지난 시즌 종료 직후 에이전트와 이적 이야기를 나눴다. 이랜드 영입 제의를 받았지만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겨울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 고민하고 아내와 이야기도 충분히 나눴다”며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레니 감독을 곧바로 만났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결심을 이적했다”고 덧붙였다.

도전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도 “챌린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고 했을 때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나도 그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를 잘 알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김재성이 이적을 결심하게 된 계기로 레니 감독의 ‘확고함’을 꼽았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공허함을 느꼈다. 그동안 여러 팀을 거치며 훌륭한 감독님들 밑에서 많이 배웠지만 뭔가 허전했다”며 “확고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레니 감독과 만남에서 이를 느낄 수 있었다”고 이적 결심 계기를 밝혔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재성이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즌 준비를 하면서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아 불안했으나 레니 감독의 확고한 축구철학을 알면서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레니 감독에 대해 “그는 내가 지금껏 만난 다른 감독들과 달랐다. 첫 만남 때부터 향후 은퇴 계획, 가족사항 등 세세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며 조력자를 자처했다”며 “국내에서는 만나기 힘든 감독이라는 점에 끌렸다”고 말했다.

◆ 누구보다 빠르지 못해도 남들과는 다르게

서울 이랜드의 행보는 여타 K리그 구단과 사뭇 다르다. 남해와 미국에서 이뤄지는 전지훈련기간은 단 8주다. 겨우 내내 체력 훈련에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기 보다 일찌감치 볼을 다루는 훈련을 시작해 감각 유지에 집중했다.

김재성은 “솔직히 8주 훈련은 걱정이 컸다. 신생팀이기에 오히려 더 준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초조한 마음에 개인 훈련도 했었다”며 자신의 불안을 솔직히 인정했다.

불안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레니 감독에 대한 굳건한 신뢰였다. “첫 만남부터 스타일이 확고한 분이라고 느꼈다. 자신만의 축구 철학이 확고하다”며 “선수들이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24시간 프로페셔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그의 스타일을 언급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재성이 인터뷰를 통해 “포항 시절 김기동, 김병지 등 선배들이 했던 역할을 이랜드에서 나와 영광이가 해야한다.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후배들에 더 애착이 생긴다”고 밝혔다.

서울 이랜드는 칼라일 미첼(트리니다드 토바고), 라이언 존슨(자메이카), 로버트 카렌(일본) 외국인 선수 3명을 영입했다. 기존 K리그에서 선호하던 남미 선수가 아닌 북중미국가 선수를 2명 영입했다.

김재성은 “아직 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눠보진 못했지만 그들이 레니 감독의 스타일에 부합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함께 훈련해 보니 미첼과 존슨은 빠른 스피드가 장점이며 카렌은 포스트플레이에 강점을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 챌린지에서도 배울 점은 많아, 후배들에게도 경험 전수할 것

김재성은 여러 차례 ‘배움’을 강조했다. 그는 “K리그 클래식이 아닌 챌린지에서 뛴다해도 배울 점은 충분히 있을 것”이라며 “팀내 어린 선수들에게 내가 배운 것을 잘 전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시절 김기동, 김병지 등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나와 영광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부담감은 있지만 후배들이 다들 인성이 좋고 그들의 눈에서 간절함과 절박함이 보여 더 애착이 간다”고 의젓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서울 이랜드는 다음달 1일부터 20일까지 경남 남해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이후 서울로 돌아와 1주일 훈련을 진행한 뒤 다음달 2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로 2차 전지훈련을 떠난다. 2주 동안 훈련과 연습 경기를 치른 뒤 3월 12일 귀국, 서울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하며 리그 개막을 준비한다.

서울 이랜드의 창단 첫 경기는 3월 29일 오후 2시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FC 안양과 홈경기다. 정확하게 두 달 남았다.

sqplanet@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