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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아카데미 트로피 누구 품에 안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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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아카데미 트로피 누구 품에 안기나?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2.22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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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하루 앞으로 다가온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 미국 최대의 영화 축제를 넘어 지구촌 영화팬들의 관심사인 오스카상이 누구의 품에 안길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들을 결산하는 제87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이 2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협회(AMPAS)가 수여하는 아카데미영화상은 배우·작가·제작자·감독·영화음악가·영화기술자 등 6000명가량의 AMPAS 회원들이 무기명 투표로 부문별 후보작을 선정한 뒤 후보작을 대상으로 모든 회원이 투표해 수상작과 수상자를 가린다. 한마디로 영화인들이 선정하는 상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작품과 인물들이 후보에 올라 열띤 경쟁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최다 후보는 9개 부문에 지명된 '버드맨'과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펠'이다. 주요 분야의 유력 수상 후보를 점쳐 본다.

◆ 작품상, '버드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보이후드' 3파전

최고 영예인 작품상 부문에는 총 8개 작품이 올랐다. 이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작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보이후드'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 웨스 앤더슨 감독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올해 심사위원단이 내재한 '경향'의 방향추가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수상작이 선정될 만큼 각각의 미덕이 뚜렷하다.

 

'보이후드'는 아카데미시상식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지난달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이어 영국 아카데미영화상에서도 작품상을 받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버드맨'은 골든글로브 작품상은 놓쳤으나 1월24일 열린 제작자조합 시상식에서 극영화 부문 작품상 트로피를 차지했다. 제작자조합은 아카데미협회 회원으로 참가한 단체로 2007년부터 13년까지 7년 동안 미국제작자조합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이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했다. 또 미국감독조합상, 미국배우조합상을 휩쓸었다.

'보이후드'는 6세 소년 메이슨 주니어가 18세 청년이 되기까지 12년의 성장담을 평범한 미국 가정 및 사회문화상의 변화상과 함께 담아낸 점이 두드러진다. '버드맨'은 슈퍼히어로 시리즈로 톱스타가 됐으나 이제는 한물 간 배우 리건 톰슨이 브로드웨이 연극에 도전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할리우드와 브로드웨이의 이면, 허구와 실체, 욕망의 충돌, SNS 등 현대 미디어의 민낯을 예리하게 묘파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배경으로 세계 최고 부호 마담 D의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을 둘러싼 모험담을 유쾌하고 기상천외하게 담아내면서 폭력의 본질을 성찰했다.

◆ 감독상, '집념'의 링클레이터 vs '혁신'의 이냐리투

멕시코 출신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버드맨'에서 상상을 넘어서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연출력을 다시금 과시했다. 이미 감독협회시상식에서 감독상을 가져간 그는 '바벨'(2006)에 이어 두 번째 감독상 수상을 노리고 있다. 2000년부터 13년까지 감독상 수상자 14명 중 11명이 오스카상 감독상까지 차지했기에 가장 유력하다.

'비포' 시리즈로 낯익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은 '보이후드'에서 동일 배우를 대상으로 매년 15분의 분량을 12년에 걸쳐 찍는 집요함을 보여줬다.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영화상은 그에게 감독상을 안겨줬다. '스크린의 아티스트'로 불리는 웨스 앤더슨 감독은 초현실주의 그림을 감상하는 듯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한 연출력으로 다양성 예술영화의 진수를 선사했다. 하지만 작가조합 시상식 트로피를 차지했기에 감독상보다는 각본상 수상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

◆ 남우주연상, 퇴물배우 역 美 마이클 키튼 vs 스티븐 호킹 역 英 에디 레드메인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는 루게릭병에 걸린 스티븐 호킹 박사를 연기한 영국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이다. 영국의 신성 레드메인은 10대 후반의 풋풋한 대학 신입생부터 50대 중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나이대를 자연스레 연기했다.

아울러 발병 이후 스티븐 호킹의 뒤틀린 얼굴근육과 신체, 미세한 눈썹 움직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해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 등을 휩쓸었다. 수상에 유리한 질병 연기만 잘 해낸 게 아니라 한 여인에 대한 순정, 학문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좌절과 강렬한 투병의지, 가장으로서의 무기력감 등 감정의 결도 다채로웠다.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중견 마이클 키튼의 연기도 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1989년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으로 전성기를 맞았다가 '배트맨2' 이후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잊혔던 마이클 키튼은 '버드맨'에서 한때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사했지만 지금은 퇴물이 돼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하는 인물을 신들린 듯 연기했다.

▲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메인

무엇보다 캐릭터와 포개지는 일체감이 유리하며 강박에 짖눌린 캐릭터 연기는 압도적이다. 그는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비롯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고담영화제, 노스캐롤라이나비평가협회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잇따라 받았다.

이외 '폭스캐처'에서 정신 이상을 겪는 재벌가 상속인으로 자신이 후원하던 금메달리스트를 살해한 공포스러운 존 듀폰을 연기하며 코미디 전문 배우 이미지를 씻어낸 스티브 카렐,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영국이 낳은 비운의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네이비 실 사상 전설의 저격수로 꼽혔던 크리스 카일을 연기해 3년 연속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브래들리 쿠퍼가 노미네이션됐다.

◆ 여우주연상, '스틸 앨리스' 줄리안 무어 확실시

여우주연상 후보 단 하나에 올라 있는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의 수상이 확실시되고 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연기파 여배우 줄리안 무어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여교수 역을 맡아 역경에서도 삶의 의지를 곧추 세우는 휴먼 드라마를 완성해냈다.

▲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

무어는 2000년 '애수'와 2003년 '파 프롬 헤븐'으로 여우주연상, 1998년 '부기나이츠'와 2003년 '디 아워스'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이름을 올렸지만 그동안 한 번도 오스카를 품에 안지 못했다. 12년 만에 다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는 앞서 열린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영화상, 미국배우조합상을 비롯해 워싱턴DC비평가협회, 시카고비평가협회, 샌프란시스코비평가협회 등에서도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했다.

'라 비앙 로즈'에 이어 외국어 연기로 오스카 2회 연속 수상에 도전하는 프랑스 여배우 마리옹 꼬띠아르('내일을 위한 시간')를 비롯해 로자먼드 파이크('나를 찾아줘'), 리즈 위더스푼('와일드'), 펠리시티 존스('사랑에 대한 모든 것')가 줄리안 무어의 경쟁자다.

◆ 남녀조연상,  J.K.시몬스 &  패트리샤 아퀘트 우력

여우주연상과 마찬가지로 남우조연상은 이변이 없는 한 J.K.시몬스가 유력하다. 그는 천재 드러머를 꿈꾸는 음대 신입생과 폭군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다미엔 차젤레 감독의 '위플래쉬'에서 광기에 휩싸인 교수 겸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재즈밴드 지휘자를 탁월하게 연기했다. 짙은 감정선의 연기뿐만 아니라 유려한 지휘와 피아노 연주에서도 탁월했다.

▲ '위플래쉬'의 J.K.시몬스
▲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

여우조연상은 '보이후드'에서 메이슨 주니어의 엄마 역할을 맡은 패스티샤 아퀘트에게 돌아갈 공산이 크다. 남편과 헤어진 뒤 여려 명의 남자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와중에도 억척스레 남매를 부양하고, 자신의 꿈을 이뤄 교수가 되는 현대적인 모성을 탄탄하게 그려냈다. 두 배우는 앞선 영화상에서 잇달아 수상함으로써 수상 가능성을 높여 왔다.

이외 촬영상은 지난해 ‘그래비티’로 촬영상을 수상한 엠마누엘 루베즈키가 ‘버드맨’에서 보여준 2시간에 걸친 연극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롱테이크 촬영기법으로 다시금 수상할 가능성이 크다. 첫 장편 시나리오 ‘이미테이션 게임’에서 드라마틱한 전개 공식을 따르지 않으면서 실존 인물에 대한 탐구를 깊이 있고도 현실적으로 해낸 신예 소설가 그레이엄 무어의 각색상 수상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 '아메리칸 스나이퍼' '셀마' '이미테이션 게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쟁 장면의 생생한 사운드 효과를 잡아낸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심장이 멎을 정도의 박진감 넘치는 드럼 즉흥연주 및 재즈 음악의 매력을 한껏 살려낸 ‘위플래쉬’는 음향상, 세월의 흐름을 유려하게 엮어낸 ‘보이후드’는 편집상, 팝스타 존 레전드와 흑인 배우 커먼이 함께 부른 영화 ‘셀마’의 ‘글로리’는 주제가상 수상이 거론되는 중이다.

제87회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케이블채널 CGV를 통해 오전 10시부터 생중계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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