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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40대 감독 대세론'의 화두는 공격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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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리그 '40대 감독 대세론'의 화두는 공격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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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개막 D-5] 12개팀 가운데 9명…현역 공격수 출신 대부분, 화끈한 공격 전술 기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K리그 클래식 개막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 시즌의 화두는 40대 감독들이 50대 선배 지도자를 맞아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전북 현대의 최강희(56) 감독과 성남FC 김학범(55) 감독, 부산 윤성효(53) 감독을 제외한 나머지 9개팀의 사령탑들이 40대 감독으로 채워졌다.

이 가운데 제주와 울산 현대, 인천 유나이티드가 각각 조성환(45) 감독과 윤정환(42) 감독, 김도훈(45)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맞았다. 또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조진호(42) 감독과 남기일(41) 감독도 K리그 클래식에 도전장을 냈다.

40대 감독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10년만의 일이다. 장외룡(56) 감독이 인천 지휘봉을 잡고 최강희 감독과 김학범 감독이 각각 전북과 성남 일화(성남FC 전신)의 지휘봉을 잡은 것이 모두 2005년의 일이다. 또 최윤겸(53) 현 강원FC 감독은 당시 대전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이후 변병주(54) 감독과 윤성효 감독 등이 잇따라 대구와 수원 삼성에 취임했다.

10년전 40대 지도자들은 어느덧 50대 감독이 돼 40대 후배들의 도전을 받게 됐다.

◆ 월드컵 대표팀 공격수 출신만 다섯, 화끈한 공격전술 기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경험한 감독이 6명이나 된다. 황선홍 감독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무려 4번의 대회를 경험했고 서정원 감독도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최용수 감독은 1998년, 2002년에 뛰었고 조진호(1994년), 김도훈(1998년), 윤정환(2002년)도 월드컵 대표팀에 들었다.

▲ K리그 클래식에 40대 감독 바람이 불고 있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윗줄 왼쪽부터)과 황선홍 포항 감독,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이미 팀을 우승 또는 상위권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조진호 대전 감독(아랫줄 왼쪽부터)과 남기일 광주FC 감독은 K리그 클래식 승격 상승세를 바탕으로 이변을 노린다. [사진=스포츠Q 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다는 것은 한국 축구의 에이스이자 스타였다는 얘기다. 또 미드필더였던 윤정환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은 공격수 출신이어서 화끈한 공격축구를 기대케 한다.

실제로 황선홍 감독과 서정원 감독, 최용수 감독은 이미 K리그 클래식에서 공격축구를 보여주며 팀을 상위권에 이끌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13년 포항을 K리그 클래식 우승으로 이끌면서 대한축구협회(FA)컵까지 2관왕으로 견인했다. 서정원 감독도 지난해 수원을 K리그 클래식 준우승으로 이끌어냈고 최용수 감독은 이미 2012년 서울의 우승을 달성한 경험이 있다.

세 감독 모두 올 시즌도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선홍 감독의 포항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던 지난 두 시즌과 달리 라자르, 안드레 모리츠, 티아고 등 외국인 공격수 3명을 줄줄이 보강했다. 포항은 임대 기간이 끝나 제주로 돌아간 강수일 말고는 전력 누수도 없는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치르지 않아 전북을 위협할 팀으로 꼽히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공격으로 나가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포항 역시 빠르고 정확한 축구를 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원톱 시스템을 활용하고 때에 따라 제로톱을 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시즌 구상을 설명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도 지난 시즌 준우승 성적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여 전북, 포항과 함께 역시 우승후보로 꼽힌다.

수원도 지난해 득점왕 산토스가 건재한데다 전북에서 뛰었던 카이오를 데려왔다. 여기에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 AFC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신고식을 화끈하게 치른 레오와 함께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재기의 나래를 펼 준비를 마친 정대세까지 있다.

서정원 감독은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정교해진 패스 축구에 현역시절 장기였던 빠른 공격을 이식할 것"이라며 "양쪽 날개가 살아난다면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스리백으로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쳤던 최용수 감독의 서울도 올시즌은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로 되돌아왔다. 서울은 에스쿠데로가 중국 장수 세인티로 이적했지만 몰리나가 그대로 남아있고 정조국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최 감독은 "올 시즌은 공격 축구다. 3골 내줘도 5골 넣고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는 4명의 40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노상래 전남 감독(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도훈 인천 감독, 윤정환 울산 현대 감독, 조성환 제주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윤정환 감독과 조성환 감독은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제자들이고 김도훈 감독과 노상래 감독은 득점왕 출신 지도자다. [사진=스포츠Q 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밖에 김도훈 인천 감독과 대전을 K리그 챌린지 우승으로 이끌면서 승격시킨 조진호 감독도 공격 축구가 기대된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해 인천이 골 가뭄에 시달렸는데 올 시즌은 공격력을 끌어올려 인천만의 공격축구를 선보일 것"이라며 "K리그에서 나만큼 골 냄새를 잘 맡는 감독이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감독대행 꼬리표를 뗀 조진호 감독은 "라인을 내리고 자물쇠만 채우는 축구는 싫다"며 "질 때 지더라도 후회없이 해야 한다. 수비만 한다고 실점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방점도 찍어야 한다"는 말로 공격축구를 다짐하고 있다.

◆ 니포 축구 전수자들, K리그 클래식을 누빈다

부천 SK(제주의 전신)는 1990년대 K리그에 정교한 패스축구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사령탑이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지휘봉을 잡았던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이었다.

당시 니폼니시 감독 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수들이 20여년이 지나 어느덧 사령탑이 됐다. 윤정환 울산 감독과 조성환 제주 감독, 남기일 광주 감독이다.

1997년 부천을 통해 데뷔한 남기일 감독은 현역 시절 부천에서 공격수로 7시즌 동안 활약하면서 21골과 21도움을 기록했다. 니폼니시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은 두 시즌 정도였지만 2001년 9골을 넣는 등 부천의 공격자원으로 뛰었다.

조성환 감독 역시 1997년과 1998년, 두 시즌을 니폼니시 감독과 함께 하면서 니포축구를 경험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지도자는 윤정환 감독이다. 윤정환 감독은 니포축구의 수제자 가운데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네 시즌을 함께 했다. 니폼니시 감독 전술의 중추로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거듭났고 이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진출을 하기도 했다.

또 윤정환 감독은 이미 J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지도자라는 점에서 K리그 클래식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J2리그에 있던 사간 도스를 J리그로 승격시켰을 뿐 아니라 팀을 중상위권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울산은 김신욱과 양동현 등 확실한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앞을 지키고 있고 임대를 마치고 대전에서 복귀한 임창우가 이용의 군 입대로 빈 오른쪽 풀백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좌우 미드필더 따르따와 김태환 모두 드리블이나 스피드가 탁월하고 이미 서울과 성남을 통해 기량이 입증된 제파로프가 미드필드에 버티고 있어 포항, 서울, 수원 못지 않은 공격축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정환 감독은 "울산을 선수들의 캐릭터가 분명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 돌이켜보면 니폼니시 감독도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선수를 구성했던 것 같다"며 "골을 넣으려면 공격을 해야 하고 공격을 하려면 공을 뺏어야 한다.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수비에서 공격까지 원활하게 흘러가는 축구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 최용수 FC서울 감독(왼쪽)과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현역 시절 월드컵 대표팀에 두차례나 들었다. 서정원 감독은 1994년 미국 월드컵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나섰고 최용수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했다. 지금은 40대 감독의 기수로 일찌감치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사진=스포츠Q DB]

◆ 득점왕·신인상 동시 받은 노상래 감독의 전남도 눈길

노상래 감독은 현역 데뷔 시즌이던 1995년 전남에서 15골을 넣으며 득점왕과 함께 신인선수상까지 동시에 받았다. 역대 K리그에서 득점왕과 신인상을 동시에 받은 선수는 노상래 감독이 유일하다.

전남에서 여덟 시즌을 뛰면서 네차례 두자리 득점을 올린 노상래는 2003년과 2004년 대구에서 뛴 뒤 은퇴했다. 그는 76골과 40도움을 올려 40-40 클럽에 들어있기도 하다.

그런만큼 노상래 감독이 보여줄 축구 역시 공격이다. 노상래 감독은 "기술을 앞세운 빠른 패스 축구로 승부를 걸 것"이라며 "팬들을 위해 이기는 축구, 화려한 축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노상래 감독은 해외 전지훈련에서 신인을 발굴해 키우는 것에 주력했다. 그 역시 신인으로서 득점왕에 올랐던 만큼 신인 가운데 공격 자원을 찾고 있다. 그 결과 187cm의 타깃형 스트라이커 안수현을 찾았고 미드필더 고병욱이나 정재혁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공격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상래 감독처럼 40-40을 달성한 지도자는 김도훈 인천 감독이다. 김도훈 감독은 2000년과 2003년에 두차례나 득점왕에 오르며 통산 114골과 41도움을 기록했다. 인천과 전남이 모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공격에 있어서는 어느 팀에도 지지 않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다지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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