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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부활한 황의조, '학범슨 성남'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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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부활한 황의조, '학범슨 성남' 이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3 22: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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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실한 동계훈련으로 체력 끌어올려…K리그 3년차 맞아 성남 최전방 버팀목

[성남=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성남FC의 지난 시즌 고민은 득점력이었다.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33경기를 치르면서 27골을 넣는데 그쳤다. 팀 최소골을 기록한 경남FC(24골)에 불과 3골 많을 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성남은 지난해와 좀 다를 듯 하다. 최전방 공격진이 대폭 강화됐다. 외국인 공격수가 새로 들어온 탓도 있지만 기존 국내 선수가 업그레이드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성남을 무작정 약체팀으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성남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히카르도의 전반 7분 페널티킥 선제 결승골과 후반 22분 황의조의 추가골로 지난해 일본 프로축구 J리그 3관왕 감바 오사카를 2-0으로 완파했다.

감바 오사카는 분명 지난 시즌 3관왕의 면모가 아니었다. 지난달 28일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 후지 제록스 슈퍼컵 경기 이후 사흘만에 치른 경기였다고는 하지만 공격력은 무뎠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우세를 점하고도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감바 오사카가 이처럼 경기가 꼬였던 것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로 나선 황의조(23)의 역할이 컸다. 황의조가 성남의 최전방에서 맹활약해주면서 분명 시민구단 성남은 지난 시즌 하위권 전력보다는 분명 업그레이드됐다. 시민구단 성남이 올 시즌 대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감바 오사카와 경기에서 확실하게 보여줬다.

▲ [성남=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성남FC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후반 22분 추가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 미완의 대기에서 김학범 감독이 믿는 스트라이커로

황의조는 풍생중과 풍생고를 나온 성남 유스 출신이다. 또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거쳐 2013년에는 AFC 22세 이하(U-22) 선수권에 나서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헀다.

2013년 성남에 들어왔을 때는 선배들로부터 '신인왕 1순위'로 꼽히기도 헀다. 당시 동계훈련에서 문전 마무리가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데뷔 시즌 10골을 목표로 하기도 했다. 물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의조는 K리그에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데뷔 시즌에 22경기에 나섰지만 36개의 슛 가운데 단 2골에 그쳤다. 자신의 목표에 20%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 역시 28경기에 나섰지만 4골에 불과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던 골잡이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중반 성남의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다. "분명 재능이 있고 골 감각도 있는데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고 아쉬워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스포츠Q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서도 "성남의 올시즌 성적은 황의조와 김동섭이 얼마나 해주느냐에 달렸다"며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등 빡빡한 일정이 이어진다. 외국인 공격수를 데려오긴 하겠지만 결국 해결해줘야 할 선수는 국내 공격수다. 황의조와 김동섭이 동계훈련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학범 감독은 특히 황의조가 K리그 클래식에서 잘해주기를 바랐다. 그 이유는 올 시즌부터 23세 이하 선수들이 경기마다 최소 2명씩 엔트리에 올라야 하고 이 가운데 1명은 출전하도록 규정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 [성남=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성남FC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후반 22분 추가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 외국인 공격수 삼총사를 영입한 성남이긴 하지만 황의조로서는 적어도 엔트리에 들어갈 가능성은 훨씬 높아졌다. 그러나 황의조는 교체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는다며 김학범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주전까지 노려보겠다고 다짐했다.

황의조는 일본 동계훈련지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절대 밀리지 않겠다. 골잡이인만큼 10골을 넣고 싶다"며 "또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으로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것이다. 그 기회를 잘 잡아 한 단계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괄목상대 발전, 내친김에 대표팀 골잡이까지 노린다

황의조의 각오는 동계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것으로 이어졌고 김학범 감독도 흐뭇하게 황의조를 지켜봤다. 김학범 감독은 "전지훈련에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했지만 황의조가 유독 눈에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황의조를 후반에 투입했다. 전반에 김동섭(26)을 먼저 내보낸 뒤 후반에 황의조를 넣었다. 황의조는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부리람의 자책골까지 유도하기도 했다.

비록 1-2로 지긴 했지만 부리람전 활약에 만족을 표시한 김학범 감독은 감바 오사카와 경기에서 선발로 투입시켰다. 자칫 2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다면 AFC 챔피언스리그가 가시밭길이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김 감독은 그를 믿었다. 그리고 황의조는 전반 6분만에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것이 리카르도의 선제 결승골로 이어졌다.

황의조의 활약은 이것뿐이 아니었다.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전방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감바 오사카가 엔도 야스히토라는 특급 미드필더를 보유하며 볼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고도 공격 다운 공격을 해보지 못한 것은 제대로 앞으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황의조가 최전방부터 압박하면서 괴롭힌 것이 컸다.

황의조의 부지런한 움직임은 후반 22분 쐐기골로도 연결됐다. 김태윤의 백헤딩을 받아 순식간에 감바 오사카의 수비진을 허물었고 절묘한 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골 냄새를 제대로 맡는 골잡이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 [성남=스포츠Q 이상민 기자] 성남FC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오른쪽)가 3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감바 오사카와 2015 AFC 챔피언스리그 F조 2차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치려 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시즌과 지금의 황의조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지난해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그러나 동계 훈련을 통해 체력을 부쩍 끌어올렸고 그 결과 활발하고 부지런한 움직임이 나왔다. 올 시즌 가장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성남으로서는 김동섭까지 완벽한 모습이 되면 최전방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김동섭과 황의조가 번갈아 가면서 최전방을 맡으면서 공격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의조에게 2015년은 또 특별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오는 7월 중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에 출전할 대표팀은 K리그와 J리그,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발탁된다. 특히 공격 자원은 더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황의조는 지난해 12월 슈틸리케 감독의 호출을 받아 제주도에서 훈련을 했다. 이정협(24·상주 상무)이 아시안컵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도 헀다. 이번 여름 동아시안컵에서 자신도 이정협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자원이 되기를 원한다.

시즌 출발이 좋은 만큼 지난해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황의조가 소속팀을 살리고 자신도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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