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4 11:00 (토)
시련 이겨낸 유광우가 '위기론' 외치는 이유
상태바
시련 이겨낸 유광우가 '위기론' 외치는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04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상으로 프로생활 시작하며 매순간 위기 느껴…"최고의 극복법은 훈련"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우승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배구는 항상 어려워요.”

팀의 정규리그 4연패를 이끈 주전 세터가 한 말이다. 남들이 봤을 때 엄살 같이 들릴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그가 프로무대에 있을 땐 매순간이 위기였다. 대전 삼성화재 세터 유광우(30)의 이야기다.

정규리그 우승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는 경기까지 그의 활약이 빛났다. 몸을 비틀며 레오에게 올리는 토스는 높은 정확도를 자랑했고 이단 볼 연결 능력과 디그도 여전히 뛰어났다. 상대팀 선수들이 봤을 때 얄미울 정도로 유광우는 토스와 수비에서 한 치의 오차도 내지 않으려 애썼다.

▲ 유광우가 3일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디그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이런 그 덕에 삼성화재가 통산 7번째 정규리그 우승과 리그 4연패를 달성했다. 3일 대한항공과 원정경기에서 주 공격수 레오의 공격성공률을 63.63%(43점)까지 끌어올리며 팀의 3-0 승리에 기여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에서 뛰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표현했지만, 삼성화재가 그로 인해 행운을 얻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 '삼성화재는 매순간이 위기' 그의 배구인생과 닮았다

유광우에게 프로에서 생활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그의 발목이 안 좋다는 것은 배구 좀 보는 팬들이라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고교와 대학무대를 평정한 뒤 2007년 전체 2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그는 신인 시절을 수술과 재활로 보냈다. 2007~2008시즌은 국내에서, 2008~2009시즌에는 독일에서 발목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며 시련을 겪었다.

2009~2010시즌부터 코트에 선 그는 최태웅의 백업 세터를 거쳐 다음 시즌 주전으로 도약했다. 최태웅이 자유계약선수(FA)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에 가게 됐기 때문이다. 2010~2011시즌 세트 2위에 오른 유광우는 2011~2012시즌부터 3년 연속 세터상을 받았다.

부상 부위에 통증은 항상 있었지만 그는 진통제를 먹고 주사를 맞으며 버텼다.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발목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부지런히 뛰며 공을 받아내고 띄웠다.

▲ 유광우(가운데)가 3일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팀이 득점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그는 삼성화재에 몸담은 동안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2007~2008시즌을 시작으로 챔프전 7연패를 이뤘다. 올 시즌도 3승만 보태면 챔프전 8연패와 통산 9번째 우승, 통합 4연패를 한꺼번에 이루게 된다.

1위를 달리고 있어도 매순간을 위기로 여기며 방심하지 않았다. 유광우는 “밖에서는 위기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피나는 훈련, 위기 극복하는 돌파구

“내일 쉰다고요? 그건 내일 돼봐야 알아요.”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인터뷰에서 ‘4일 하루는 선수단에 휴식을 주겠다’고 말한 것을 취재진이 전달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우승을 여러 차례 경험하면 한번쯤은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삼성화재는 신 감독이 세워 놓은 원칙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았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더욱 단단한 팀을 만들려 했다.

유광우는 “순간순간이 위기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위기감이 크게 다가올 때 더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규리그 4연패가 확정된 순간. 유광우(오른쪽)가 레오와 얼싸 안으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오는 28일 열리는 챔프전까지 3주 이상 시간이 남았지만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삼성화재는 휴식기에도 비시즌처럼 훈련을 할 예정이다. 새벽 운동(스트레칭)을 시작으로 오전·오후로 나눠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전술훈련을 실시한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들며 베테랑 대열에 낀 유광우. 그는 “선배들이 솔선수범해야 동생들도 따라온다”며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는 지옥훈련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