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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다" 6강 사령탑, 모두를 우승후보로 꼽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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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없다" 6강 사령탑, 모두를 우승후보로 꼽은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0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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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개최…"모든팀이 챔프전 진출 자격 갖고 있다"

[잠실=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매 시즌 빠지지 않는 단골멘트이지만 ‘절대 강자가 없다’는 이야기가 이번 미디어데이에서도 나왔다.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6개 구단 사령탑들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것 같은 팀을 묻는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모든 팀이 우승후보라는 말로 속마음을 감췄다.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유재학 감독(울산 모비스), 김영만 감독(원주 동부), 문경은 감독(서울 SK), 김진 감독(창원 LG), 추일승 감독(고양 오리온스), 유도훈 감독(인천 전자랜드) 등 6개 구단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은 저마다 시리즈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감독 간, 선수 간 유쾌한 기싸움과 팬들을 위한 이색적인 우승 공약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감독과 선수들이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6명의 사령탑은 자신이 맡고 있는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도 어느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올지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여섯 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유도훈, 문경은, 김진, 유재학 감독은 여섯 구단 모두에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먼저 유도훈 감독은 “솔직히 우리는 열심히 하는 팀이지 잘하는 팀은 아니다. 그래서 챔프전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며 “6강에 진출한 팀들이 모두 챔프전을 치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경은 감독은 “우리 팀은 무조건 올라와야 하는데, 나머지 한 팀을 꼽자니 힘들다. 올해는 절대강자가 없는 것 같다. 모든 팀이 우승후보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진 감독은 챔프전에서 만날 팀들의 강점을 나열했다. 그는 “우리가 동부의 높이에 고전한 적이 있다”며 “SK도 선수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전자랜드는 신장은 작지만 빠른 농구를 추구해서 까다롭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유재학 감독은 “이번에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진 팀이 챔프전에 진출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6강이나 4강에 만족하는 팀들도 있을 것이다”라고 모든 팀이 챔프전 진출 자격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반면 특정팀을 거론한 감독도 있었다. 김영만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감독이 지휘하는 모비스나 LG가 올라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아래에 있던 추일승 감독이 “모비스나 LG가 올라가면 우리가 탈락이라는 거냐. 섭섭하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어제 SK에 아쉽게 졌는데 패배를 갚아주고 싶다. SK가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이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시리즈를 앞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령탑 간의 기싸움도 볼만했다.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추일승 감독은 “6강에서 LG와 맞붙는데, 김진 선배의 얼굴이 반쪽이 돼 안쓰럽다”며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다.

그러자 김진 감독은 “농구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코트에서 보여주는 것이다”라며 맞받아쳤다. 유재학 감독도 “책임질 수 있는 발언을 했으면 좋겠다”고 김진 감독의 편에 섰다. 감독들의 유쾌한 신경전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던 장내가 웃음바다로 바뀌었다.

구단을 대표해 나온 선수들도 기싸움에 동참했다. 팀이 4강에 진출해 다소 느긋한 김주성은 “전자랜드와 SK가 치열하게 싸우고 올라오면 우리가 이득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선형은 “우리의 포워드 농구를 잘 살려서 최대한 빨리 끝낼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현장에 오지 않은 선수에 대한 선전포고도 있었다. 이승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맞붙게 될 김종규에게 “내가 종규형보다 힘은 더 세다고 생각한다. 힘으로 눌러보겠다”며 신인답게 패기 넘치는 발언을 했다.

▲ 유재학 모비스 감독과 양동근이 6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진행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만약 우리팀이 우승하면 무언들 못할까. 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은 저마다 행복한 상상을 하며 이색적인 공약을 내놨다. 김영만 감독은 “원주 팬들을 위해 코트 위에서 춤을 추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경은 감독은 “선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뽀뽀를 해주겠다”며 웃어보였다.

이밖에 유도훈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업고 코트 한 바퀴씩 돌겠다”고 했고, 추일승 감독은 “전 선수에게 초코파이를 돌리겠다”며 현장에 웃음폭탄을 던졌다. 김진 감독과 유재학 감독은 “챔프전에 올라가서 생각하겠다”며 보류했다.

선수들의 공약에도 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쳤다. 이승현은 자신이 닮은 축구선수인 ‘정성룡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말했으며, 김선형은 “농구공 트로피로 덩크를 하겠다”는 이색 공약을 내놨다. 양동근은 그날 경기를 뛰면서 신은 신발을 관중에게 선물하겠다고 했으며, 김주성은 “관중석에 뛰어들어 팬들과 기쁨을 만끽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시래는 “김종규를 업고 코트를 뛰겠다”고 밝혔고, 정영삼은 챔프전 진출 이후로 답변을 보류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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