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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허허실실'에 숨겨진 우승 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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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허허실실'에 숨겨진 우승 야망
  • 임영빈 기자
  • 승인 2015.03.07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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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 작전으로 약하게 보이며 뒤에서 한 방 치겠다"

[잠실=스포츠Q 임영빈 기자] 봄 농구 축제에 참가하는 프로농구 6강 대표 선수들이 저마다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원주 동부 주장 김주성(36)이 '허허실실'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올 시즌 7시즌 만에 리그 전 경기(54경기)에 나선 투혼의 그다. 경기당 평균 28분 29초를 소화하며 평균 11.85점 6.5리바운드 1.1블록을 기록, 3시즌 만에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2002년 동부에 입단한 김주성은 입단 첫해 신인상과 함께 우승반지를 꼈다. 2004~2005시즌, 2007~2008시즌 두 차례 우승을 맛보며 프로 데뷔 후 6년 동안 총 3개의 챔피언 반지를 손에 넣었다. 동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동부는 김주성이 골밑을 튼튼히 지키며 통산 세 차례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5회 우승으로 공동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의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2007~2008시즌 우승 이후에는 챔피언 반지를 수집하지 못했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주성이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6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한 김주성은 팀의 플레이오프 대비 전략을 '허허실실'로 표현했다. 너무 욕심내다 보면 될 것도 안 된다는 것. 2013~2014시즌 리그 최하위의 수모를 당한 동부는 올 시즌 2위로 도약하며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다.

지난 6시즌 동안 '무관의 제왕' 이었던 김주성은 올 시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 우승한지 7년, 사실 우승컵 절실해

"우리가 시즌을 소화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허허실실 작전으로 2위까지 올라왔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그 작전으로 약하게 보이면서 뒤에서 한방을 치겠다. 2위를 해서 충분한 휴식과 상대 전력을 잘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언뜻 보면 설렁설렁 한다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 속에 날카로운 한 방을 숨겼다. 김주성이 지난 6년의 아쉬움을 올 시즌에 모두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를 다짐했다.

그는 2007~2008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 당 평균 14.28점 5.9리바운드 2.2블록슛을 기록,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직전 시즌 8위에 머물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던 동부는 곧바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와 플레이오프를 3승1패 우위로 마감하고 챔프전에 진출한 동부는 서울 삼성과 치른 챔프전 5경기에서 경기 당 25.2점 6.4리바운드 1.2어시스트 1.2 블록슛을 기록한 김주성의 활약에 힘입어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최우수선수(MVP)는 단연 그의 몫.

하지만 이것이 동부의 마지막 챔프전 우승이었다. 이후 꾸준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에 챔프전에 진출했으나 각각 KCC와 KGC인삼공사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나이와 부상,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발생한 체력 혹사 논란 등으로 김주성은 큰 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1~2012시즌 챔프전에서 경기당 평균 10.5점 5.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6차례 치른 챔프전 중 가장 저조한 수치다.

▲ [잠실=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영만(왼쪽) 원주 동부 감독 정식 부임 후 동부는 세 시즌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했다.

◆ "6년간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한 풀을 것"

지난 시즌 최하위에 머무른 동부는 시즌 종료 후 김영만 감독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뒤 올 시즌 환골탈태했다. 서울 SK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며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다퉜고 끝내 거머쥐었다.

김주성은 “지난 6년 동안 마지막에 웃지 못해 우승에 대한 갈망이 크다. 최선을 다해 한을 풀겠다”며 네 번째 우승 반지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팀의 리더이자 최선참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그는 "농구 코트나 사적인 자리에서도 잔소리가 많은 편"이라고 털어 놓은 뒤 "(리그) 마지막 경기 끝나고 밥을 먹는 자리가 있었다. 단기전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좋은 성적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어느 누구든 경기당 한 명씩 미쳐주면 결승에 가서도 미친 선수가 나와서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허허실실'을 내세웠지만 속으로는 자신만의 무기를 품고 있었다. 김주성이 맏형으로서 팀의 우승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qplanet@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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