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11 (금)
잠재력 폭발한 정효근, SK 침몰시킨 '앙팡테리블'
상태바
잠재력 폭발한 정효근, SK 침몰시킨 '앙팡테리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9 22: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강 PO 1쿼터에만 3점슛 2개 넣으며 초반 리드 견인…유도훈 감독 "시즌 끝나면 더욱 성장할 것"

[잠실학생체=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인천 전자랜드 루키 정효근(22)이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폭발시켰다.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개의 3점슛을 집중시키며 소속팀 전자랜드의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정효근은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개의 3점슛으로 12득점을 넣고 4개의 리바운드를 따내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3위팀 서울 SK에 87-72로 이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최다 득점자는 따로 있었지만 올시즌 데뷔한 신인이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정효근은 대경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뒤 전자랜드에 올시즌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비교적 높은 순위에 지목을 받았지만 올 시즌 전자랜드에서 보여준 활약은 다른 신인 선수들에 비해 미미했다.

올 시즌 51경기에서 평균 16분52초를 뛰면서 4.76득점을 올리고 2.3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아직 전자랜드 전술에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 [잠실학생체=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앞)이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서울 SK 선수와 리바운드 싸움을 하고 있다.

◆ 작정하고 던진 3점슛, 6개 가운데 3개 적중

그러나 정효근은 전자랜드가 그토록 원했던 '토종 빅맨'이다. 201cm의 장신을 자랑하면서도 경기 평균 0.5개의 3점슛을 넣을 정도로 외곽슛 능력도 지녔다. 지난 1월 6일 원주 동부와 경기에서는 4개의 3점슛을 넣으며 14득점을 올리는 등 자신의 정규리그 한 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3점슛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효근은 SK와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작정하듯 던졌다. 사실 이날 전자랜드는 거의 모든 선수가 기회가 나면 3점슛을 던졌고 정효근도 예외가 아니었다. 24개의 3점슛 시도 가운데 정효근이 6개를 던졌고 이 가운데 3개를 성공시켰다.

1쿼터에 3점슛 2개를 넣으면서 전자랜드가 한때 21-8, 13점이나 앞서는데 일조한 정효근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득점을 해주며 끝까지 리드를 지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SK가 박승리(4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에런 헤인즈(13득점, 7리바운드), 김선형(13득점, 3어시스트)을 앞세워 맹렬하게 쫓아오던 3쿼터 중반께 전자랜드는 한때 46-44까지 쫓겼다.

하지만 정효근은 곧바로 24초 공격시간을 모두 쓰며 던진 슛이 림을 통과해 48-44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코트니 심스(18득점, 5리바운드)가 자유투 2개로 쫓아오자 정효근은 3점슛으로 응수했다. 전자랜드는 이어 정영삼(12득점, 3점슛 3개)까지 3점슛을 넣으면서 54-46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오른쪽)이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박상오(가운데)를 따돌리고 리카르도 포웰에게 패스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전술 훈련 더 거치면 전자랜드의 든든한 버팀목

그러나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이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말한다. 유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사실 (정)효근이에게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선발 라인업으로 내보낸 것은 이런 큰 경기를 뛰다보면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고 왜 자신이 훈련에 더 매진해야 할지 스스로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유 감독은 "파워 포워드로 주로 기용되는데 아직 수비가 약하다. 리바운드나 블록슛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줬으면 좋겠다. 시즌이 끝나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동료 선수의 의견도 같았다. 야간 훈련에서 평소 정효근을 챙기기로 유명한 외국인 주장 리카르도 포웰은 "1차전에서 효근이가 훌륭한 경기를 했다. 팀을 위해서 희생정신을 발휘할 줄 아는 선수"라며 "하지만 아직 어려서 그런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 한번 훈련할 때 계속 집중, 집중, 또 집중하라고 얘기한다. 1차전에서는 시작부터 집중된 모습을 보여줘 칭찬할만 하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 직속 선배로 2개월 동안 잠시 생활한 적이 있다는 차바위도 "포웰의 말대로 집중력이 약간 떨어지지만 유도훈 감독님이 이를 잘 이해해주시는 것 같다"며 "평소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뭐든지 배우려고 하고 혼난 뒤에도 풀이 죽지 않고 늘 미소를 보인다. 비시즌에 훈련하면서 전술적인 것도 익힌다면 더욱 성장할 후배"라고 추켜세웠다.

이날 정효근은 3쿼터 후반 공을 다투던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쳐 더이상 뛰지 못했다. 출전 시간은 21분 2초에 그쳤지만 이것만으로도 정효근은 자신의 몫을 다했다. 다치지만 않았더라면 더 좋았을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유도훈 감독도 "평소 다치던 어깨여서 내일 경과를 지켜봐야만 알 것 같다"며 "2차전에 나설 수 있는 몸 상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작 기대를 하지 않는다지만 이미 정효근은 전자랜드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가 됐다.

▲ [잠실학생체=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인천 전자랜드 정효근이 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3쿼터 후반 어깨를 다친 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