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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반격 승부수 한호빈, '주연급 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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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반격 승부수 한호빈, '주연급 조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0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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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6강 PO 1차전서 김시래와 맞대결 완패…2차전 4쿼터만 기용되고도 7득점으로 역전승 견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6강 플레이오프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창원 LG와 고양 오리온스의 결정적인 전력차는 바로 가드에 있다.

LG에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가 있다면 오리온스는 트로이 길렌워터와 리오 라이온스가 있다. LG 김종규를 저지할 오리온스 선수는 역시 '두목 호랑이' 이승현이다. LG에 주포 문태종이 있다고는 하지만 오리온스도 김동욱이나 전정규, 장재석 등을 돌려쓰며 팽팽한 접전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가드의 무게에 있어서는 LG로 심하게 쏠린다. LG에는 울산 모비스의 챔피언을 이끌었고 지난해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3년차 가드 김시래가 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가드가 없다. 이현민과 한호빈이 있긴 하지만 김시래 한 명을 당해내기에 역부족이다.

지난 8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졌던 LG와 오리온스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도 김시래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낀 경기였다. 당시 김시래는 21득점과 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수를 주도했다.

▲ 고양 오리온스 한호빈(오른쪽)이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시래를 따돌리고 골밑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반면 오리온스 한호빈과 이현민은 둘이 합쳐 6득점에 불과했다. 이현민은 4개의 어시스트를 전달하긴 했지만 한호빈은 17분 이상을 뛰고도 어시스트를 1개밖에 전달하지 못했다. 가드 대결에서 진 오리온스는 1차전을 20점차 대패로 끝냈다.

하지만 2차전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김종규와 제퍼슨은 22득점씩 올리며 공격에 불을 붙였지만 김시래는 38분 23초를 뛰면서 좀처럼 공격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공격 기회는 물론이고 어시스트 길도 막혔다. 김시래는 이날 단 1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는데 그쳤고 그러다보니 제퍼슨을 거치는 경우가 많았다.

가드에서 대등해지면 오리온스도 충분히 LG와 대접전을 펼칠 수 있다. 이현민이 먼저 선발로 나와 김시래의 공격 루트를 끊어놓은 것이 주효했다. 오리온스가 LG와 대등하게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운명의 4쿼터에서는 오리온스는 득점력이 더 필요했다. 추일승 감독은 1차전 선발로 나와 고개를 숙였던 한호빈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한호빈은 추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기도 하듯 맹활약했다. 한호빈은 4쿼터에 8분 52초만 뛰고도 7득점을 몰아넣었다.

길렌워터가 공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한호빈이 4쿼터 초반 교체로 들어왔다. 오리온스가 59-65로 뒤진 상황에서 한호빈은 들어오자마자 2점슛을 성공시키면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이날 한호빈의 하이라이트는 3점슛이었다. LG가 공격권을 성공시키지 못한 상황에서 오리온스는 65-67에서 68-67로 역전시키는 3점슛을 만들어냈다. 바로 한호빈의 작품이었다.

곧바로 LG 문태종이 3점슛으로 반격하며 다시 70-68로 달아났지만 정창영의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 2개를 한호빈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종료 2분 42초를 남겨놓고 70-70 동점을 만들어냈다.

한호빈은 4쿼터에만 기용되고도 7점을 몰아쳤고 이 하나하나가 모두 오리온스의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한호빈의 알짜 활약에 오리온스는 LG를 상대로 반격에 성공했다.

큰 경기에서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만 이긴다는 속설이 있다. 바로 한호빈이 그런 경우였다. 4쿼터에 기용된 한호빈이 순식간에 7점을 몰아칠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호빈은 원맨쇼를 펼친 길렌워터의 활약에 조연밖에 되지 못했지만 4쿼터 확실한 존재감으로 이날 경기의 '주연급 조연'이 됐다. 이와 함께 올 시즌 2년차인 한호빈도 1차전 패배 트라우마를 딛고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챙겼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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