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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눈물에 녹아든 '맏언니' 김정은의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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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눈물에 녹아든 '맏언니' 김정은의 책임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1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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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죄송함, 부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 미안함에 눈물 흘린 김정은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매번 다음 시즌을 기대해 달라고 했는데, 올 시즌 역시 성적이 안 좋아 마음이 무겁다. 더 강해져서 다음 시즌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떨리는 목소리에서 올 시즌에 대한 아쉬움과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묻어나왔다. 인터뷰를 하며 울지 않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지만,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7라운드 전승으로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이것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벌써 수년째 봄 농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많이 실망한 눈치였다.

부천 하나외환의 맏언니이자 주장인 김정은(28).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그가 다음 시즌엔 기필코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 김정은이 10일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7라운드는 가비지 경기? 그래도 희망 본 하나외환

하나외환은 7라운드 전 경기를 싹쓸이하며 5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라운드 전승은 구단 창단 후 최초. 10일 홈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전에서 64-54로 이겼다. 김정은은 3점슛 1개 포함 15점을 넣으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분명 다음 시즌에 대한 희망을 본 7라운드였다. 김정은은 “마지막 라운드는 평가하기 힘든 경기였다”고 몸을 숙였지만 상위권 팀들을 한 차례씩 꺾은 것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빅3’가 전력으로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으나, 하나외환은 주전 선수들이 고른 득점 분포를 보이며 연승을 달렸다.

주득점원인 토마스와 김정은이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고, 강이슬과 백지은이 외곽에서 제몫을 해줬다. 염윤아는 수비와 궂은일로 고군분투했으며, 세컨드 포인트가드 김이슬도 출전시간을 늘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다. 7라운드 경기만 봤을 때 하나외환은 그간 지적됐던 ‘김정은 원맨팀’과는 거리가 멀었다.

▲ 시즌 초반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정은은 팬과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다음 시즌 재도약을 다짐했다. [사진=WKBL 제공]

◆ "부상으로 힘들었을 때 응원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올 시즌 벌써 프로 10년차가 된 김정은은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득점왕에 오르며 개인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시즌을 보내왔지만, 우승 트로피를 한 차례도 들어보지 못했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 하나외환은 13승22패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승패 마진 -9. 돌이켜보면 시즌 초반에 당한 8연패가 뼈아팠다. 그 중에서도 용인 삼성과 연전에서 56-58, 55-56으로 석패한 것이 컸다.

당시 하나외환은 공격의 두 축인 김정은과 토마스가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코트를 부지런히 누볐지만 마지막 힘이 부족했다. 뒷심이 달려 경기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김정은은 팀이 어려울 때 부상을 당해 미안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동안 어려운 일들을 충분히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올 시즌에도 위기가 왔을 때 심적으로 많이 흔들렸다”며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코트에서 즐기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는 법. 김정은은 부상으로 신음하는 동안 위로와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그는 “신인 시절부터 내가 힘들 때 같이 힘들어해주는 팬들이 있다. 올 시즌에도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할 때 같이 힘들어했다”며 “정말 고맙다. 하나외환엔 앞으로 좋은 일들만 가득할 것 같으니 계속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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