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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 장담 꺾은 '주연급 조연' 김보미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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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비 장담 꺾은 '주연급 조연' 김보미 존재감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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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1차전 신한은행전서 2쿼터에만 7점…부상·부진 딛고 큰무대에서 부활 예고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난 12일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인천 신한은행 김단비는 “KB스타즈를 보면 3점슛 10~12개가 들어가면 쉽게 이기더라. 10개까지는 주지 않겠다”며 “KB스타즈의 3점슛을 봉쇄하겠다. ‘미친 선수’가 나오는 것을 막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단비의 바람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청주 KB스타즈가 자랑하는 ‘양궁농구’가 위력을 발휘하며 외곽을 지배했다. 특히 ‘에이스’ 변연하가 3점슛 네 방을 터뜨리며 그 중심에 섰다. KB스타즈가 넣은 3점슛 개수는 총 10개. 김단비의 남다른 각오가 무색해졌다.

김단비는 미친 선수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다. 15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54-51 승리의 주역은 변연하였지만, 그가 숨을 고를 때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었다.

▲ 김보미(왼쪽)가 15일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신한은행전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바로 프로 11년차 김보미(29·KB스타즈)다. 그는 변연하와 바통터치를 한 뒤 2쿼터 6분 44초 동안 3점슛 1개 포함 7점을 꽂아 넣었다. 총 13분 49초를 뛰며 7점 5리바운드. 많은 시간을 소화하지 않았지만 코트에서 미친 존재감을 발휘한 김보미는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 김보미 투입, 변연하 체력안배 이상의 가치 있었다

비록 변연하의 백업으로 출전했지만 김보미는 이 순간만을 기다린 듯 악착같이 코트를 누볐다. 2쿼터에 투입된 그는 두 번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아울러 상대 포인트가드 최윤아를 타이트하게 수비하며 공이 원활하게 도는 것을 막았고, 외곽슛도 성공시키며 흐름을 가져왔다. 최윤아는 2쿼터에서 단 2점을 넣는 데 그쳤다.

정규시즌에 부진했기에 이날 활약이 더욱 돋보였다. 김보미는 올 시즌 평균 14분 29초를 뛰며 2.47점 1.4리바운드 0.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에서 알 수 있듯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2007~2008시즌부터 뛴 구리 금호생명(현 KDB생명) 시절만 해도 평균 20분 이상을 소화하며 10점 내외를 기록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부천 하나외환에 입단한 뒤에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보미는 인고의 시간을 보낸 끝에 움츠렸던 날개를 활짝 폈다. 그것도 팀의 운명이 걸린 플레이오프에서 예전의 기량을 회복했다. 김보미의 부활은 변연하의 체력 안배 이상의 효과를 일으켰다.

▲ 김보미(왼쪽 두번째)가 15일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1차전 신한은행전 승리를 확정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기대보다 큰 활약, 시리즈 내내 이어질까

김보미의 활약에 팀 감독과 주장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차전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시리즈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부탁했다.

서동철 KB스타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동안 본인의 면모를 찾지 못해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이날 활약으로 본인도 상승세를 탔다”며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잘해줘서 우리가 이기는데 한 몫 해냈다”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김보미에게 박수를 보냈다.

변연하 역시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보미가 잘해준 덕에 벤치에서 마음놓고 쉴 수 있었던 변연하는 “무엇보다 공격 리바운드가 큰 힘이 됐다. 끝나고 칭찬할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활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 가려 최근 몇 년간 3인자에 그쳤던 KB스타즈가 언더독 신화를 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 김보미가 그 중심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 궁금해진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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