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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아쉬움 속에 끝난 손흥민의 두 번째 챔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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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와 아쉬움 속에 끝난 손흥민의 두 번째 챔스리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1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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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마드리드에 승부차기서 져 8강 진출 실패…강호 즐비한 녹다운 토너먼트서는 아직 한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의 두 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아쉬움 속에 끝났다. 분명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강호들이 즐비한 녹다운 토너먼트에서는 한계를 보여줬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벌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와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채 후반 31분 시몬 롤페스와 교체돼 물러났다.

손흥민이 76분을 뛴 가운데 바이어 레버쿠젠은 전반 26분 마리오 수아레스의 결승골로 0-1로 졌다. 1, 2차전 합계에서 동률을 이룬 양팀은 연장전까지 치렀지만 승패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8강 티켓을 가져가면서 한국인으로서 세 번째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을 바라봤던 손흥민의 도전도 함께 멈췄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 맞이한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도 손흥민은 다시 한번 아쉬움을 맛봐야만 했다.

◆ 5골과 1도움, 레버쿠젠 16강 진출의 주역

손흥민은 다시 한번 8강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기록으로는 분명 한 단계 진화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2개의 도움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9경기에서 5골과 1도움을 기록하면서 레버쿠젠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손흥민의 UEFA 챔피언스리그 활약을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보자면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최종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흥민의 결승골에 레버쿠젠이 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코펜하겐(덴마크)과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42분 결승골을 넣은 손흥민은 2차전에서도 전반 2분만에 선제 결승골을 기록하며 레버쿠젠을 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로 이끌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AS 모나코(프랑스)와 1차전에서는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벤피카(포르투갈)과 경기에서 팀이 1-0으로 앞서있던 전반 34분 결승골을 넣으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와 4차전 원정에서는 후반 23분과 28분에 연속골을 올리며 자신의 UEFA 챔피언스리그 멀티골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면서 UEFA가 선정한 라운드 베스트 11에 뽑혔다. 2차전 베스트 11에 뽑혔던 손흥민은 4차전에서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 등과 함께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면서 유럽에서도 자신의 기량이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결국 손흥민은 올시즌 레버쿠젠 선수 가운데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로거 슈미트 감독도 AS 모나코와 5차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손흥민을 동석시키는 등 UEFA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명실상부한 레버쿠젠의 중신이 됐다.

◆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챔스리그 16강

하지만 여전히 각 조 1, 2위팀이 맞대결을 벌이는 16강전에서는 한계가 보였다.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벤피카, 코펜하겐 등 유럽의 중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골을 몰아쳤지만 상대팀의 수준이 높아지자 기를 펴지 못했다.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6강 1차전에 선발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평타에 그쳤다. 나쁜 활약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좋은 활약을 펼친 것도 아니었다. 축구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서 매긴 평점도 6.98점 정도로 평균 수준이었다.

각종 통계 역시 만족할만한 수치가 아니다. 슛이나 동료들의 슛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키패스는 전무했다. 패스 성공률은 93.3%로 중원에서 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맡았지만 공격 위력은 저하됐다.

2차전은 더욱 공격에서 힘을 잃었다. 슛은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한차례 있었지만 유효슛은 아니었고 키 패스 역시 1차전과 마찬가지로 없었다. 패스 성공률도 73.1%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의 평점도 6.11점으로 뚝 떨어졌다.

교체 선수까지 포함해 양팀 선수 가운데 세 번째로 낮은 평가였고 손흥민과 교체돼 나선 롤페스가 평점 7.05점으로 더 나았을 정도였다. 레버쿠젠이라는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팀의 에이스로서는 낙제점에 가깝다.

그러나 손흥민이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면모로 UEFA 챔피언스리그를 치렀듯 다음 시즌에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낼 수 있는 순위로 소속팀을 이끌어야 한다.

현재 레버쿠젠은 11승 9무 5패, 승점 42로 4위에 올라 있다. 지금 상황이라면 다시 한번 플레이오프를 거쳐 조별리그 진출을 바라봐야 한다. 하지만 3위팀인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 승점차가 2밖에 되지 않아 조별리그에 직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다만 샬케04, 아우크스부르크 등 5위와 6위팀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5위 샬케04와 승점차가 3밖에 되지 않아 한 경기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도 있다. 앞으로 9경기 남은 독일 분데스리가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또 손흥민은 다음달 9일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축구협회컵인 DFB 포칼 8강전도 앞두고 있다. 앞으로 손흥민에게 남은 경기는 최소 10경기다. 현재 분데스리가 10골과 DFB 포칼 1골을 포함해 16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으로서는 남은 10경기에서 4골을 더 추가해 차범근에 이어 한 시즌 20골 이상을 넣는 것도 또 다른 도전과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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