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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베토벤 사이클'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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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베토벤 사이클' 내한공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3.21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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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지난 2008년 영국 음악전문지 그라모폰 선정 세계 오케스트라 월드랭킹에서 1위에 오르며 세계 최정상의 악단으로 입지를 다진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베토벤 교향곡 전곡 사이클'로 3년 만에 내한공연을 한다.

오는 4월20~23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오르는 RCO는 20일 베토벤 교향곡 1번·2번·5번 '운명', 21일 교향곡 3번 '영웅'과 4번, 22일 교향곡 6번 '전원'과 7번, 23일 교향곡 8번과 9번 '합창'을 들려준다.

◆ 아시아 최초, 한국 단독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 무대

세계 톱클래스의 오케스트라가 단기간에 9곡을 집중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대 들어 일본에서는 얀손스-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파보 예르비-도이치 캄머필하모닉의 사이클을 통해 베토벤 전곡의 진수를 맛봤지만 한국에서는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다.

▲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사진=빈체로 제공]

RCO는 시즌의 피날레를 베토벤 교향곡으로 마감하는 것을 전통으로 여겨왔다. 이번 투어에선 최근 들어 절묘한 조합을 이루고 있는 이반 피셔와의 콤비를 통해 베토벤 교향곡 9곡의 감춰졌던 비경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독일 고전에서 중후함과 기능성을 겸비한 RCO와 피셔의 만남은 악단의 터줏대감이었던 하이팅크가 1980년대 RCO와 함께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필립스)의 자취와 좋은 대비를 보일 것이다. 또한 20세기 후반 음악사적 연구 성과를 반영해 역사주의 접근을 참고한 파보 예르비의 베토벤과도 유연성 면에서 비교를 이룰 전망이다.

베토벤 전곡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9번 ‘합창’에는 현재 유럽 오페라-리사이틀 무대를 석권하는 가수들이 함께한다. 오페라 뿐아니라 고음악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메조 소프라노 베르나르다 핑크, 빈 무지크페라인과 런던 위그모어에서의 고급 독창회를 통해 리트의 최강자로 부상한 바리톤 플로리안 뵈슈, 사조를 가리지 않고 독일 오페라의 새로운 매력을 길어 올리는 테너 미하엘 샤데, 고음악과 현대음악까지 폐부를 찌르듯 톡 쏘는 고음으로 광대역 레퍼토리를 자랑하는 소프라노 미르토 파파타나슈까지 최고 진용이 출연한다.

잘 연마된 테크닉과 조직력의 국립합창단과 서울모테트합창단이 그동안 벼른 ‘합창’ 콰이어의 진수를 선보인다.

◆ 127년 전통 세계 최정상 악단...빈 필, 베를린 필과 어깨 견줘

1888년 암스테르담의 공연장 콘세르트허바우의 전속 오케스트라로 창립되자마자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는 유럽 최정상의 반열에 올랐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1897년 이 악단을 가리켜 “젊은 활력과 열정으로 가득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1100여개 이상의 음반과 영상물을 제작한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악단 가운데 하나다. 베를린 필, 빈 필과 더불어 '톱3'로 꼽히곤 한다.

1988년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베아트리체 여왕이 '로열(왕립)' 칭호를 하사했다. 또한 창립 100년을 계기로 하이팅크가 물러나고,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샤이가 비 네덜란드인으로는 처음 단독 수석지휘자를 맡았다. 이후 2004 년 9월부터 마리스 얀손스가 수석 지휘자가 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RCO는 중후함과 기능성을 겸비한 사운드와 테크닉, 독일음악을 중심으로 폭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황금 금관과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개성적인 음질의 목관’이 특징으로 알려졌다. 특히 말러, 브루크너의 후기 낭만주의 연주로 국제적 명성이 높다.

▲ 지휘자 이반 피셔

◆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21세기 뉴리더, 지휘자 이반 피셔

헝가리 출신 명 지휘자 계보를 잇는 이반 피셔는 1951년 부다페스트 태생으로 작곡가이자 지휘자, 바이올리니스트로 두루 활동한 아버지 밑에서 음악적 소양을 길렀다. 헝가리 악단을 지휘하는 이반 피셔의 연주를 보면 지휘자나 악단 모두 몸에 배인 선율 감각을 본토박이의 기질대로 뽑아내는 것을 뛰어넘어 급변하는 템포와 일사불란한 합주로 신뢰를 주는 동시에 곡의 구조를 투명하게 스캔하는 기량을 발휘한다.

빈에서 아르농쿠르에게 고음악과 첼로를 사사했고 25세에 런던 러퍼트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BBC 심포니, 런던 심포니 등 영국 메이저 오케스트라들이 경쟁적으로 그를 지휘대에 올리기 시작했다. 1982년 런던 심포니 월드 투어의 선봉을 맡았고 이듬해에는 LA필로 건너가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후 서방에서의 지휘 행로는 지금까지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베를린 필, 콘세르트허바우, 뉴욕 필,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보스턴 심포니, 파리 오케스트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앞다퉈 객원 지휘를 맡겼다. 신시내티 심포니는 7년간 수석 객원 지휘를, 워싱턴 내셔널 심포니도 음악감독직을 그에게 맡겼다. 말러 청소년 교향악단과 계몽시대 오케스트라를 정기적으로 지휘하는 젊은 감각을 뽐내는가 하면 켄트와 리옹 오페라에서 음악감독을 수행하며 지휘 작품의 볼륨을 강화했다.

이반 피셔가 매력적인 이유는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 파격적인 선택에 있다. 서구의 명문 오페라 극장과 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면서도 오래전부터 자신의 독자적 오케스트라를 꾸리고 있다. 헝가리 젊은 피아니스트 3총사 중 한명인 졸탄 코치슈와 함께 그는 1983년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BFO)를 조직했다. 훗날 미국의 5대 교향악단인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로부터도 음악감독직을 요청받았으나 거절하고 조국인 헝가리를 위해 BFO를 위해 헌신, 현재 세계 톱5 오케스트라로 올려놨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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