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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되새기는 슈틸리케 '문턱론'의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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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이 되새기는 슈틸리케 '문턱론'의 울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4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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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문턱 낮아선 안된다"는 말에 선수들 더욱 긴장…A매치 2연전 앞두고 치열한 주전경쟁 예고

[파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울리 슈틸리케(61)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밀당'의 결과인 것 같다. 아시안컵에서 준우승 성적을 거둔 뒤 선수들에게 칭찬했지만 다시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오는 27일 우즈베키스탄, 31일 뉴질랜드와 초청 2연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선수들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긴장감은 역력했다.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와도 되련만 대표선수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A매치에서 주전경쟁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슈틸리케 감독이 '문턱론'을 제기하면서 선수들의 경쟁심은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 [파주=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교원(왼쪽부터), 김보경, 이정협, 김진현, 이재성이 24일 한국 축구대표팀 소집을 위해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서 "대표팀에 들어오는 문턱이 낮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김신욱(27·울산 현대)과 이동국(36·전북 현대)이 보여준 것이 없다며 차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었지만 선수들에게는 더욱 큰 울림이 됐다.

아무리 이동국, 김신욱이라고 하더라도 소속팀에서 보여준 것이 없고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였다.

가장 먼저 입소한 남태희(24·레퀴야)는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전술을 잘 이해해 경기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좀 더 공격적으로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평상대로라면 당연한 얘기로 가볍게 흘려 넘길 수 있는 것이지만 유독 남태희의 말에 힘이 들어갔다. 아시안컵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보였다면 이번에는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잡겠다는 각오였다.

수비수 김기희(26·전북 현대)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측면 수비수 테스트 대상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김기희는 "대표팀은 결코 쉬운 자리가 아니다.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며 "소속팀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서 기량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 다행히 몸도 좋고 슈틸리케 감독이 뭘 원하는지 알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파주=스포츠Q 노민규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김기희가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뽑힌 김보경(26·위건 어슬레틱)은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로 슈틸리케 감독이 어떤 플레이를 원하는지, 성향이 어떤지를 공부했다. 전체적인 팀 플레이에 대한 것만 공부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훈련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의 성향을 익혀야 할 것 같다"며 "대표팀 소집을 위해 오래간만에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마음이 남달랐다. 이번에 잘해서 앞으로 계속 대표팀에 뽑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호(28·마인츠05)와 주장으로 재발탁될 것이 거의 확실한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은 슈틸리케 감독의 '문턱론'에 대해서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다.

박주호는 "언제나 준비를 잘해야만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대표팀 문턱 넘기가 쉽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경기마다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잘하지 못하면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넘어가기 때문에 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성용 역시 "평가전이라고 비중이 낮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A매치"라며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 대표팀이기 때문에 새로 들어왔거나 오랜만에 합류한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의 '문턱론'은 어떻게 보면 간단명료하다. 소속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한 선수들만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팀에는 기성용의 말처럼 소속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들만 모여있다.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곳이 대표팀이다. 대표팀에 들어왔다는 자부심은 잠시 접고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겠다는 긴장감이 파주 NFC에 흐르기 시작했다.

▲ [파주=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기성용이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 자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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