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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 김시래, LG의 승리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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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 김시래, LG의 승리공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5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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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5경기 17.4점-패배 4경기 10점 대조, 군입대 앞두고 친정팀 상대로 벼랑끝 승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김시래(25·창원 LG) 시리즈다. 그가 날면 LG가 웃고, 침묵하면 울산 모비스가 미소짓는다.

김시래는 24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홈경기 4차전에서 양팀 통틀어 최다인 21점과 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4-79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향방은 26일 5차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한 수비 한다는 양동근도 가속 페달을 밟은 김시래를 따라잡지 못했다. 컷인으로 빈 공간을 파고 들어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먹는 움직임은 일품이었다. 크리스 메시의 스크린을 받아 요리조리 파고들어 핑거롤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 김시래는 플레이오프 들어 이긴 경기에서 17.4점, 진 경기에서는 10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진=KBL 제공]

◆ 김시래는 이긴 경기서 7.4점을 더 넣었다 

LG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양 오리온스와 혈전을 벌이며 5경기를 치렀고 모비스와도 4경기를 가져 17일간 9경기를 치렀다. 김시래는 승리한 5경기에서는 17.4점 6.6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패한 4경기에서는 10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LG의 승리 공식은 이렇다. 외국인 선수의 일정한 활약 속에 김시래가 살아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 문태종이든 김종규든 김영환이든 토종 선수 중 하나가 미치면 경기를 잡는다. 9경기에서 이러한 패턴이 반복돼 왔다.

김시래가 3점 6어시스트에 머물렀던 울산 원정 1차전에서 LG는 초반부터 주도권을 내주며 71-86 완패를 당했다. 반면 15점 4어시스트에 그친 양동근을 압도한 4차전에서는 시소게임 속에서도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축구의 경우 ‘크랙’은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방의 수비진에 균열을 일으키는 선수를 일컫는다. 김시래가 꼭 그랬다. 장신숲을 헤집는 것을 넘어 ‘찢어놓는다’는 표현이 알맞을 만큼 수비를 모은 후 패스길을 열었다. 그가 크랙이 되면 LG는 이긴다.

◆ 시래대잔치 시즌 2, 입대 전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른다 

김시래는 명지대 재학 시절이던 2011년 농구대잔치에서 득점, 어시스트왕을 차지하며 농구 변방이던 소속팀을 결승전에 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아마추어 농구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 이 대회는 ‘시래대잔치’로 불렸다. 이번 시리즈는 ‘시래대잔치’ 시즌 2라고 할 수 있다.

상대는 친정팀.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 김시래는 축구의 크랙처럼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를 헤집고 다닌다. 그가 크게 활약한 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사진=KBL 제공]

김시래는 2012~2013 시즌을 앞두고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입단했다. 정규시즌 활약은 미미했지만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평균 10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무럭무럭 성장해 서른을 넘긴 양동근의 후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모비스는 로드 벤슨을 받기 위해 김시래를 LG에 내주기로 약속한 터였다. 우승컵을 든 지 하루만에 그는 LG로 이적했다. 모비스에서는 조연이었던 그는 새 유니폼을 입고 주연으로 발돋움해 2년간 활약하며 LG를 강팀 반열에 올려놨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쓴맛을 안긴 팀이다. LG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정상을 차지하고도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더군다나 김시래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지면 2년간 프로농구 코트에 설 수 없다.

김시래는 승리공식을 이어갈 수 있을까. 26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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