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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남자' 양동근, 새 역사 쓴 매직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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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한 남자' 양동근, 새 역사 쓴 매직핸드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26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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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플레이오프 5차전, 모비스 LG 꺾고 역대최다 9회 챔프전 진출·최초 3연패 도전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팀이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빠진 순간에 가장 해줘야 할 선수가 맹활약을 펼쳤다.

울산 모비스의 '캡틴' 양동근(34)이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며 팀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아울러 그동안 프로농구를 거친 수많은 스타들도 아무도 이루지 못한 신기원까지 4승을 남겼다.

모비스는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창원 LG와 경기에서 16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한 양동근의 활약에 힘입어 78–67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가장 먼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전신인 부산 기아를 포함해 역대 최다인 9번째다. 아울러 역대 5번째로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가 1997 시즌부터 1998~1999 시즌까지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전주 KCC의 전신인 대전 현대(1997~1998, 1998~999, 1999~2000), 원주 동부의 전신인 원주 TG삼보(2002~2003, 2003~2004, 2004~2005), KCC(2008~2009, 2009~2010, 2010~2011)가 이 기록을 세웠다.

▲ 양동근이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LG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또 있다.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에 챔피언에 등극한 모비스는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를 이겨낼 경우 프로농구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시리즈에 올랐던 네 차례의 경우에서는 3연패가 없었다. 기아는 1997 시즌만 우승했고 현대는 1999~2000 시즌에 서울 SK에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TG삼보와 KCC는 2003~2004 시즌과 2009~2010 시즌에 챔피언에 오르지 못했다.

◆ 한경기 만에 부활, '클래스는 영원하다'

양 팀이 2승씩을 나눠가져 5차전까지 온 상황. 체력은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특히 LG는 6강 플레이오프부터 이틀에 한 경기씩 10경기를 소화해 체력에서 열세였다. 더구나 데이본 제퍼슨의 퇴출로 홀로 남은 크리스 메시의 기동력도 크게 저하됐다.

팀 공격의 속도를 조절하는 포인트가드의 역할이 중요했다. 모비스에서는 양동근, LG에선 김시래가 어떻게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 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 있었다.

양동근은 팀이 패한 4차전에서 공격을 원활하게 만들어가지 못했다. 15점 4어시스트로 표면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체력이 다한 탓에 패스가 겉돌았다. 좀처럼 약속한 플레이를 만들지 못한 모비스는 마지막 경기에서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후 각오를 다진 양동근은 다시 제 모습을 찾았다. 5차전에서 초반에만 조금 부진했을 뿐 LG가 추격을 가할 때마다 보란 듯이 점수를 쌓으며 도망갔다.

특히 3쿼터 8분여를 남긴 상황에서는 김시래의 공을 가로챈 뒤 직접 레이업슛을 성공, 분위기를 모비스 쪽으로 가져왔다.

LG의 총공세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모비스는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3쿼터 막판 문태영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승부의 향방을 가른 4쿼터. 양동근은 다시 힘을 냈다. 아이라 클라크의 패스를 받아 깨끗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후 클라크의 3점 플레이를 유도한 그는 김시래를 효과적으로 마크하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LG도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당했던 한을 풀기 위해 마지막까지 악착같은 공격을 펼쳤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제퍼슨이 퇴출된 뒤 선수단이 똘똘 뭉쳐 투혼을 불살랐으나 모비스의 관록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 양동근(가운데)이 26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LG와 경기에서 챔프전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최초 3연패 도전, 새역사 중심엔 양동근이 있다

2004~2005시즌 프로농구에 데뷔한 양동근은 상무에서 뛴 2년을 제외하고 모비스 유니폼만 입었다. 팀 내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신인 기아까지 포함해 모비스는 2013~2014 시즌까지 모두 8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이 가운데 기아 시절 3차례를 제외한 모비스의 5차례 챔피언결정전에는 양동근이 있었다. 양동근은 2005~2006 시즌 서울 삼성에 4연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2006~2007 시즌 처음 챔피언에 오른 이후 2009~2010 시즌과 2012~2013 시즌, 2013~2014 시즌까지 네차례 정상에 우뚝 섰다.

만약 2014~2015 시즌까지 모비스를 정상으로 이끈다면 추승균 KCC 코치가 기록한 5차례 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또 모비스는 2006~2007 시즌과 2009~2010 시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세번째 통합 우승에 도전한다. 이 중심에 양동근이 있다.

그는 '만수' 유재학 감독이 구사하는 전술의 꼭짓점이다. 23세에 프로로 뛰어든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에 이르렀지만 변함없이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그는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3연패를 정조준한다.

경기 후 양동근은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코트에 나섰다. 공을 잡는 시간이 길수록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코트에서 뛴 선수들과 벤치에서 응원해준 선수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고 팀 동료들을 격려했다.

아울러 "인천 전자랜드나 동부 두 팀 다 상대하기 힘들다. 어느 팀이 올라오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며 "그나마 위안인 것은 그쪽도 5차전까지 갔다는 거다. 선수들과 의기투합해 챔프전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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