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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3연속 퍼펙트 V신화, '우리' 왕조 탄생시킨 3가지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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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3연속 퍼펙트 V신화, '우리' 왕조 탄생시킨 3가지 동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27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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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공백 메운 팀워크·건재한 베스트5·위성우 감독 지도력 우리은행 3연패 원동력

[청주=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노민규 기자] “지난해까지는 강팀에 가까운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올 시즌을 보내면서 강팀으로 올라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통합 3연패 신화를 이룩한 춘천 우리은행 주장 임영희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은행은 어느덧 상대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정도의 팀이 됐다.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를 내주고도 2차전부터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 짜릿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코트에 나선 모두가 합심해 뛴 결과다.

▲ [청주=스포츠Q 노민규기자] 우리은행 선수단이 27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KB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64-55로 승리, 통합 3연패를 이룩한 뒤 기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7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스타즈와 경기에서 32점을 합작한 박혜진(14점), 샤데 휴스턴(18점)의 활약에 힘입어 64-55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통합 3연패와 더불어 인천 신한은행이 세운 통산 최다 통합우승(6회), 최다 챔피언결정전 우승(7회)과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 세 차례 더 통합우승을 달성하면 신한은행이 기록한 최다 연속 통합우승(6회)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WKBL의 새 왕조를 열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연속 통합우승을 이끈 신한은행에 이어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한 팀으로 우뚝 섰다. 우리은행 통합 3연패의 원동력은 세 가지 갈래에서 통합됐다.

◆ 주전 부상공백, '십시일반'으로 메웠다

우리은행의 올 시즌 출발은 불안했다. 지난해 12월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가 발목 부상을 당해 자리를 비운 것.

회복기를 거친 뒤 지난 2월 복귀했지만 이승아는 또 부상을 당해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이에 이은혜로 공백을 메우려 했지만 그마저 2월 초 허리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남은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은 임영희, 박혜진 등 다른 국내 선수들의 출전시간을 늘리며 이승아의 공백을 메우려 했다. 박언주도 박혜진의 백업 역할을 해주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 우리은행 선수단이 27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KB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64-55로 승리, 통합 3연패를 이룩한 뒤 서로 얼싸안고 있다.

그렇게 남은 선수들이 시간을 벌어줬고 이은혜와 이승아가 복귀한 뒤 우리은행은 더 강해졌다. 앞선에서 공이 빠르고 원활하게 돌면서 상대 수비를 비교적 쉽게 무너뜨릴 수 있었다.

이승아는 챔프전 시리즈의 분수령이었던 2차전에서 13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 팀에 승리를 안겼다.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며 악착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그의 투혼은 우리은행이 시리즈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위성우 감독은 통합 3연패를 달성한 뒤 “올 시즌 선수들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았는데 잘해줬다. 특히 오늘은 고비 때마다 박언주가 제몫을 해줘 기뻤다”고 활짝 웃었다.

◆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베스트5'의 위력

주전 선수들의 위력도 대단했다. 이들이 함께 코트에 있으면 안정감이 넘쳤다.

베테랑 임영희를 비롯해 박혜진, 양지희, 이승아, 샤데 휴스턴은 각자 역할에 충실한 플레이로 팀 우승에 보탬이 됐다.

임영희는 조용하지만 팀을 따뜻하게 아우르는 ‘언니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비록 예전보다 코트에 선 시간은 짧았지만 간간이 터지는 원 드리블 점프슛은 팀에 큰 힘이 됐다. 20대 시절 꼴찌팀의 백업 멤버에 불과했던 그는 통합 3연패로 농구인생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프전 MVP도 거머쥔 박혜진은 리그를 대표하는 가드로 우뚝 섰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속공 전개와 정확한 3점슛, 수준급의 스틸 능력은 그의 가치를 한 계단 더 높였다.

정규리그 MVP를 부끄러워하며 받았다면 챔프전 MVP는 떳떳하게 받을 수 있었다. 박혜진은 “솔직히 외국인 선수에게 MVP를 주지 않는다면 내가 받을 거라 예상은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오른쪽)이 27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KB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64-55로 승리, 통합 3연패를 이룩한 뒤 박혜진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양지희와 이승아도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골밑에서 기술이 향상된 양지희는 상대 외국인 선수와 1대1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기량이 올랐고 이승아는 노련해진 리딩과 적중률 높은 3점슛으로 우리은행 스몰맨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부족했던 휴스턴도 주위를 둘러보며 밸런스를 맞췄다. 돌파에 이은 골밑 플레이의 위력은 여전했고 외곽으로 공을 빼는 빈도도 늘었다.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농구로 방향을 튼 그는 3연패의 주역의 되기에 충분했다.

◆ '내 사전에 만족은 없다' 위성우 감독 지도력

부임하자마자 3연속 퍼펙트 우승을 이끈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 역시 높게 평가받을만한 요소다.

위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강조한다. 달리기와 체력에서 위 감독이 세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코트에 나설 수 없다. 스타 선수도, 나이 많은 고참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이탈자가 나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위 감독의 체력훈련은 긴 시리즈를 버티는 데 큰 힘이 됐다.

상대 공격을 원천 봉쇄하는 질식수비로 챔프전 우승을 일궜지만 위 감독은 100% 만족스럽지 않은 눈치였다. 그는 “밖에서 볼 땐 어떨지 모르겠지만 빈틈이 많이 보인다”며 “기본적인 수비 로테이션이 부족하고 대인방어나 1대1 수비도 모자란 부분이 많다. 이런 것들을 비시즌에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위 감독은 내년 시즌을 앞두고 식스맨에서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임영희를 대신할 젊은 선수를 키우겠다는 심산이다. 그는 “올해는 국제대회 등 변수가 적기 때문에 마음먹고 선수를 육성해보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 우리은행 임영희가 27일 청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 KB스타즈와 원정경기에서 64-55로 승리, 통합 3연패를 이룩한 뒤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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